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박하고 정감 넘치는 풍차의 나라
▶ 시내 번화가 댐광장 세계 최고 유럽 최대
관광객이 찾는 시 중심가 Dam Square
1602년에 개설된 세계 최초로 알려진 주식시장 건물 입구
1개 보병연대 3,000명 한국전 참전 은인의 나라
월드컵 4강신회 ‘히딩크의 나라’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 자리
■한국전에 참여한 네덜란드
박물관을 떠나 시내 번화가인 댐 광장(Dam Square)으로 향했다. 오후 4시경 도착하니 거리는 관광객들로 가득차 있었다. 유럽의 큰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유럽 전역에 연결되는 중앙기차역, 고급백화점 및 각종 상업건물들이 즐비하게 있는 곳이다. 암스테르담증권래소(AEX)가 이곳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증권거래소로 유럽의 최대 증권거래소의 하나이다.
네덜란드는 한국전쟁에 참여한 은인의 나라다. 1개 보병연대 2,980명이 전투에 직접 참여하였다. 한국전 참전에 지원한 사람이 무려 16,225명이나 되었으며 이 중에서 3,418명이 전쟁당시 파견되었다. 휴전 후에도 일시적으로 계속 파병하였다.
한국축구를 월드컵 4강까지 끌어 올린 히딩크가 이 나라 사람이란 것도 지나칠 수 없는 일이다. 네덜란드축구는 유럽에서 강한 팀으로 알려져 있다. 한일축구처럼 독일과 앙숙이지만 독일이 더 우세한 팀이다. 독일 나치가 네덜란드를 점령하였기 때문에 네덜란드 사람들은 독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마치 한국 사람들이 일본을 좋아하지 않는 것과 같다.
Dutch pay, Dutch treatment라는 말이 있다. 대접에 인색한 네덜란드인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각자에게 드는 비용은 각자가 담당하는 네덜란드 방식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외식을 잘하지 않으며 여행을 좋아하지만 돈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트렐라를 끌고 라인강변 여행을 하면서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고 독일인들이 불평한다고 한다. 라인강변 이곳저곳에 트렐라를 볼 수가 있었는데 대부분 네덜란드인들이라고 한다. 필자는 금년 7월 초 트렐라를 몰고 여행을 하고 있는 한 네덜란드 노부부를 노르웨이에서 만나 잠깐 대화한 일이 있다.
현지 한인관광회사 사장이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으나 사양하고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다음날 출발 준비를 하기로 했다. 첫날 저녁을 한식점에서 대접을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였다. 네덜란드에는 한국의 대기업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들어와 있다. 교민들의 사업도 다양하여 식당과 식품점이 10개 이상이며 여행사 등 각종의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4월 29일
■댐과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 방문 중 가보고 싶었던 곳 중의 하나가 댐이다. 안내원이 승용차를 가지고 호텔에 온 시간은 아침 9시다. 곧 어촌마을인 볼랜댐(Volendam)으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한 것은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네덜란드는 벨기에와 독일 사이의 북해에 놓여 있다. 비록 땅은 좁으나 280마일 긴 해안을 끼고 있다. 국토의 3분의1 이상이 바다보다 낮으며 3분의 2가 홍수피해 대상지역이다. 홍수피해 대책이 인구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네덜란드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댐과 수로의 건설 없이는 북해에서 오는 홍수를 막을 길이 없다. 바닷물이 바다보다 낮아 들어오는 것을 댐으로 막고 있다. 네덜란드는 바다뿐만이 아니라 라인강을 위시한 강으로부터 오는 홍수의 대책도 필요하다. 바다보다 낮은 곳에 들어오는 홍수를 막기 위해 개울, 운하, 그리고 물을 퍼내는 펌프 스테이션으로 된 복합적인 설비가 필요했다. 물을 퍼내는 작업은 풍차의 역할이었다. 한때 풍차가 전국에 1만 개가 있었으나 지금은 100여 개만 남아있다. 그래서 네덜란드를 풍차의 나라라고 불려왔다.
댐 둑에서 물이 새는 것을 주먹으로 막아 밤을 지새운 Hans Brinker 이야기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전해졌다. 필자도 사실인 것으로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실화처럼 전해졌지만 이것은 뉴욕출신 여류작가 Mary Dodge가 1865년에 출판한 Hans Brinker (일명 the Silver Skates)의 아동소설에서 온 이야기다. 책이 출판되기 전까지 네덜란드에 방문한 일이 없는 작가지만 아이의 이야기는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전설에 의거한 것이다.
어촌인 볼랜댐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2만명 정도의 이 어촌은 20세기 초 화가들의 휴양지였으며 피카소도 한 때 이곳에서 지낸 일이 있다. 많은 댐 중의 하나인 이곳은 북해의 해안선에 긴 댐을 구축하여 작은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댐을 걸으면서 상인들이 파는 간정어리 한 마리를 입에 넣었다. 한국의 것보다는 짜지 않지만 맛은 거의 대동소이다. 이것이 이곳의 특산물이라고 한다. 식당들은 관광객으로 혼잡했지만 주문한 생선튀김은 곧 서브되었다. 식사 후 이 지방 박물관에서 댐이 건설되기 전의 이곳 어부들과 마을의 생활을 담은 무성영화를 흥미 있게 보았다.
네덜란드에서 마지막 여행지가 풍차마을 잔세스칸스 (Zanse Schans)다.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도중에 있어 댐에서 얼마 되지 않아 도착했다. 이곳은 나일강 크루즈를 승선한 다음날 아침 들리도록 되어있는 유명한 풍차마을 Zaandijk에서 가까운 곳이다. 관광버스와 자동차로 이미 파킹장은 만원이었다.
2014년도 이 지역과 부근에 160만 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전원적인 시골 풍경에 운하를 따라 산책로가 있어 상쾌한 시간을 보냈다. 나막신과 같은 전통적이 네덜란드 상품과 기념품을 파는 상점에 관광객이 붐볐다. 아내가 기념품을 사러 상점 안으로 들어갈 때 안내원도 함께 들어갔다. 안내원은 아내에게 가방을 조심하라고 한다. 도둑이 많다는 이야기였다. 이들 도둑들은 대부분 동유럽이나 중동에서 온 이민자들의 행위라고 한다.
동유럽은 옛 공산권 지역이다. 파리와 로마에 좀 도둑이 많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파리 지하철에서 도둑이 아내의 가방 속에 손을 넣다가 발각된 사건이 10여 년 전에 있었다. 그러나 이 조그마한 지역에도 도둑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후 5시부터 승선이 시작되기 때문에 오래 지체하지 않고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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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진/ 빛과 사랑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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