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록 많은 소득을 올리고 싶은 욕심에는 남녀의 구분이 없다. 소득을 끌어올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대학을 거쳐 대학원에 진학한다든지 각자의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으면 소득개선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성이라면 또 하나의 비책이 있다. 결혼을 30세 이후로 미루는 것이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결혼시기를 늦춰야 소득이 올라간다.
2013년에 실시된 연구는 직장 여성이 결혼시기를 늦추면 봉급이 오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대졸학력을 지닌 여성이 30세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일을 할 경우 같은 조건의 기혼여성에 비해 더 높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세 이전에 일찌감치 짝을 찾은 여성의 연평균 소득은 3만달러로 30세 이후에 결혼한 여성의 평균연수입인 5만달러를 밑돌았다.
24세에서 26세에 결혼한 대졸 여성의 연간 평균소득 역시 4만5,000달러로 30세까지 참고 기다린 동료들에 비해 5,000달러가 적었다.
물론 결혼 당시 여성의 나이는 소득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30세 이후로 결혼을 늦춘 여성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돈을 번다는 것과 이렇게 벌어들인 소득을이용해 미래의 재정상황에 상당한 임팩트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높은 봉급이 가져다주는 가장 최대 장점 중 하나는 ‘미래에 대한 투자’를 수월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여기엔 남들보다 한발 앞선 노후 준비도 포함된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은퇴준비는 스타트가 빨라야 한다. 일찍 출발하면 종잣돈을 불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종잣돈의 규모는 클수록 좋다. 노후자금을 가급적 많이 비축해 두어야 말년이 편안하다.
결혼을 늦춘 여성은 일찍 결혼한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기 때문에 더 많은 여윳돈을 노후자금으로 돌릴 수 있다. 언제 결혼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삶에 질적 변화가 생기는 셈이다.
A라는 35세 여성이 매달 봉급에서 500달러를 노후자금으로 떼어놓는다고 가정해보자. 이 돈을 투자해 연평균 8%의 수익률을 올린다면 65세가 되는 해에 약 68만달러라는 거금을 손에 쥐게 된다. 주식시장의 역대 통산 수익률이 연 12%정도이니 8%는 상당히 보수적인 수치다.
A의 예에서 기말잔액인 68만달러는 매달 큼직한 목돈을 저축한 결과가 아니라 젊은 나이부터 자금비축을 시작한데서 비롯된 과실이다. 이번엔 결혼을 너무 일찍 하는 바람에 45세에야 비로소 봉급에서 매달 500달러의 노후자금을 떼어놓을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 B 여성의 경우를 들어보자.
A와 동일하게 투자수익률을 연8%%로 잡으면 B는 65세에 약 27만 5,000달러를 거머쥐게 된다.
이 정도만 돼도 적지 않은 액수지만 미래투자를 10년 일찍 시작한 A에 비하면 무려 40만달러가 빠진다.
이번엔 남성의 결혼과 소득사이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보자.
여성은 대체로 늦게 결혼해야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남성의 경우는 정반대다.
2013년에 나온 동일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30세 이후에 결혼한 대졸 남성은 24세에서 29세 사이에 품절남이 된 동료에 비해 소득이 떨어진다.
24세에서 29세 사이에 결혼한 대졸 남성의 연소득은 8만달러를 살짝 웃돈다. 이에 비해 30세 이후로 결혼을 미룬 남성의 연수입은 7만5,000달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여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남성에게도 결혼연령은 어닝파워(수익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들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여성이 소득의 일정부분을 미래투자에 할당해 안락한 노후를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성 역시 황혼기를 뿌듯하게 보내려면 되도록 일찍 은퇴자금을 비축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돈 모으기에 있어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한 수 위다. 밴가드가 발표한 2015년도 미국인들의 저축패턴 보고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직장은퇴연금인 401(k)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모든 소득계층에서 여성의 저축률이 남성에 비해 7~17%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높은 소득이 반드시 높은 저축률로 연결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결혼연령이라는 단일 요소가 평생 소득액을 결정짓는 게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평생 독신으로 지내건 20대나 30대, 혹은 그 이후에 결혼을 하건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라도 노후자금 비축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얼마가 됐건 집으로 가져오는 소득 가운데 일부를 꾸준히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포근하고 따듯한황혼기를 맞이하는 비결이다.
▶남녀 임금격차 축소
-2014년 79%→2015년 81%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인종과 연령, 직업, 혹은 교육 정도에 상관없이 여성의 소득은 동일한 조건을 지닌 남성에 비해 떨어진다.
2014년의 경우 여성의 평균 소득은 남성 수입의 79%였다. 남성의 소득이 1달러라면 여성의수입은 79센트가 되는 셈이다.
2015년에는 이 비율이 81.1%로 올라간다. 풀타임 근로자의 중간 주급을 기준으로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여성은 81.1센트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9년의 비율인 62.1%에 비하면 남녀임금격차가 상당히 축소됐음을 알 수 있다.
2015년 풀타임 여성 근로자의 중간 주급은 726달러인데 비해 남성은 895달러였다. 같은 해 풀타임 여성 근로자의 중간 연봉은 3만9,621달러, 남성은 5만383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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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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