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하계 올림픽 도전사는 눈물, 땀과 좌절, 희망과 영광이 어우러진 대서사시였다. 한국은 해방 후인 1948년 런던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첫 출전한 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역대 대회 사상 최대의 금메달(13개)를 사냥하며 올림픽 출전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역시 금메달 13개를 수확하면서 종합 5위에까지 올라 안방 대회였던 1988년 서울 올림픽(종합 4위) 이후 최고 성적을 올렸다.
이제 대한민국 올림픽 태극전사들은 남미 대륙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고난과 영광으로 점철됐던 68년의 하계올림픽 도전사를 뒤로 하고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첫 런던 올림픽 선전
해방 후인 1948년 런던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런던까지 가는 비행기편을 구하지 못해 선수단은 배와 기차, 비행기를 13차례나 갈아타며 9개국 12개 도시를 거치는 21일에 걸친 여행으로 간신히 런던에 도착했다. 오랜 장정이었지만 동방의 가난한 나라 대한민국은 7개 종목에서 선수 51명과 지도자 및 임원 19명 등 총 70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전 세계에 ‘KOREA’의 이름을 알렸다.
처음 출전한 무대에서 한국의 성과는 대단했다. 역도의 김성집이 동메달을 따내 대한민국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고 복싱에서 한수안이 동메달을 보탰다. 사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종목은 마라톤이었는데 최윤칠이 27㎞부터 선두로 나서 40㎞까지 금메달의 꿈을 부풀게 했지만 막판 다리경련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보스턴 대회를 재패했던 서윤복이 27위에 그쳤다.
축구에서는 첫 판에 멕시코와 만났다. 당시 멕시코의 일방적 승리가 예상됐지만 한국은 5-3으로 승리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16강 토너먼트 제였기에 바로 8강까지 오른 것이다. 비록 다음 상대인 스웨덴에 0-12로 참담하게 무너졌지만 첫 출전에서 8강이란 성적을 거둔 것은 ‘쾌거’였다.
결국 대한민국은 첫 올림픽 출전에서 동메달 2개로 종합순위 32위를 기록했다. 금메달 1개를 딴 인도에 이어 아시아에선 2위였다.
■몬트리올서 첫 금메달 감격
1948년 런던대회에 첫 출전이후 한국의 금메달이 나온 건 그로부터 28년이 흐른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였다. 레슬링 남자 자유형 페더급에 나선 양정모가 마침내 한국의 금메달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했다.
국민 영웅이 된 양정모의 첫 금메달 이후 한국의 금빛 퍼레이드가 본격 시작된 건 1984년 LA 올림픽에서부터였다. 동서 냉전 여파로 1980년 모스크바 대회에 불참했던 한국은 LA 대회에서 ‘왕발’ 하형주와 안병근이 유도에서 두 차례 금맥을 뚫었다. 또 여자 양궁 개인종합에선 `신궁’ 서향순이 금빛 과녁을 맞춰 한국 양궁 전성기를 열어 젖혔다.복싱 신준섭과 레슬링 김원기, 유인탁도 한국의 금메달 6개 사냥에 힘을 보탰다.
■‘손에 손잡고’ 서울 올림픽 성공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에서 금메달 1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1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에 올랐다. 중국과 일본을 멀찌감치 따돌린 쾌거였다.
서울 올림픽 성공 여세를 몰아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도 금메달 12개로 종합 7위를 했고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선 금메달 7개(종합 10위)로 세계 스포츠 10강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금메달 8개를 땄지만 종합 12위로 밀리면서 탑 10 수성에 실패했다. 또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선 종합 9위(금메달 9개)로 세계 10위 재진입에 성공했지만 일본(금메달 16개)에 뒤져 1988년부터 유지해왔던 아시아 2인자 자리를 넘겨줬다.
■베이징에서의 금빛 신화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열린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한국의 목표는 금메달 10개를 따 톱10을 수성 하겠다는 ‘10-10’ 전략을 세웠다. 한국은 10-10을 무난히 달성했고 특히 국민스포츠 야구까지 쿠바를 결승에서 꺾는 ‘그라운드 기적’을 일으켰다.
태권도는 네 종목 싹쓸이를 해 처음으로 금메달 13개 획득의 쾌거를 달성했다. 100년을 넘은 한국 스포츠 역사를 새롭게 쓰는 순간이었다.
한국 수영사의 새 페이지를 장식한 ‘마린 보이’ 박태환과 유도의 ‘작은 거인’ 최민호, 역도의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 사재혁, 사격의 명사수 진종오, 배드민턴의 ‘황금 콤비’ 이용대-이효정, 양궁 남녀 단체전의 신궁 3총사, 태권전사 손태진, 임수정, 황경선, 차동민 그리고 야구 대표팀이 합작한 작품이었다.
이후 한국 선수단은 2012년 다시 감격의 런던 땅을 밟았다. 1948년 첫 출전의 감격 이후 64년이라는 세월 동안 ‘런던에서 런던까지’의 고난과 영광의 세월을 바탕으로 태극전사들은 또 다시 금메달 13개 획득에 출전국가 204개국 중 5위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제 120년의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이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이 기록할 피땀 어린 명승부와 불굴의 투지로 이뤄낼 메달 사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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