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디에 이렇게 비굴한 나라가 있는가. 미국선거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부담 증가를 얘기하던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한국이란 나라에서는 미국의 한국방위 의지를 재삼 확인했다고 안도한다느니, 트럼프인맥을 찾아서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좀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느니, 들을수록 기가 차고 한심한 얘기들만 나온다. 본국의 방위산업청장이란 이는 미국 관리들이 있는 자리에서 “미국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얘기하면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니 한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형편없는 생각들을 하는 나라가 되었는가.
미국, 고마운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일제압박에서 한민족을 해방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한국인들에게 민주주의란 귀한 선물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해방되고 지난 70년이 넘는 오랜 세월 한국의 국방도 거의 주체적 수준으로 맡아주었다. 그런데 또 한편 그런 도움을 계속 받다보니 한국이란 나라는 국가차원에서 자주적 사고에 문제가 생긴 그런 의타적이고 기이한 곳이 되어버린 좋지 않은 결과도 생기게 되었다.
언젠가 이 칼럼에서 소개했듯이, UPI 보도를 보면 남한군사력은 세계 11위라고 평가되고 무기와 자연자원, 산업발전 정도, 지정학적인 고려를 할 때 남한은 북한국력의 40배를 갖고 있고, GDP 2조 달러는 사이즈로 400억 달러 수준밖에 안 되는 북한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현실평가가 있다. 국방비 지출도 남한이 8조 달러로 260억 달러 쓰는 북한의 300배 정도 된다고 통계가 나와 있다.
그런데 지난 70년 동안 한국의 국방정책 하는 이들은 무엇을 했는가. 이제 형편없는 약소국도 아니고, 지금은 사실 연간 세수입만 하더라도 3,000억 달러 정도로 30억 달러의 북한을 압도한다. 그동안 국방예산으로 쓴 천문학적인 돈들은 전부 어디에 갔는가. 아직도 미군주둔에만 목을 매는 이런 수치스런 사고는 이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는가.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의 고립주의와 극우성향은 앞으로 예상해야겠지만, 어두운 일에도 밝은 면이 있듯이, 한국도 위기같이 보이는 이런 환경을 수천년 역사 이래 작은 나라라고 깔보는 중국과 일본에 기죽지 않고 일어설 수 있는 기회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트럼프 정부에서 무리하게 미군 주둔비용 분담증가를 요구하면 이렇게 대응하면 어떨까. (사실 말이지 지금 한국의 미군 주둔비 부담수준이 상당하고, 또 생각해보시라. 미국도 주한미군 3만명을 한국주둔 안 시키고 미 본토에 데리고 온다고 군대유지비용이 안 들어갈 것 같은가. 한국에서 분담 해주고 한국주둔 하는 게 더 경제적일지 모른다.)이렇게 얘기하자. 그동안 고마웠지만 이제 우리가 핵보유 준비하는 몇 년만 지나면 미군을 철수해주면 좋겠다고. 대선후보 트럼프가 애기했듯이 너무 오래 신세를 져서 미안하니 이제 우리가 핵무기 개발을 단시일에 할테니 당신들도 철수준비를 해달라.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의 주적인 바로 옆의 북한이 핵 보유를 하고 있으니 한국이 핵 개발하는 것은 핵확산금지조약의 핵개발금지의 예외규정에 의거해서 합리화해주도록 국제사회에 어필해 보려한다고.
위기가 기회란 말이 여기에서 빛을 발한다. 수천년 역사에 이가 갈리도록 치욕적인 약소국으로서의 원통했던 나날들. 이제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지만 북한이 핵 개발한 덕분(?)에 한국도 핵 개발할 기회가 생겼지 않은가. 약소국이 중국같은 큰 이웃에 대항할 길은 핵무기보유 밖에 없다. 보기 싫지만 북한에게서 배운 결론이다. 거기에다 천우신조로 고립주의 들고 나온 트럼프가 당선되는 호조건이 갖추어진 것 아닌가.
핵개발의 결과로 국제사회에서 제재를 받아 당분간의 경제적 어려움을 얘기하는 비겁한 이들에게 경제학도인 필자는 감히 얘기한다. 그것 겁내지 마시라. 그런 제재 설혹 있더라도 얼마가지 않아서 풀린다. 설령 조금 어려워진대도 자손만대에 자랑스러운 조상으로 칭송받을 것이다. 잠시 참으면 된다. 모든 핵보유국들이 다 거친 과정이다.
그런데 지금 집권층이나, 차기 대통령되고 싶다고 지금 떠들고 다니는 이들 중 줏대 있게 위의 정책들을 국제사회에서 추진할 능력과 배짱을 가진 이가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천지신명이시여, 한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
이종열 페이스대 석좌교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