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하이브리드형 선호, 생명보험·어누이티 들면
▶ ‘롱텀케어’ 덤으로 따라와
장기 간병 보험 즉 롱텀케어보험 시장이 일반 생명보험이나 어누이티 상품에 롱텀케어 혜택을 추가하는 혼합형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롱텀케어(long term care)로 불리는 장기 간병 보험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는 시대다. 수명이 길어진데다가 늘어난 수명만큼 병원에 누워 있을 확률도 길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회사인 ‘젠워스 파이넌셜’에 따르면 장기 간병 시설인 양로원 1인실 입원비용은 연 9만 달러로 나타났다. 특히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은 장기 입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말년에 재산을 모두 써버리고 세상을 떠나는 경우도 많다.
뉴욕타임스는 장기간병보험 즉 롱텀케어 보험이 필요한 미국인들이 최근들어 전통적 롱텀케어보험보다는 생명보험이나 어누이티 상품에 덤으로 따라오는 하이브리드형(혼합형)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덴버에 사는 수의사 브라이언 캐슬(55)과 린다 부부는 장기 간병보험 비용이 고민이다.
시중에 소개된 몇몇 롱텀케어 보험을 살펴봤지만 보험료가 너무 비싼데다가 매년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들 부부는 뭔가 신축성 있는 상품을 찾고 싶어 한다. 재정 설계사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캐슬은 요즘 새 플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니버설 라이프 보험이나 고정 은퇴연금보험(어뉴이티·annuity)에서 패키지로 롱텀케어까지 커버해주는 혼합형 보험이다. 이런 상품들은 비록 롱텀케어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때는 보상금이 다소 줄어들수는 있지만 장기간병비용은 물론이고 상속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캐슬 부부는 결국 롱텀케어가 포함된 유니버설 라이프 보험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캐슬 부부는 일시불로 9만7,000달러를 지불하고 매년 4,800달러의 보험료를 낸다.
일반적인 롱텀케어 보험과는 달리 7년 후에는 어떤 이유에서라도 돈을 모두 찾아 쓸 수도 있다. 물론 그 돈은 보험회사에서 잘 관리해 이자까지 합쳐 불려 줄 것이다.
캐슬은 “3가지를 해결해 준다. 고정 수입 투자에 롱텀케어를 커버해주고 생명보험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혼합형 보험 상품
보험업계연구 그룹인 ‘림라’에 따르면 이같은 혼합형 또는 혼용 상품 판매는 2008년 이후 2배 이상 늘어 지난해 2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비교해 연간 롱텀케어 보험 판매는 고작 3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16개 회사만이 일반 롱텀케어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거의 100개 보험사가 롱텀케어를 취급하고 있었으나 고비용을 이유로 많은 회사들이 롱텀케어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추세다.
혼합형 보험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판매되는 보험마다 일정 금액의 현금이 쌓여 가기 때문이다.
보험에 쌓여가는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으로 가입자들의 롱텀케어 비용을 보험사에서 감당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혼합형 생명보험의 경우 10만 달러를 일시불로 지불했다면 일정기간이 지난 후 보험 회사는 그 돈을 잘 불려나가 40만 달러의 롱텀케어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많은 홍합형 보험 플랜은 일정 기간 돈을 찾을 수 없도록 일명 ‘포기 기간’(surrender period)을 두고 있다. 만일 이 기간 중 돈을 빼면 벌금을 물게 되는데 이를 ‘포기 수수료’(surrender charge)라고 부른다.
▶재산 정도에 따라 결정
혼합형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회사는 현금을 일시불로 받아 이 돈을 잘 관리해 불려나가기 때문에 가입자들은 금방 돈을 빼가기가 어려울 수 있고 또 뺀다고 해도 앞서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으면 ‘포기 수수료’를 내야 한다. 캐슬 부부를 조언했던 덴버의 공인 재정설계사 크리스티 설리반은 “모든 고객들에게 10만 달러를 내라고 하지는 않는다”면서 “이 보험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설리반은 자산이 50만~200만 달러 정도라면 이런 혼합형 보험을 고려해 보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만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면 보험에 가입할 필요 없이 장기 간병이 필요할 때 자신의 돈을 사용 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50만 달러 미만의 재산을 가졌다면 일단 자신의 돈을 다 쓰고 나서 빈곤층에게 제공되는 건강보험 플랜인 메디케이드(캘리포니아는 메디칼)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입 조건 까다로워
혼합형 롱텀케어 플랜은 매우 복잡할 수 있고 또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그 가치를 단순한 전통적 롱텀케어 커버리지와 비교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또 일반 건강보험과를 달라서 가입 자체가 거부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다.
보험회사들은 일단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이 있는지, 뇌졸중 같은 급성 증상을 겪은 적이 있는지 등의 의료 기록을 검토하게 된다. 롱텀케어 보험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가입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가족 병력에 치매가 있거나 알츠하이머 증상 또는 심신 미약 불치병이 있다면 보험회사에서 가입을 거절할 수 있다. 이들이 롱텀케어가 더 절실히 필요한데도 말이다.
▶선택시 고려해야 할점
혼합형 보험을 구입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다.
매월 수입이 필요한지, 만일 그렇다면 차라리 어누이티 쪽을 고려하는 편이 좋다. 또 배우자도 커버가 필요한지, 배우자 사망 보상이 필요한지, 당장 돈이 필요할 때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등이다.
많은 보험 상품 중에는 만성진환을 커버해 주거나 죽기 전에 보험금을 먼저 내주는 것과 같은 별도의 혜택 조항을 넣기도 한다. 이런 상품들을 구입할 때는 추가 보험료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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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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