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N과 윌셔은행이 Bank of Hope로 하나가 돼 원대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30여년 전 작은 커뮤니티 은행으로 출발한 두 은행이 전국에 85개의 지점망을 둔 자산규모 140억달러의 리저널 뱅크로 성장했음은 우리 교민들의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이민이 급증하던 70~80년대 본국은행 지점이 타운에 있었지만 한국식 권위와 관료주의로 진정한 커뮤니티 뱅크 역할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이런 아쉬움을 배경으로 설립된 교포은행은 주류은행이 거절한 융자도 기꺼이 제공해 LA 지역 교민들이 탄탄한 경제적 기반을 구축하는데 크게 기여했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언론에서 로컬은행이나 리저널 뱅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실제 그 경계를 정하는 규정이나 정의는 없다. 통상적으로 규모와 지점이 위치한 지역적 분포가 넓다는 의미로 애매하게 사용되는 개념일 뿐이다.
그러나 자산의 규모가 커질수록 감독국의 감독 수위가 더 높아지는 현실적 부담이 따른다. 일반적으로 10억달러(1 billion)와 100억달러(10 billion)를 넘을 때 감독 기준이 더욱 강화되며 다음은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수준의 메이저 은행들이다. 큰 은행이 되면 비상 시 위기를 견딜 수 있는지 자본 측면의 스트레스 테스트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남용방지에 관한 더욱 까다로운 규제를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희망 은행이 합병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단기적 관점에서 실적이 좋아질 건 분명하지만 강화된 감독기준에 따르는 여건 변화를 감안하면 장밋빛 꿈만 꿀 수도 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은 하나가 된 두 조직의 정서를 통합해 공동의 목표를 우선하는 가치관 확립이 중요하다. 어느 기업이나 보이지 않는 독특한 기업문화(정서)가 있기 마련이며 이는 직원들의 강한 연대감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환경 변화에 따른 이질감을 신속히 해소하지 못하면 내부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이처럼 향후 은행 발전에 큰 짐이 되는 한 지붕 두 가족 정서를 차단하기 위해선 합병 과정에서 이뤄진 고위직 자리 배분도 향후 인사에서 바로 잡아야 할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다음은 이사진과 경영진의 기득권 내려놓기다. 작은 지분이라도 보유한 이사들은 나름 독립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실질적 임명권자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이는 행장을 선임하고 경영진을 평가하는 막중한 권한과 책임 있는 이사회가 자칫 특정인들의 기득권을 지키는데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구조라 할 수 있다. 주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이사가 소신껏 행동하기 어려운 세력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거버넌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사에게 주어진 베네핏이 주 수입원으로 독립성이 취약할 수밖에 없거나 주식을 보유한 이사라도 식견이 부족한 사람을 배재한 이사회 구성이 필요하다. 독립성을 갖춘 능력 있는 이사들이 장기전략을 수립하고 경영진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어야 더 큰 은행으로 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메이저급 은행에서 고위직 경험을 쌓은 인사를 적극 영입하고 새 이사회 멤버들은 개인의 입지보다는 은행의 성공을 판단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시켜 비즈니스 융자를 늘려야 큰 은행으로 도약이 가능하다. 지금 같은 부동산을 담보한 대출은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융자는 기업의 재무 지표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전문성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단순히 넘버를 보는 건 어렵지 않지만 숫자 이면에 흐르는 스토리를 감지해 결정하는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는 전문 지식도 중요하지만 환경 변화에 따른 미래 예측이 가능한 통찰력과 사람을 보는 안목을 갖춘 진정한 뱅커라야 가능한 것이다.
주류은행의 문턱을 넘기 어려운 이민자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은행이 오늘날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로 성장했다. 같은 동기로 시작한 뱅크 오브 호프도 대형 은행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확신한다. 지금까지의 발전 속도와 유능한 직원들의 역량을 감안하면 절대 불가능한 도전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민 경제 성장의 표본인 희망 은행에 거는 우리의 기대와 바람은 매우 크다. 더 높이 날아올라 모두에게 꿈을 주는 진정한 희망 은행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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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에어 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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