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갭 보험 드는 고용주 늘어, 돌발사고·급성 질병 경우 디덕터블·코페이 커버하는
▶ 일명 ‘보험 위의 보험’ 비용 2주에 5~15달러 저렴
최근 종업원 건강보험료가 계속 상승하자 부담을 느낀 고용주들이 디덕터블을 대폭 올려 보험금 부담을 완화시키는 추세다. 하지만 디덕터블 인상으로 인한 종업원 부담은 더욱 가중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덕터블을 내주는 보충보험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요즘 종업원에게 제공되는 건강보험의 보험료 부담을 덜기 위해 디덕터블을 올린 회사들이 늘고 있다. 매년 오르는 건강보험료가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디덕터블이 올라가면 보험료는 내려간다. 하지만 고용주는 좋겠지만 종업원은 늘어난 디덕터블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디덕터블이란 보험에서 비용을 처리해주기 전에 가입자가 먼저 내야 하는 자기 분담금이다.
월스트릿 저널은 최근 종업원 부담 디덕터블을 대신 내주는 별도의 보충보험을 제공해 주는 고용주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험료 인하를 위해 디덕터블을 올려놓은 고용주들이 종업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별도의 보충보험을 들어준다는 것이다
일명 갭 보험 또는 보충보험, 자발적 보험으로도 불리는 이 상품은 병원에 입원한다든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하거나 급성 질병에 걸렸을 때 종업원들이 내야 하는 디덕터블이나 코페이먼트를 대신 내주는 보험이다. 응급상황을 대비한 것이므로 보험료도 싸다.
일부에서는 이를 ‘보험 위에 보험’으로 부리기도 한다.
대형 프로판 개스회사인 ‘아메리개스 프로판’의 앤디 로사 인사과장은 8,500명의 직원들에게 갭 보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종업원들이 짊어져야 하는 금전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입 여부는 종업원이 자발적으로 선택한다.
▲병원, 중병, 사고 커버
아직 갭 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보험 회사는 많지는 않다.
현재 ‘애프락’(Aflac), ‘가디안 생명보험 병원보상보험’(Guardian Life Insurance Co.)에서 병원 입원 디덕터블을 커버해주고 있다. 물론 사고보험에서도 사고로 인한 응급실 방문과 같은 비용을 도와주고는 있다.
‘중병보험·크리티컬-케어’(critical-care)라는 상품은 암이나 심장병 또는 뇌졸중과 같은 중병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일시불로 돈을 지불해준다. 지불금은 보험마다 다르지만 5,000달러에서부터 시작해 보통 1만~3만달러를 주는 보험들이 많이 나와 있다.
▲디덕터블 부담 늘어나는 추세
지난 2011년 이래 디덕터블이 평균 49%나 올라갔다. 결국 종업원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되는데 고용주들이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종업원들에게 갭 보험을 제공해주는 추세다.
종업원들에게 복지 행정 기술을 제공해주는 ‘베니핏포커스’사의 션 젠킨스 대표는 “미친 듯이 디덕터블을 올라가고 있다”는 말로 디덕터블 인상 추이를 표현했다.
최근 ‘베니핏코퍼스’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500개 대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최소 1개 이상의 갭 보험이나 유사 보험을 종업원들에게 제공하는 기업은 36%에 달하고 있다. 또 올해 기업별로 실시하는 2017년 건강보험을 위한 정기 가입기간 중 이를 제공하는 기업은 거의 50%나 껑충 뛰었다고 젠킨스 대표는 밝혔다.
▲저렴한 갭 보험료
갭 보험의 보험료는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다. 보통 2주에 5~25달러 정도 선이다. 보험료는 나이와 보험 보상금액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일부 회사들은 이 보험료 일부 또는 전부를 대신 내주기도 하며 종업원들 역시 그룹 가입에 따른 할인 혜택도 받고 있다.
시간당 임금을 받는 종업원 5,300명을 둔 노스캐롤리아 애시빌 소재 ‘RHA헬스 서비스’의 경우, 건강보험 개인 디덕터블은 1년 전 1,000달러에서 2,500달러로 올랐다. 이들 종업원은 모두 간병인이다.
이 회사는 대신 사고나 중병에 걸렸을 때 높은 디덕터블을 커버해주는 중병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 종업원 35%가 이 보험 커버리지를 구입했고 올가을 정기 등록기간 중에 추가로 가입한 종업원은 전년에 비해 25% 늘어났다. 갭 보험에 가입하는 종업원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비용도 2주에 5~15달러로 저렴해 종업원 부담도 크지 않다.
이 회사의 미시트 구인 복지과장은 “높은 디덕터블을 감당할 정도로 돈을 모아두는 직원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병력에 따라 가입 거부될 수도
갭, 또는 보충보험은 일반 직장 건강보험과는 조금 다르게 운영된다.
예를 들어 일부 중병보험과 병원 보험은 병력이 있는 종업원이 가입할 경우 거부할 수 있다. 일반 건강보험은 오바마케어에 따라 병력이 있더라도 가입자 희망자의 가입 신청을 거부할 수 없다.
가입 거부가 우려되는 종업원들에게는 갭 보험보다는 헬스세이빙 어카운트에 돈을 모아두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보통 높은 디덕터블 보험과 함께 사용되는데 매달 세금 전 수입에서 적립했다가 필요한 의료비용에 사용하면 된다. 어카운트는 종업원이 직접 관리 투자하며 불려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거부될 우려가 없는 종업원들은 비용 부담이 덜한 갭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클림슨에 있는 종업원 165명 규모의 ‘클림슨 지역 은퇴 센터’는 5년전 디덕터블을 1,500달러에서 5,000달러로 올렸다. 대신 전체 종업원들에게 콜로니얼 라이프에서 판매하는 입원시 3,500달러를 주는 병원 보충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완다 팔머 인사과장은 회사에서 종업원당 58달러의 보충 보험료를 전액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의 평화를 위해 개인적으로 암과 사고 보험도 구입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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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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