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가입률 10% 그쳐 빅원 발생 때 ‘무방비’, 보험료 어느 정도… 2014년 가주 평균 800달러 집값 비싸고 고위험지역인 샌프란시스코 2,156달러
▶ 점증하는 빅원 위험… 30년 내 규모 7.0의 지진 남가주 발생 가능성 75% 내진 지원제라도 활용을
지난 11월7일 오클라호마 커싱에서 발생한 규모 5.0 지진으로 한 건물 외벽 벽돌이 무너져 내렸다.
지진 다발 지역인 캘리포니아 주택들의 지진보험 가입률이 10%대에 머물고 있어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온라인 경제매체 마켓 워치가 지적했다. 원인은 계속 올라가는 보험료와 함께 높은 디덕터블 때문으로 나타났다.
1989년 10월17일 오후 5시4분 중가주 베이 지역을 통과하는 샌앤드리아스 지진대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로마 프리타 지진으로 불리는 이 지진으로 오클랜드 베이 브리지와 사이프러스 프리웨이 일부가 붕괴되고 샌프란시스코 마리나 구역의 주택들과 샌타크루즈 퍼시픽 가든 샤핑몰이 무너지면서 63명이 숨졌다. 주택 1만1,000여 채가 파괴됐고 60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났다.
당시 대학 기숙사에서 고스란히 지진의 공포를 느껴야 했던 아서 레이스는 요즘 또다른 지진 후유증을 겪고 있다. 바로 지진보험이다.
팔로알토에 주택을 가지고 있는 레이스는 지진보험으로 1,200달러를 내고 있고 보험료는 매년 오르고 있다.
캘리포니아 지진보험의 76%를 판매하고 있는 주정부 산하 ‘캘리포니아 지진국’(California Earthquake Authority·CE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지역이 포함된 샌타클라리타 카운티의 2014년 평균 지진보험료는 1,447달러다. 특히 캘리포니아 단독주택 700만 채 중에서 CEA 지진보험에 가입한 주택은 고작 90만8,000채다. 그나마 2년 전 87만9,000채에서 늘어났다.
▲지진위험 여전
CEA에 따르면 매 10년마다 규모 7.0 이상 지진이 발생하고 있고 연간 5.5 가량의 중간급 강도의 지진은 4차례 정도 발생한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2,000여개 이상의 지진대가 지나가고 있어 언제라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이같이 지진은 일상생활처럼 되고 있지만 지진보험은 주택 소유주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 보상과 관련된 디덕터블(주택 소유주가 먼저 내야 할 돈)은 주택 가치의 15%에 달하고 있다. 주택 소유주들이 보험을 꺼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디덕터블이 높아 완전 붕괴되지 않는 한 보험 보상은 없다고 봐야 한다.
지진보험료는 주택가치와 주택이 놓여 있는 지진대의 위험도를 종합해 산정된다. 지진 위험대에 놓여 있고 가격이 비싼 북가주 지역 주택들은 보험료가 높을 수밖에 없다.
▲주요 보험사 지진보험 판매 중단
1989년 로마 프리타와 1994년 노스리지 지진 이후 상당수 주요 보험회사들은 지진보험 판매를 중단해 버렸다. 이에 주정부는 CEA를 만들어 저렴한 보험료의 지진보험을 제공해 오고 있다.
CEA에 따르면 주 전체 평균 보험료는 1998년 540달러에서 2005년 830달러로 인상됐으나 하반기에 들어 다소 인하된 후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4년 8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위험 다발 지역의 보험료도 이 수준이라는 말은 아니다.
주택 가격이 비싼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평균 보험료는 2014년 2,156달러였다. 앨라미다 카운티의 1,806달러와 LA카운티의 1,000달러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허리케인 보험을 반드시 들어야 하는 플로리다와 달리 캘리포니아 지진보험은 선택사항이다. 이렇다보니 보험료가 매년 올라가면서 지진보험을 포기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지진보험에 가입한 주택은 불과 10%에 그친다. 1994년 34%였다.
특히 대형 지진을 경험해 보지 못한 베이 지역 신규 주택 구입자들은 아예 보험료가 높은 지진보험 가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버클리 지역의 이스트 베이 힐스에 2011년 주택을 구입한 한 남성은 주택가격이 지난해 12%나 올라 100만 달러에 육박하자 지진보험에 가입하려다 포기했다. 보험료가 연 4,000달러인데다가 디덕터블도 7만 달러에 달했다.
▲캘리포니아는 ‘무보험’
베이 지역에 최근 발생한 가장 큰 지진은 2014년 8월24일 샌프란시스코 북쪽 나파에서 발생한 규모 6.0 지진이었다. 1명이 죽고 100명 이상 부상자가 났으며 재산 피해만도 2억5,000만 달러이다.
캘리포니아의 지진보험 가입비율 하락은 연방 및 주정부의 걱정거리다.
미국 지질 조사국(USGS)은 1989년과 1906년 대지진을 일으킨 샌안드리아스 지진대와 페이워드 또는 칼라버라스 지진대를 따라 향후 30년 이내에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베이 지역을 강타할 가능성은 68%나 된다고 밝혔다. 6.7 지진의 가능성은 99%에 달하며 남가주 역시 30년 이내에 7.0 지진의 가능성은 75%나 된다.
USGS의 데이빗 슈워츠 지질학자는 “캘리포니아는 완전히 무보험 상태”라면서 “어떤 지진대가 먼저 움직일지 모르지만 반드시 움직인다는 것이며 일단 움직이면 도망 갈 수는 있지만 숨을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1906년 4월18일 샌안드리아스 지진대를 따라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했던 것과 같은 규모 7.9의 대지진이 발생하면 2,000억 달러의 재산피해가 날 것이고 이 중 2,500억 달러는 보험에서 커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맞먹는 수준이다.
1906년 대지진 발생 110주년을 맞은 올해 4월을 기준으로 베이 지역 9개 카운티의 단독주택 재건축 비용은 약 55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 지역에서 가장 경계하는 지진대는 헤이워드다. 인구 밀집지역인데다 공업지대 그리고 물동량이 많은 오클랜드 항구 아래를 지나고 있다. UC 버클리 스테디엄 바로 아래다.
▲주·연방정부 지진보험 독려
CEA는 지진보험 필요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하고 있다.
평균 보험료는 800달러 수준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진 지역과 멀리 있는 새크라멘토와 프레즈노는 100달러에 그친다.
디덕터블 역시 5%로 낮춤과 동시에 지진 내진공사가 된 주택에 대해서는 20% 디스카운트를 적용해 준다.
만약 지진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지진 다발지역 우편번호를 근거로 최대 3,000달러까지 지원해주는 ‘캘리포니아 주민 재난 경감 프로그램의 지진 버팀목 및 볼트 프로그램’(California Residential Mitigation Program’s Earthquake Brace and Bolt Program)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진공사를 위한 지원금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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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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