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고 있다’-. 추수감사주간도 지나 이제 12월을 바라보면서 수은주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겨울이 오고 있다. 그 혹독한 추위도 추위지만 오는 겨울은 꽤나 길 것 같다. 어쩌면 춘삼월을 지나 오뉴월이 되어도 그 추위가 여전한….’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박근혜 게이트로 대한민국이 소용돌이에 빠진지 한 달이 지났다. 그 사이 빨간 불이 일제히 켜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은 좌초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의 레드 시그널이다.
투자가 중단됐다. 모든 경제지표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계부채는 1300조원에 육박,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는 곳곳이 지뢰밭이다. 이러다가는 국부(國富)는 반 토막이 날 수도 있다. 한국경제가 지금의 절반 정도로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자격도 권위도 모두 상실했다. 그런 대통령이 나 살길만 찾으려고 청와대를 농성장 삼아 버티고 있다. 그 직접 비용만 하루에 215억 원이 낭비된다는 것이 일부의 계산이다.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뇌사상태에 빠져든다. 그에 따른 간접손실은 수십 조원이 넘고. 한국경제는 거덜 날 수도 있다는 거다.
“어쩌면 한국은 물론이고 동북아지역 전체로 볼 때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타이밍에 한국은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다.” 처음에는 신기(神氣)들린 강남 아줌마와의 영적 교류에서 시작된 것 같았다. 그러다가 바이아그라가 등장하면서 지극히 육적인 상황까지 까발려지고 있다. 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조망하면서 외국언론이 내비친 우려다.
국정은 이미 한달 전부터 마비됐다. 그 국정마비 상태의 장기화, 그 파워의 공백기가 위험하다는 것이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언론들의 하나같은 지적이다. 왜.
차기 미국대통령이 맞이할 해외정책상의 최대 시련은 북한 핵문제가 될 것이다. 대통령 선거 훨씬 전부터 나온 예상이다. 이 북한 핵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은 결국 충돌상황을 맞이하게 되면서 한반도 긴장상황은 위험수위에 이를 것이다. 뒤따르는 전망이었다.
상황에 따라서는 무력사용도 주저하지 않는다. 북한의 5차 핵실험 후 형성된 워싱턴의 초당파적 입장이다. 그러니까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도 불사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입장은 상반된다. ‘망한 북한보다 핵무장 북한이 중국의 이해에 더 부합된다’는 논리와 함께 미국의 강력한 대북제재를 반대하고 있다.
그 미국과 중국이 북핵문제를 놓고 결국 정면충돌을 하는 시기는 그러면 언제가 될까. 차기 미 대통령 취임 직후의 한 시점이 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관측이다. 그런데 예상 밖의 변수가 생겼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다.
중국, 더 나가 아시아지역과 관련해서는 통상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 트럼프의 입장이 그런데 대통령 당선자가 된 후 바뀌고 있다. 북한 핵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통상보다 안보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트럼프는 그러면 북한 핵문제에 어떤 방식의 접근을 할 것인가. 중국의 협조를 구하면서 외교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보다는 강성접근으로 일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문제는 네오콘으로 분류되는 존 볼튼이 좌지우지 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마이크 플린도 강경파로 북한을 미국의 적인 ‘과격 이슬람’의 동맹세력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니까 북한을 이슬람과의 글로벌한 전쟁에서 파괴해야 할 보조적인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거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인 마이크 폼피오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악의 축’ 논리부활과 함께 군사적 접근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제기되는 것은 북핵문제도 문제지만 트럼프의 접근방법이 더 문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거기다가 상황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은 한국의 장기적 국정마비 사태다. 한국과의 정상회담은 불가능하다. 다른 말이 아니다. 한국국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런 정황에서 내려진 결정은 일방적일 수 있다. 무력사용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외교적 담판의 경우에도 그 위험부담은 전적으로 한국에 돌아갈 공산이 크다. 때문에 특히 위험한 것이다.
“자연은 진공상태를 혐오한다. 열강들도 그렇다.” 인터프리터의 지적이다. 동북아의 안보환경이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그 상황에서의 국정마비 상태, 그로 인한 외교마비 사태는 한국을 자칫 재난상황으로 몰아 갈 수도 있다는 경고다. 그 피해는 경제적 손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나라와 국민의 운명이 결단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3주째 5%을 맴돌다가 급기야 4%로 가라앉았다.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나가라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촛불이 또 다시 켜졌다. 탄핵을, 하야를 요구 하는 수백 만개의 촛불이.
그럼에도 버티고 있는 대통령. 그 행태는 정치학적 접근보다는 심리학적, 아니 그보다는 주술(呪術)적 접근으로만 이해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 모습이 초라하다 못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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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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