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규’고베로 둔갑 판매 미국 내 9곳만 인증받아, ‘레드스내퍼’값싼 틸라피아와 생김새·맛 비슷해
▶ 고급식재 거짓 표기 많은 만큼 속임수 주의해야
일부 레스토랑들의 귀한 식재료를 내건 메뉴들 중에는 ‘가짜’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 Shutterstock]
큰마음 먹고 럭서리 레스토랑에서 먹은 최고급 고베 비프스테이크가 알고 보니 가짜라면? 한국의 ‘먹거리 X파일’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미국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하는 일이다. 돈은 돈대로 쓰고 기분만 망치고 싶지 않다면 소비자들이 더똑똑해져야 하는 이유다. 까딱하다가는 속기 쉬운 레스토랑의 ‘진짜 같은 가짜 식재료’ 를 모아봤다.
▶고베 비프
고급 레스토랑에서 주의 깊게 봐야할 메뉴로는 ‘고베비프’·USDA 프라임’ ‘드라이 에이지드’ (dry-aged)등을 꼽을 수 있다.
쇠고기 중의 탑으로 치는 고베 비프는 일본 고베에서 특별히 사육된 소로 육질이 아주 부드럽고 풍부한 맛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최고의 쇠고기’로 불리는 만큼 가격도 엄청 비싼데다 일본에서 오는 공급량도 부족하다. 미 언론에 따르면 고베 비프 가격은 온스 당 55달러, 미국에 수출되는 양도 월 400파운드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많은 레스토랑들에 붙어있는 고베비프 사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일본의 고베 비프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 전 세계에서 ‘고베 비프’란 이름으로 유통된 쇠고기중 대부분은 가짜”라고 단정했다. 실제 ‘고베비프 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고베비프를 정식으로 판매할 수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한 레스토랑은 9곳 밖에 없다.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일본 재래종소를 지칭하는 ‘와규’ (Wagyu) 비프를 고베 비프라고 판매하지만 이 또한 고베 비프가 아니다. 고베란 와규중 최고위 등급 기준을 충족시킨 쇠고기에만 부치기 때문이다.
참고로 미국에서 고베 비프 판매 인증을 받은 레스토랑은 다음과 같다. 212 Steakhouse Restaurant(뉴욕시), Alexander‘s Steakhouse-Cupertino,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Alexander’ s Steakhouse-San Francisco Restaurant(샌프란시스코), SLS Las Vegas - Bazaar Meat by Jos? Andr?s Restaurant(라스베가스), Jean Georges Steakhouse, Aria Resort and Casino(라스베가스), Nick& Sam‘s Restaurant(텍사스 달라스),Wynn Las Vegas ? SW Steakhouse Restaurant(라스베가스), Teppanyaki Ginza Onodera(하와이 호놀룰루).
▶USDA 프라임
미국의 쇠고기 등급은 연방농무부(USDA)가 마블링, 질감, 단단한 정도 등을 고려해 분류하는데 프라임,초이스, 셀렉트, 스탠더드, 커머셜, 유틸리티, 커터, 캐너 등 여덟 등급으로 나눈다. 이중 프라임, 초이스, 셀렉트 등급이라면 최고급으로 봐도 무방하다.
특히 ‘ 프라임’은 전체 쇠고기 생산량의 2% 정도에 불과할 만큼 ‘귀하신 몸’이다. 즉‘ USDA 프라임’ 스테이크 판매를 표방한 레스토랑 중 적지않은 곳의 음식이 가짜일 수 있다는뜻이다. 이런 점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할 때 프라임 비프의 생산지가 어딘지 물어보고 만약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한다면 한 번쯤 의심할 만하다.
최상급 비프를 3~4주 가량 자연숙성시켜 독특한 풍미와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는 ‘드라이 에이지드’를 좋아하는 미식가들도 많지만 이또한 제대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판매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트러플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 할 식재료에 이름을 올린 트러플 버섯. ‘땅속의 다이아몬드’라 불릴 만큼 비싸고귀한 식재료다.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프랑스 페리고르산 흑색 트러플과 이탈리아 피에몬테 알바 흰색 트러플을 최고로친다. 특히 흰색 트러블은 강렬한 향과 독특한 향미를 지니고 있는데 같은 크기의 검정 트러플보다 아주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만약 20달러 정도에 팔리는 트러플 ‘맥앤치즈’ (Mac-N-Cheese) 메뉴를 발견했다면 가짜라고 생각해도큰 무리는 없다.
▶레드 스내퍼
생선의 경우 육류에 비해 ‘가짜’가 더 판치고 있다. 실제 ‘오시아나’(Oceana)의 2013년도 발표에 따르면조사 대상 레스토랑의 38%, 특히 스시 레스토랑의 경우 74%가 판매하는 생선을 잘못 표기하고 있다.
또 적지 않은 레스토랑들이 더 저렴한 생선에 값비싼 생선의 이름을 붙여 팔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레드 스내퍼(red snapper)를 들 수있다.
레드 스내퍼는 육질이 희고 감칠맛이 있어 미식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수 십년간 대량 포획되면서 어획량이 크게 줄고 가격도 치솟고 있다. 이로 인해 레드스내퍼와 비슷하게 생긴 틸라피아(tilapia)같은 값싼 생선들이 레드스내퍼로 둔갑해 팔리고 있는 실정. 일반 소비자들은 생김새가 비슷한 데다 맛이나 질감도 비슷해 이들 생선을 구별하기 어렵다.
농어과 생선 그루퍼(grouper)도 ‘ 가짜’를 파는 곳이 많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주로 대형 양식장에서 기르는 캣피시 일종 퐁가(ponga)가 대체된다.
전문가들은 가짜 생선에 속고 싶지 않다면 생선 전체를 보이고 이를 서브하는 레스토랑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아니면 처음부터 저렴한 생선을 먹을 생각을 하라는 것. 또 일식당에서는 니기리나 사시미를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 스시 롤보다는 가짜재료로 속이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또 연방농무부의 경우 육류와 농산물에 대해서는 오개닉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시푸드에 대해서는 기준을 따로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오개닉’이라는 용어에도 현혹될 필요가 없다.
미식가들이 극찬하는 귀한 트러플 버섯.
최고급 쇠고기로 유명한 고베비프. [사진 Shutterstock]
값싼 생선이 레드스내퍼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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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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