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도 없던 아주 건강했던 젊은이가 갑자기 심한 중풍에 걸렸다든지, 또는 그 중풍으로 갑자기 사망했다든지 하는 얘기를 여러분들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 그 원인이 무엇이었을까 매우 의아해하게 된다.
‘혹시 나도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하게 되면 어떡하나?’ 하며 불안해 할 수도 있다.
과거 필자에게도 이런 질문을 하는 환자들이 있었다. 이런 경우 직접 그 환자를 본 것이 아니므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여러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 뇌동맥류를 그 원인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심장의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여러 원인이 가능하다.)그러면 이 뇌동맥류란 무엇인가? (류(瘤)라는 것은 ‘꽈리’라는 뜻이다.) 뇌의 동맥 중에서 어떤 원인으로 인해 동맥이 얇아지는 수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그 얇아진 부위가 동맥의 압력에 의해 밖으로 밀려나서 점점 풍선처럼 커지게 된다.
이 풍선같이 동맥이 늘어난 부위를 ‘동맥류’라고 부른다. 이 동맥류는 혈관벽 두께가 얇아져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 속의 시한폭탄’같은 것이다. 동맥류가 터지기 전에는 거의 아무런 증세가 없다. 그러다가 동맥 내의 혈압이 상승한다든지 하는 어떤 원인으로 동맥류에 금이가면서 혈액이 조금씩 새게 된다.
이 때의 두통은 무척 심해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느껴본 최고로 심한 두통’ 또는 ‘망치로 머리를 때리는 것 같았다’라고 표현한다.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출혈이 심해지며 두통은 더 심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을 잃고 만다.
이 피는 뇌 지주막 바로 밑에 고이게 되어 ‘뇌 지주막하 출혈’이라고 부르는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는데 이 때 속히 입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하게 된다. 다행히 피가 응고하여 더 이상의 출혈이 발생하지 않으면 재출혈을 막기 위해 뇌 동맥류를 수술해야 한다.(보통 파열 후 4일 이내에 실시)이렇게 무서운 뇌동맥류를 다시 한번 정리하면 뇌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었다가 갑자기 터지는 질환이다. 파열 전에는 거의 증상이 없다. 그러나 일단 터지면 극심한 두통과 함께 환자 10명 중 2~3명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숨지는 ‘초응급 질환’이다.
또 치료를 받아도 20% 정도가 사망한다. 뇌 동맥류가 파열되면 대부분 환자는 극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증세를 보인다. 이러한 파열은 겨울과 초봄에 많다. 특히 갑자기 혈압이 오르는 상황, 즉 변을 볼 때 힘을 많이 주거나 사우나에서 심한 냉온탕욕, 갑작스런 흥분이나 분노, 무거운 물건을 들때 쉽게 파열이 온다.
따라서 갑자기 극심한 두통이 생기면 즉시 가까운 응급실을 찾든가 911에 전화해서 뇌 CT나 MRI 촬영을 해야 한다. 이 뇌 동맥류의 빈도는 인구 1,000명당 한명 꼴이고 30~40대부터 발생하여 40~50대에 최고에 이르며 50~60대에도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무서운 뇌 동맥류 파열을 예방할순 없을까? 뇌 동맥류를 가진 사람이 아무 증세가 없을 때 미리 뇌의 삼차원 CT나 MRI를 찍어서 찾아내 치료하면 된다.
그러나 아무런 두통도 없는 모든 사람들이 검사할 필요는 없다. 단지 뇌 동맥류의 가족력이 있거나 전에 경험하지 못한 심한 두통이 있는 경우 예방 차원에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실제 필자는 여러 명의 뇌 동맥류 환자를 파열 전에 찾아냈다.)또한 위험인자를 미리 제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족력과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유전성 혈관질환이 있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두통이 구토, 경련, 의식소실을 동반하거나, 눈 귀 주변의 통증이 따르면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행히 터지지 않은 뇌 속의 시한폭탄(뇌 동맥류)을 찾았다고 치자. 이때 신경외과 의사는 어떤 수술로 이 뇌동맥류를 제거 할까?두 가지 수술법이 있다. 클립 결찰술과 Coil 색전술이 그것이다. 클립 결찰술은 두개골을 열고, 부풀어 오른 동맥류의 목부분에 클립을 끼워서 동맥류로 피가 못 가게 막는 방법이다. Coil 색전술은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을 통해 가는 백금 Coil을 부푼 꽈리의 내부에 채워주는 시술이다. Coil 색전술은 수술이 어렵거나 수술위험이 큰 환자에게 적용한다. 뇌동맥류 파열전에 Coil 색전술을 시행하면 95%이상이 합병증을 겪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생기면 즉시 의사를 찾든지, 응급실 또는 911을 부르도록 한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혈압조절을 평상시에 아주 잘 해야 한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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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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