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eral Reserve Act 가 입법되기 전에는 은행들이 고객의 현금인출에 대비하여 보관
하고 있어야 하는 지불준비금 (cash reserve) 을 뉴욕시의 상업은행들에게 단기대출해 주었다. 뉴욕의 상업은행들은 이 자금을 금융투자회사들에게 단기 융자인 call loan 으로 대부해 주었다. 이 자금들이 투기성 투자에 많이 쓰였고 주가의 일시적인 하락 현상도 자칫 금융가와 증권가에는 큰 파도가 되어 밀려오게 되는 악효과가 있었다.

FRB 법의 제정으로 이와같은 불안정 요소가 제거되었다. FRB 는 경기변동 등 필요에 따라 Federal Reserve Note 를 발행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시중에서 사들임으로써 통화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FRB 제도는 Wilson 이 주장한 “New Freedom” 정책의 좋은 예이었다. 상업활동은 개인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하지만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정부가 항상 최종적인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1914년에도 기업규제 입법은 계속되었다. Wilson 은 독점기업방지를 위한 기존의 Sherman Antitrust Act 에 허점이 많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독점기업들을 폐쇄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여 Clayton Antitrust Act of 1914 가 입법되게 하였다. 이법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을 구매한 결과로 산업독점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경우에는 다른 회사의 주식을 구입할수 없도록 규정하였고 한 회사의 이사가 다른회사의 이사를 겸직함 으로써 (interlocking directorates) 기업독점이 가능해질 경우에도 겸직을 금지시켰다. 이 법의 규제에서 노동단체와 농업단체는 제외시켜 주었었지만 법원들은 재판에서 이 법을 예외없이 적용하였다.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법들로써 기업들의 독점행위를 규제하는 일반적인 법률은 대개 다 입법된 셈이었지만 Wilson 은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서 독점행위를 하는 개회사들을 개별적으로 더 신속하게 통제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무법적인 초거대 재벌들을 잘 소송하기로 명망이 높았던 Boston 의 유명한 변호사 Louis V. Brandeis 의 제안을 받아들여 공정거래위원회 (Federal Trade Commission: FTC) 법이 입법되도록 하였다.

FTC 는 각계의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서 결정을 하는 위원 다섯 명을 대통령이 임명한다. FTC는 공정거래에 관한 규정들을 제정하고 위반을 하는 회사에게는 시정명령 을 내리고 만일 시정이 되지 않으면 처벌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위와 같은 많은 독점기업 규제법들이 쏟아져 나오자 더러는 Wilson 의 “New Freedom” 이 Roosevelt 의 “New Nationalism” 과 다른 것이 무엇이냐는 불평도 나왔다.

독자들 중에는 “대통령 취임후 2년 동안에 어지간히 많은 일을 했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한다. Wilson 자신도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던 모양으로 당분간 개혁입법 추진을 조금 늦추기로 하여서 진보주의자들이 주장하던 어린이노동 금지법 입법에는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1914년의 총선거에서 민주당이 양원의 과반수는 차지하였으나 공화당에게 상당수의 의석을 잃자 Wilson 은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었다. 정치경력은 짧은 사람이었지만 정치적 감각은 예민했던 Wilson 은 1916년의 대통령선거에서 재선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아직도 더 원하고있는 진보적 개혁을 계속 해야 할 것임을 깨달았다. 그가 추가로 내어놓은 새 입법들은 사실은 Roosevelt 의 ’새 국가주의’에 대부분 포함되어 있던 것들이었다.

1915년에는 상선승무원들의 주거시설, 음식, 봉급등을 개선하도록 하는 선원처우법이 입법되었고 1916년에는 농민들에게 장기 저리 융자를 해주기 위한 연방농업융자법, 어린이들의 농장 광산 채석장 등에서의 노동을 규제하는 어린이 노동법, 철도직원들의 근무시간을 하루 8시간으로 제한하는 법들이 입법되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자당의 공약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진보주의 정당의 정책들까지 실행한 셈이 되었다.

Wilson 은 미국이 국제외교에서 경제적이나 정치적인 실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만 도덕적, 윤리적 원칙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었다고 생각된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Wilson 은 “소수민족 자결주의” 를 제창한 미국대통령 으로써 마치 그가 일본의 한국 식민지화를 겨냥해서 그런 주장을 하였고 미국이 그러한 일본의 야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의를 표시해준 것이었다고 오해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1919년 3월1일의 우리나라 독립선언문을 행간까지 꼼꼼이 읽어보면 우리가 편리한대로 과잉해석한소수민족자결론과 미국의 독립선언문에서 사상적 격려를 받았음이 나타난다. 우리의 3.1운동이 간디의 무저항주의와 미국 킹 목사의 무저항주의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도 딱히 과장된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은맥락에서 최근의 우리나라의 “무저항 촛불시위” 방법이 앞으로 현재에 독재정치와 부패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들에게 감명을 줄 것이라고도 생각된다. 옛말에 “칼 보다 붓” 이라는 명언이 있는데 총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무기라고는 촛불밖에 없는 사람들을 두려워 하고 있는것이 참 신기하다.

Wilson 은 Mexico 에서 민간정부를 전복하고 자유주의적 대통령을 살해한 군사구테타 가 일어나자 세계 28개국들이 군부독재자를 “실권자”로 (de facto) 인정하였으나 그 군사정권을 정당한 정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Roosevdlt 의 Latin America 주의에 따라 미국 육군을 “경찰” 처럼 Mexico 에 출동시켰다. 이 미국의 군사개입에 민간, 군부 까지 합세해서 반발한 멕시코사람들의 저항 때문에 몇 년 동안 군부정권을 제거하지 못하고 전투를 하다가 세계 제1차전쟁에 미국이 참전하게 되면서 부득이 미군을 철수하게 되었다. 미국의 이 군사개입을 Wilson 의 외교정책 실패로 보고 비난하는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Wilson 이 국제정치에 도덕성을 부여한 것이라고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은 독립이후 양대양이 미국을 울타리처럼 보호해 주어서 전 세계가 요동을 치더라도 상관하지 않고 중립적인 나라로 편안히 지낼 수 있었다. 미국사람들은 그런 생활을 원했고 국회의 선전포고가 없이도 미국이 자동적으로 참전하게 되는 방위조약 같은 것은 맺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통이 세워져 가고 있다.

1910년대에 이르러서는 유럽의 열강들은 세계 도처에서 식민지화 경쟁에 몰두해 있었고 수 세기 동안 Russia, Turkey, Austria 등의 나라에 시달려온 유럽의 군소국가들도 자주 독립하려는 움직임들이 활발해져서 유럽은 일촉즉발의 긴장상태에 빠져 있었다.
어느 곳에서 총 한방을 실수로 잘 못 쏘면 곧 군대들이 동원되어 손쉽게 대포들을 쏘는 사태로 까지 악화되기가 쉬웠다.

1914년6월 28일에 Austro-Hungary 제국 옥좌의 후계자인 Francis Ferdinand 왕자 부부가 제국소속의 작은 주인 Bosnia 의 수도 Sarajevo 를 순시하던 중 인접왕국인 Serbia 에서 온 젊은 Slav 족 국가주의자에게 암살 되었다. Serbia 의 즉각적인 화해요청에도 불구하고 Austro-Hungary 는 Serbia 가 암살을 예방하지 않았다고 트집을 잡아 7월 28일에 Serbia 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수도 Belgrade 를 포격하기 시작하였다. 불씨가 붙은 화약고처럼 유럽은 순식간에 전쟁에 휘말리게 되었다. 4년3개월 (1914.7-1918.11) 동안에 4천 만명의 사상실종자를 낸 세계 제1차 전쟁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조태환 ／LI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