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훈의 달인 6월 중에 반드시 하는 일이 있다. 그 중에 하나는 CATHEDRAL OF THE PINES(소나무가 있는 제단, 사진-pine)을 방문하는 일이다.
“Cathedral of the Pines”는 세계 제 2차 대전 중에 아들을 잃은 한 어버이가 자기들의 아들은 물론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모든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기념하는 차원을 넘어 인류의 평화를 염원하는 뜻을 담아 세운 야외제단(野外祭壇)이다.
총알이 박힌 전투복과 철모 그리고 부대마크와 권총, 심지어는 전장에서 보내 온 찢어진 엽서 등 전사자들이 기증한 유품들은 물론 “종교 간의 싸움은 악마의 수확이다.”는 말을 강조하듯 성경과 코란, 십자가에 달린 예수상과 성모 마리아, 그리고 황금 부처가 함께 놓여 있는 전시실은 IS 테러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요즈음 세대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외에도 Ten Commandments Garden, St, Frances Prayer garden, Family Cemetery 등 여러 가지 의미 있는 부대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Cathedral of the Pines는 뉴햄프셔 남서부 Monadnock 마운틴이 멀리 보이는 해발 1,400피트 높이의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세계 2차 대전이 막 끝난 1945년경에 건립된 이 야외제단이 처음 건립될 때는 바람 소리 조차 신비롭게 들리는 소나무 숲이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비바람에 많은 수목들이 자연사 하였다는데도 주변에 서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파수병처럼 서있는 운치 있고 청정한 지역이다.
넓은 주차장을 지나 자갈돌들이 깔린 길을 따라가서 고색창연하고 그 의미가 심오한 Hill top House Museum을 둘러보고 나오면 나무 모양의 분수가 물을 뿜고 있는 석조 탑 Women’s Memorial Bell Tower가 눈앞에 다가선다.
전장에서 목숨을 바침으로 미국을 건설하는데 공헌한 간호병들은 물론 국가를 위하여 봉사하고 헌신한 여성들을 기리기 위하여 돌로 쌓여진 55Ft 높이의 Women‘s Memorial Bell Tower에서 흘러나오는 경건한 멜로디가 방문자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멀리 모나닥 산봉우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는 미국 50여개 주에서 기증 받은 돌로 만들어진 야외제단(Altar of the Nation)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종파에 관계없이 아무나 와서 나름대로의 예배를 드릴 수 있으며 평일에는 결혼식이나 음악회를 할 수 있도록 피아노와 마이크 등 야외음향시설과 함께 기증자의 이름이 새겨진 750여석의 나무 벤치도 보기에 좋다.
Pines 언덕을 둘러싸고 있는 Mather’ Garden / St. Francis of Assis Chapel / Ten Commandments Garden 등 그 유래와 기념 문구가 새겨진 돌들, 여러 갈래 오솔길에 피어 있는 야생화, 그리고 영롱한 새 소리와 높은 키의 나무 사이에 떠 있는 조각구름들조차 “만물은 신(神)으로 가득 차 있다.”라는 속삭임 같이 느껴지는 그 곳을 방문하는 것은 “All Faith / One Family / One Earth”를 꿈꾸며 “지구상의 평화를 도모한다.”는 Cathedral of the Pines의 설립목표 정신을 읽을 수 있는 의미 있는 Walking Tour가 되는 것 같다.
이렇게 Cathedral of the Pines 동산 구석구석에 새겨진 전쟁을 혐오하며 세계 평화를 갈망한다는 무언(無言)의 외침은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21세기 오늘날에도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뒤안길에는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어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음을 상기하며 그들의 명복을 빌어 본다. 그리고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 이민 동포들이 나름대로 편안하게 살고 있음도 역사에 기록된 대로 세계 대전에서 특히 6.25 한국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친 수많은 참전 용사들의 덕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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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선 전 보스턴한미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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