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선관위원장 “당신의 투표는 정확히 계산될 것”
▶ CNN “유권자 정보 해킹 가능하지만 자료 변경은 못해”
미국 대선이 사상 유례없는 선거조작 파문에 휘말리고 있다. 연일 공개적으로 선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급기야 대선 패배 시 불복하겠다는 뜻을 시사하고 나섰다.
19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의 주장 외에도 선거 조작 우려를 낳는 요인들이 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미국의 정치 기관을 해킹했다고 비난했고, 여러 주에서 유권자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해킹 시도가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한 주에서는 해킹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는 "선거 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거나, 전자투표에 대한 해킹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글들이 올라온다.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로 알려진 미국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결과에 대한 신뢰 문제가 대선의 '빅 이슈'로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선거 관리기구나 사이버 전문가들은 "러시아나 다른 외부 기관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한다.
미국의 선거 시스템은 주별로, 카운티별로, 지방정부별로 모두 독자적으로 관리되고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선거구에서 투표 기계를 사용하고 있지만 어느 기계도 인터넷에 연결되거나 상호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해킹 공격에 노출될 수 없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의 국제컴퓨터과학연구소의 니컬러스 위버 박사는 19일 CNN 인터뷰에서 "누구도 투표 기계를 해킹해 대선 결과를 변경할 수는 없다"면서 "투표 시스템은 모두 분산돼 있고 비집중화돼 있을 뿐 아니라, 모든 이행과정이 너무 많은 사람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선거 관리기구는 투표 당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투표 기계는 엄격한 사전 테스트를 수차례 거칠 뿐 아니라, 많은 주는 개표가 끝난 뒤 또다시 재검표를 하면서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머스 힉스 연방선관위원장도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표가 정확하게 카운트될 것이라는 점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도 많은 미국인이 선거조작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미국에서 선거조작은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브레넌 정의센터의 민주주의 프로그램 담당자 웬디 와이저는 "선거가 조작될 확률은 미국인들이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 작다"고 WP에 전했다.
미 ABC 방송이 50개 주 선관위에 트럼프의 선거조작 주장에 동의하는지 문의한 결과 답변한 26개 주 고위 관계자 전원이 그동안 대선에서 선거조작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선거 전문가들은 선거 결과의 조작 가능성 보다는 유권자들의 불신이 확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위버 박사는 "걱정스러운 것은 사이버 공격이 아니라 (트럼프 후보의) 그런 언사들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사이버 불안"이라면서 "문제는 컴퓨터 해킹 자체가 아니라, 컴퓨터 해킹에 대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지난 13∼15일 등록유권자 1천99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41%가 이번 대선에서 광범위한 투표 부정으로 트럼프가 승리를 빼앗길 수 있다고 응답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조작' 주장이 지지층에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19일 열린 3차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대선 결과에 승복하겠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때 가서 말하겠다"며 사실상 대선 패배 시 승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파문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이 같은 태도는 미 대선 역사상 유례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현대 대선에서 패한 모든 후보는 유권자의 뜻을 수용했다"며 "1960년 존 F. 케네디가 리처드 M. 닉슨을 패배시켰을 때나 2000년 조지 W. 부시가 플로리다에서 앨 고어를 이겼을 때처럼 놀라울 정도로 접전이었을 때조차도 그랬다"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가 선거 조작 주장을 강화하면서 선거 관리 당국과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지도부들도 대선 당일 소요나 폭력 사태 가능성을 우려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클린턴 캠프는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투표소를 잘 감시하라"고 촉구한 것이 클린턴 지지자를 위협하고 흑인 등 소수 계층의 투표를 막는 '협박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선거 조작이 만연해 있으며, 주요 언론이 이 문제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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