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국가들 일제히 후폭풍 우려…EU에 변화 촉구도
▶ 미국 “오바마, 캐머런과 이후 과정 논의할 것”
영국이 23일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하자 세계 각국에서는 이번 결정이 자국의 정치,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우려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독일, 아일랜드 등 직접적인 후폭풍이 예상되는 유럽 국가 정치 지도자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동시에 이번 일을 계기로 유럽연합이 역내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환골탈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분출했다.
미국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향후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주가 폭락과 엔화가치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일본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도 역시 우려를 표시하며 향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24일 AP와 AFP,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렉시트 반대를 호소해온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진실로 심각한" 결정이라며, "유럽과 영국에 슬픈 날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이번 결과를 유럽연합의 미래를 위한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영국 유권자들의 결정은 (유럽연합에 대한) '경종'"이라고 평가했다.
폴란드의 비톨트 바슈치코프스키 외교장관은 현지 TV방송 리퍼블리카에 영국의 결정에 대해 "유럽과 폴란드에 안좋은 소식"이라며 "이것은 과거에 만들어진 유럽연합의 개념이 유럽에서 더이상 인기가 없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도 헝가리 공영 라디오방송 `MR-1 코수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유럽연합이 영국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헝가리는 '강한 유럽'을 믿지만, 이민자 문제에 대한 유럽연합의 대응은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에 회의적인 핀란드 우파 포퓰리즘 정당 '진짜 핀란드인' 소속 티모 소이니 핀란드 외무장관은 정당 웹사이트에 영국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해야 하며 향후 있을 EU와 영국간 탈퇴 협상 과정에서 "보복"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브렉시트로 다른 지역의 추가적인 유럽연합 이탈을 예고하거나 단속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당장 영국 북아일랜드 하원의 제3당인 신페인(Sinn Fein) 출신인 마틴 맥기니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부수반은 영국 정부는 북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해 아일랜드와 통합할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민주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결과는 아일랜드와 영국, 유럽연합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긴급 내각회의를 소집했다. 이후 엔다 케니 총리가 회의 결과에 대해 공표할 예정이다.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할 때 영국에 잔류한 북아일랜드에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아일랜드와의 통일을 묻는 국민투표 가능성이 거론됐다.
앞서 브렉시트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해리 포터' 시리즈의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은 이날 트위터에 "이제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의회에서 유로존 탈퇴 청원이 제기된 핀란드의 정당 가운데 하나인 '진짜 핀란드인' 하원의원 카이 투루넨은 트위터에 이런 상황에서 핀란드는 유럽연합을 떠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미국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백악관 관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번 결과에 대해 브리핑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이후 과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리는 "가능한 신속하게 추가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영국을 방문에 앞서 현지 일간 텔레그래프에 발표한 기고문에서 "영국이 유럽연합(EU)에 남아있는 것이 좋다"며 영국민에게 직접 유럽연합 잔류를 호소한 바 있다.일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기자들에게 이번 결정이 "세계경제와 금융, 외환시장에 미칠 위험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향우 "어느 때보다 더" 면밀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불안한 움직임이 계속되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필요한 조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주요 언론도 일제히 "충격적 결과"라며 이번 결정이 유럽과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영국의 EU 탈퇴 투표가 세계를 실신시키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제, 문화적 혼돈기에 반(反) 엘리트주의, 포퓰리즘, 국수주의 정서가 힘을 발휘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영국이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유럽연합의 힘이 축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주요 매체와 일본 NHK방송·아사히신문, 중국 관영 CCTV 등도 이번 결정이 미칠 파급 효과를 앞다퉈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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