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당선 시 ”세계증시 5% 하락…원/달러 환율 1,180원으로”
▶ 클린턴 승리 때 ”뉴욕증시 2~3% 상승…달러강세 흐름 나타날듯”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대통령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대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둘 중에 누가 대권을 잡느냐에 따라 글로벌 주식·외환·채권 시장의 지형은 판이해질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불확실성이 확산하면서 당장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하고 달러 가치가 내리는 등 금융시장 혼란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트럼프 이기면 美증시 최대 13% 폭락…글로벌 증시도 5% 하락 가능성
현재 시장 전문가들의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다.
그간 트럼프의 행보에 비춰 시장에 불확실성을 몰고 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와 투자은행(IB)들은 그의 당선을 가정한 증시 시나리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폭락 장세를 점치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최악의 전망을 한 IB는 바클레이스로, 트럼프 당선이 확실해지면 미국의 S&P 500지수가 최대 13% 빠지리라고 예측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은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시장에서는 팔자 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당선 직후 1∼2일 사이에 S&P 지수가 5∼10% 하락할 것으로 봤다.
씨티그룹은 S&P 500지수가 3∼5% 하락하리라 전망했다.
그 영향은 뉴욕증시를 넘어 전 세계 증권시장에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의 신흥시장 지수가 최소 10% 떨어질 것이라고 CMC 마켓은 내다봤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최근 '트럼프: 전 세계적인 낙진(The global fallout)'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 당선 이후 글로벌 증시가 고점에서 저점까지 5%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비관적인 관측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처음에는 충격이 불가피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증시가 회복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S&P 500지수의 움직임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가결 이후 영국 FTSE 100지수 움직임과 유사할 것이라며 회복 가능성을 주장했다.
FTSE 100지수는 브렉시트 투표가 가결된 직후인 6월 24일과 27일 2거래일 동안 5.6%가 폭락했지만, 파운드화 환율 하락과 예상보다 완만한 변화에 힘입어 사흘 만에 원래 수준을 회복했다.
FTSE 100지수는 현재 연초 대비 7.2% 오른 6,700선 언저리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S&P 500지수도 트럼프 당선 직후에는 2,000선 아래로 내려가겠지만 달러가 약세를 띠고 트럼프도 급진적인 정책을 자제하면서 하락세가 오래가지는 않으리라고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예상했다.
반면에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시장이 안도하면서 증시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바클레이스는 클린턴 당선 시 S&P 500지수가 2∼3%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마이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의 조엘 프라켄 애널리스트도 클린턴이 당선되면 S&P 500지수가 4%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안도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눈을 돌리면서 오히려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할 수 있다.
지난 7월 이후 클린턴이 트럼프를 앞서나가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대 36bp(0.0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연방수사국(FBI)이 이메일 스캔들 재조사에 나서면서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 달러 향방에 달렸다…트럼프 당선시 원/달러 환율 1,180원 갈 수도
대선 결과에 따라 달러가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금융시장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로 돈이 몰리고 달러는 약세를 띠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에는 불안정한 여건이 조성되면서 달러 약세에 기름을 붓게 된다.
반면에 클린턴이 승리하면 정책 연속성 속에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예정대로 금리를 올리고 달러 가치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금융가에서 '채권왕'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털 매니저는 "클린턴 당선은 달러에 긍정적인 재료이고 트럼프는 부정적 재료"라고 설명했다.
달러가 움직이면 여타 통화도 변동이 불가피하다.
만약 트럼프가 대권을 잡는 것이 확실시될 경우 가장 먼저 반응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멕시코 페소화다.
트럼프가 대선 캠페인 내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국경 장벽 설치 등 멕시코에 적대적인 공약을 내세우면서 트럼프의 지지율과 페소화 가치는 그간 정반대로 움직여왔다.
노무라증권은 트럼프 당선 직후 페소화 환율이 5∼8%가량 움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원화도 '트럼프 효과'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스웨덴 투자은행 SEB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달러당 1,18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점쳤다.
달러가치가 안전자산에 견줘 떨어지더라도, 불확실성에 취약한 신흥국 통화 가치는 약세에 직면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143.4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 환율은 브렉시트 여파가 미쳤던 지난 6월 27일에 장중 1,180원 선을 넘겼다.
또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트럼프가 약진한 최근 닷새 동안 2.2% 하락하면서 브라질 역시 트럼프 당선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였다.
브라질 모달 에셋의 루이즈 에두아르두 포르테라는 "트럼프 승리 시나리오대로라면 헤알화 환율은 달러당 3.4헤알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알화 환율은 4일 달러당 3.23헤알에 마감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엔화와 스위스프랑은 초강세를 띨 전망이다.
SEB는 엔화 환율이 달러당 99엔을 기록하면 100엔 선이 붕괴하리라고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외환시장은 큰 소용돌이에 빠진다.
노무라증권은 "클린턴이 이기는 것은 충격이 아니지만, 만약 트럼프가 이기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외환시장 변동성은 브렉시트 때보다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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