또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왔다. 무모한 도발을 한다. 미국이 나서고 유엔이 결의안을 채택한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하던가. 도발 당사자다. 그 북한이 그런데 오히려 불바다, 선제타격을 운운하면서 위기를 더욱 조장한다.
긴장이 고조된다. 결국 중국이 개입에 나선다. 판에 박힌 예의 그 ‘쌍방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병 주고 약 준다고 할까.
데자 뷔. 그 정도가 아니다. 주기적으로 발생해왔다. 북한 도발에 따른 위기상황 말이다. 그럴 때 마다 반복되어온 패턴이다. 습관이 됐나. 북한은 이번에도 ‘벼랑 끝’ 도박에 몸을 던졌다.
그런데 분위기가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 흐름이 김정은 북한체제 입장에서 볼 때 삼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뭔가 중국에서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문제 전문가 존 팜프릿의 지적이다. ‘불투명의 대명사’라고 할까. 그 베이징 당국이 공개적으로 북한에 대해 최후통첩 비슷한 것을 들이댔다. 전례가 없던 일이다.
핵실험사태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로 끝난 것이 아니다. 석유공급을 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근도 제시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해도 체제유지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체제보장을 전제로 한 핵 포기를 강력히 종용한 것이다.
이는 다른 말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입장을 전면 재검토 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팜프릿의 진단이다.
베이징은 대북 정책을 근간부터 전환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불러온 변화인가. “중국사회는 베이징의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역시 환구시보의 주장이다.
중국인들은 핵 도발에, 유혈숙청에나 혈안이 돼 있는 김정은에 식상해 있다. ‘위채트(WeChat)‘란 한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는 김정은을 ’미친개‘로 비교한 글이 올라와 있다. 그 미친개를 누군가가, 그러니까 중국이라도 나서서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그 만큼 반(反)김정은 정서가 확산돼 있다는 것이다.
이 김정은 혐오증세가 분명히 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강공드라이브 일변도의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이 주효한 탓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대통령 당선인 시절부터 트럼프는 트위터 외교를 통해 중국을 압박해왔다. 북핵 문제에 중국이 적극 나서야만 한다는 주문을 해온 것. 세컨더리 보이콧을 위협해왔다. ‘하나의 중국 원칙’도 무시했다. 통상 문제를 통해 압박을 가하면서 북한문제 해결에 중국이 성의를 보일 것을 촉구해온 것이다.
취임 후에도 중국압박은 계속 이어졌다. 북핵문제 해결에 군사공격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이 바로 그 일환이다. 하이라이트는 4월 6, 7일에 열린 미중정상회담이다. 시진핑과의 만찬 중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이 이루어졌다.
분명하고 아주 강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중국이 돕지 않으면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발언과 관련해서. 이후 베이징은 북핵문제와 관련해 뭔가 쫓기는 것 같은 운신을 해왔다. 그리고 나온 것이 북한문제와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수지 적자문제를 맞교환하는 모종의 ‘빅딜’이 이루어졌다는 보도다.
‘빅딜’의 구체적인 내용은 베일에 가려 있다. 그러나 이후 워싱턴과 베이징이 보여 온 행보를 통해 뭔가 그 윤곽은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힘’으로 북한의 핵실험을 저지하려 들고 있다. 중국은 ‘경제’를 수단으로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하나로도 벅차다. 그런데 ‘중국마저…’의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체제가 도발에 나설 경우에는 그러면. 말 그대로 군사행동에 들어갈 것인가.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군사적 공격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따른다. 때문에 감행하기가 어렵다. 그러면 어떤 옵션이 가장 유력시 될까.
경제, 군사적 압력을 계속해 최대한으로 가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모종의 작전을 펼친다. 비밀공작작전(covert operation)이 그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김정일 제거, 북한 지도부 참수작전을 말하는 것이다.
외국정부 지도자 암살은 냉전시대 미 중앙정보국(CIA)이 자주 수행하던 작전이다. 이 정책은 포드대통령 시절 대통령령으로 폐기됐다. 그러다가 40여년 만에 트럼프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채택됐다. 미국국가안보회의(NSC)는 북한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끝에 한국에 대한 전술 핵 재배치, 김정은 제거, 군사적 공격 등도 옵션으로 채택한 것이다.
이 비밀작전 실행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시도’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인 독재체제에서 독재자 제거는 바로 체제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게 우선의 이유다.
타깃이 된 독재자는 그 사실만으로도 끊임없이 불안에 떨게 된다. 이는 측근들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지고 그 같은 경계심은 독재 권력을 내부로 부터 붕괴시킬 수도 있다. 쿠데타를 유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시도할만한 또 다른 이유다.
그리고 중국이 묵인할 때 그 작전은 더 실행이 용이하다는 이점을 지닌다.
미사일에, 핵 장난에 광분해 있었다. 마침내 레드라인을 넘어서려하고 있다. 미국도 핵 공격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Enough is enough! 워싱턴이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그 시퍼런 서슬에 믿었던 ‘대형(大兄)’ 베이징도 등을 돌렸다.
꽤나 위태해 보인다. 소년 독재자 김정은의 앞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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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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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라고 하기엔 너무 늙었고 애송이 독재자가 더 맞는 말인듯... 이제 애송이 앞날이 많이 남은것 같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