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이혼 경력과 6번의 파산 전력이 있는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주요 정당 대통령 후보로 꼽힌다. 더구나 그의 파산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법을 전략적으로 활용 했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기에 더욱 그렇다.
공직 진출의 기본인 세금보고 공개도 법조항에 없음을 근거로 회피하고 있으며 부동산 대학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을 기만한 그의 사업관은 치졸하기 짝이 없다. 이와 관련된 사건의 담당 판사가 히스패닉이라 공정하지 못할 것이라 발언을 하는가 하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전쟁 포로를 모욕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장애를 가진 기자를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전사한 무슬림 장교의 부모를 비하하는 등 그의 언행은 도저히 정상적 상태라 볼 수 없는 역겨운 것들이다.
위 내용 중 단 한건이라도 다른 후보가 했다면 회복 불능에 빠졌을 치명적 사안임에도 그가 대통령 후보에 오른 현실은 오늘 날 백인들의 속내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트럼프가 청년기를 보낸 60~70년대는 기축 통화가 된 달러의 힘과 2차 대전을 계기로 구축 된 대규모 생산 시설을 활용한 미국 상품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던 시절이다. 인류 최초로 인간을 달에 보낸 독보적 과학 기술과 더불어 세계 5% 인구에 불과한 미국이 세계 GDP의 40%를 차지하는 절대적 패권국가로 자리한 시점이기도 하다.
오늘날 사용 중인 대부분의 사회 인프라가 70년대 이전에 구축된 것을 감안하면 백인들의 눈에 비치는 한국과 중국의 당시 상황은 아프리카 미개국이나 다를 바 없었다. 이처럼 3~4등 국민 정도로 무시하던 한국과 중국이 불과 2~30년의 짧은 시간에 미국과 대등한 경쟁국으로 부상한 현실에 백인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이같은 정서를 누구보다 공감하는 트럼프는 한국과 중국의 발전은 그들의 능력이 아니라 미국 정치인들의 어리석은 협정 때문이라고 선동해 손쉽게 공화당 후보에 올랐다. 또한 트럼프가 주장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중국과 한국을 무역으로 보복해 백인들의 자존심을 다시 찾겠다)의 동이어로 어떤 막말에도 끄떡없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 수 없다.
다수의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경우는 다르겠지만 백인 기업을 대상한 B to B에서는 백인소유 기업과 경쟁 과정에서 높은 차별의 벽을 실감하게 된다. 동등한 제품을 같은 가격에 파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며 더 좋은 제품을 월등히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도 쉽게 움직이지 않는 게 그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백인이 운영하는 업계 1위 경쟁사 제품과 서비스를 우리 회사가 그대로 시행한다면 2년도 생존하지 못함은 불 보듯 뻔하며, 반대로 경쟁사가 우리 수준의 경영을 한다면 그 결과도 마찬 가지다. 이는 우리 회사의 판매 실적 자료 중 각 주별 인구 당(Capita) 판매 액수를 분석한 통계에서 확연한 수치로 드러난다. 보수적 백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판매가 (공화당 우세지역) 뉴욕처럼 (민주당 우세지역) 인종 구성이 다양한 진보적 성향의 도시 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은 그들의 인종적 편견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 여실히 보여준다.
오늘날 동북아 3국의 눈부신 성장의 요인은 무엇보다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역설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그들이 차별로부터 벗어나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필사적 노력의 결과물인 이유다. 미국 시민으로 사는 우리가 각 분야에서 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백인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들의 속내야 우리가 작은 성공으로 만족하길 바라겠지만 원대한 도전을 멈춰선 안 되기 때문이다.
프로복싱 경기에서 원정 선수는 상대를 KO로 제압하거나 최소한 일방적 경기를 펼치지 못하면 필패한다. 같은 입장인 우리에게 불리한 경쟁 같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필요한 여건은 오히려 승리의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자.
약한 군대가 상대적으로 강한 적을 이기고 불리한 입장의 원정군이 승리했던 역사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초인적 힘을 증명해 준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지지 않는다” 상대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고 경쟁하는 우리가 오히려 유리한 입장에 있는 이유다. 어느 곳이나 편견과 차별은 존재하기 마련이며 불리한 입장을 활용해 성공하는 게 기업가의 기본 정신임을 잊지 말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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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에어 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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