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된 과학의 혜택을 누리는 현대에 건강과 목숨을 빼앗는 질병은 급성질병보다 만성질병의 악화에서 온다. 그 만성질병 중에서 대표적인 질병이 당뇨이다.
당뇨란 당이 소변으로 나온다고 해서 기원이 된 말로, 1010년에 페르시아의 아비세나가 의학지에 소변에 단맛이 나는 질병을 처음 보고하면서 당뇨란 말이 유래되었다. 1000년이 지난 오늘날 당이 소변으로 나오는 것은 이제는 당뇨의 정의가 아니라 당뇨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혁기적인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당뇨약이 시중에 나왔지만 아직까지도 당뇨의 가장 좋은 치료는 식단 조절이다. 식단의 조절없이는 최선의 당뇨치료는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철저한 식단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고, 식단의 조절만으로는 당뇨를 조절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뇨의 치료에서 약물치료는 빠질 수 없다.
의학계에서는 아무리 좋은 약이 있더라도 환자가 먹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라는 말을 종종 한다. 성인병과 만성질환이 더욱 중요해진 현대사회에서 꾸준하게 약을 복용하는것이 질병의 악화를 막는데 아주 중요하지만 약들이 모두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다보니 환자들이 복용을 꺼리거나 아예 복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환자가 처방받은 약을 그대로 복용하는지를 조사하는 임상실험과 역학조사들이 여럿 있었다. 조사 결과는 환자의 절반이 약을 처방대로 먹고 있지 않다는 같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 50%의 환자가 의사로부터 처방을 받았으나 약을 먹지 않는다는 통계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 두 가지로 첫째는 환자가 처방을 해준 의사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환자가 자신의 질병과 그 치료약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다는 것이다. 즉 그 약을 복용하여 얻는 혜택을 모르고 부작용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2005년에 발표된 통계에 의하면 환자들이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아 생기는 의료손실액이 매년 1조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의 한 해 국가예산(370조원)의 3배 이상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물론 그만큼의 의료 비용을 추가로 쓴다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는 쉽게 예방할 수 있던 질병이 악화되었고, 입원을 하거나 생명을 잃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당뇨약을 정확하게 복용하여 당뇨의 합병증을 방지하거나 최소화했다면, 당뇨의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고, 따라서 의료비도 감소하고 환자의 건강도 지킨다는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환자들에게 세상엔 꽁짜가 없다는 말을 종종 한다. 불편해서 꼬박꼬박 약을 챙겨먹지 않거나, 힘들어서 운동을 하지 않고 편한 소파에 앉아 하루종일 TV만 본다면 언젠가 그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루게 된다는 것이다.
환자가 처방약을 제대로 먹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약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이다. 의사는 환자의 건강을 위해서 처방을 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은 멀쩡하고 잘 지내고 있는데 의사가 병이 있다며 약을 처방해 준다고 생각한다.
환자 자신에게는 힘든 것도 불편한 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 약을 먹고 증상의 향상을 느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약을 먹고 부작용이 나타나면 확실하게 증상을 느낀다. 이럴 경우에 자신은 멀쩡했는데 의사가 써준 처방전 때문에 몸이 망가졌다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되니 환자는 의사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게 되고 결국 처방약을 먹지 않게 된다. 처방약을 먹지 않게 되니 부작용도 없어지고 다시 건강을 찾았다고 환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5~10년이 흐른후 환자는 속이 안 좋거나, 몸이 붓거나 숨이 차거나 가슴에 통증이 있어서 응급실을 찾고는 당뇨병으로 인한 뇌졸중, 심근경색증 또는 신부전증으로 진단받고 때로는 수술과 투석을 받게 된다.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당뇨관리를 왜 안하셨냐고 물으면, 자신에게 이런 일이 올줄 몰랐다며, 그럴줄 알았으면 관리를 더 잘했을텐데하며 모두들 후회를 한다.
만성질환의 치료는 고치는 치료가 아니라 관리를 하는 치료다. 정확한 관리로 더욱 건강한 미래를 만들고 싶다면 자신의 만성질환에 대해 자신의 의사에게 진료와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13)674-8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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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혁 <내과·신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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