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7일 열전’ 대단원 8일 0시 기해 딕스빌노치서→알래스카까지 24시간 투표…당일 밤 윤곽
▶ 클린턴 당선시 흑인 대통령 이어 첫 여성대통령 새 역사·첫 부부대통령, 민주당 3연속 집권
미국 대선이 7일 마침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공화당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지난해 3월 대선 출마선언으로 시작된 597일간의 열전이 8일 오전 0시를 기해 뉴햄프셔 주의 작은 마을 딕스빌노치에서의 첫 투표를 시작으로 대단원에 이른다.
알래스카에 이르기까지 미 전역에서 24시간의 순차 투표를 거쳐 선거 결과는 당일 밤(한국시간 9일 오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중 어느 후보가 45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240년 미국사는 새롭게 쓰이게 된다.
미 전역은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숨죽이며 막판 여론의 흐름에 촉각을 세웠다.
두 후보의 대결은 '여성 대 남성', '기성 정치인 대 아웃사이더', '대통령 가문 대 부동산 재벌' 등 다양한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미 대선 사상 가장 치열한 레이스를 거듭했다.
이 '세기의 대결'에서 대체로 꾸준히 우위의 흐름을 유지해온 클린턴이 대권을 거머쥔다면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의 신기원이 열린다.
미국의 모든 여성이 참정권을 갖게 된 1920년 이후 100년 가까이 만의 일이다.
무엇보다 8년 전 흑인 대통령에 이은 여성 대통령의 배출은 통합과 분열이 엇갈려온 미국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게 된다.
첫 부부 대통령의 기록도 탄생한다.
민주당으로서는 3연속 집권을 이루게 된다.
반면 트럼프가 역전에 성공해 당선된다면 미국 안팎에 미칠 그 충격파는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여성비하 등 온갖 막말과 기행으로 비웃음을 산 이단아 트럼프가 에이브러햄 링컨을 낳은 162년 전통 보수정당의 대선후보가 된 것에 그치지 않고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은 그 자체로 미국의 새로운 길을 의미한다.
백인 노동자 등의 분노를 등에 업고 반(反)이민과 고립주의, 보호무역 등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다.
아울러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샌더스 현상', 즉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돌풍은 양극화와 불평등, 삶의 질 저하, 기득권 정치에 분노한 민심의 폭발이었다.
그러나 클린턴과 트럼프는 이러한 민심을 캠페인에 담아내기보다는 인신공격 등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막장'으로 끌고 갔다.
'이메일 스캔들'과 '음담패설 녹음파일', '성추행' '연방수사국(FBI) 대선개입' 등이 대선의 키워드가 되며 이번 대선은 역사상 '가장 추잡한 선거'로 떨어졌다.
그 과정에서 클린턴과 트럼프와 공히 '역대급 비호감' 후보로 지목돼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그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패배 시 '불복' 가능성까지 시사한 터다.
아울러 대선 결과는 한국에 미칠 충격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턴은 북핵 위협을 거듭한 대북 강경책을 예고한 상태이며 대선 과정에서 보호무역으로 기울었다.
트럼프는 한·미 동맹을 비롯한 '동맹 재조정'은 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총체적 재앙'이라며 무효를 입에 올린 상황이어서 그의 당선은 파란을 예고한다.
각종 판세를 보면 클린턴이 오차범위 내 '불안한 우세'다.
비록 대선 이틀 전 FBI가 '무혐의 종결' 선언을 했지만 '대선 개입' 논란을 빚은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로 판세가 요동치며 격차가 좁혀진 탓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6일 공개한 추적 여론조사(1∼4일·1천685명)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과 트럼프는 각각 48%, 4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경제전문매체 IBD와 여론조사기관 TIPP의 추적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클린턴 44.2%, 트럼프는 43.7%로 차이가 0.5%포인트에 그쳤다.
뉴욕타임스는 6일 기준 클린턴의 당선 확률을 84%로 점쳤다.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는 이날 ABC방송에 나와 클린턴과 트럼프의 승산을 2대1로 봤다.
다만 그는 "클린턴이 아주 안전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클린턴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인단 수가 274명, 트럼프는 190명이라고 밝혔다.
클린턴의 예상 선거인단 수는 직전 조사의 278명보다는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매직 넘버'(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인 270명을 넘겼다.
NBC방송은 클린턴이 274명을, 트럼프가 180명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경우 클린턴의 선거인단 수는 216명, 트럼프의 선거인단 수는 164명으로 집계했다.
실버는 "클린턴이 32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던 4년 전 버락 오바마보다 덜 견고하다"며 "그녀는 270명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기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35∼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경합주 가운데 버지니아와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7개 주에서 민주당,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등 3개 주에서 공화당 유권자의 투표율이 각각 앞서 조기투표는 클린턴에게 유리한 흐름이다.
또 경합주에서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조기투표율이 높은 것도 클린턴의 백악관 입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양 캠프는 D-1인 7일 지지층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클린턴은 노스캐롤라이나와 미시간에서 유세를 펼친 데 이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 등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의 대미를 장식한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를, 그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는 미시간 주로 각각 출격한다.
이어 클린턴과 트럼프는 모두 텃밭인 뉴욕 맨해튼으로 복귀해 개표 결과를 지켜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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