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업가 A씨와 B씨는 D씨가 추진하던 사업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잘 나가던 D 씨의 사업이 무리한 확장으로 폐업한 걸 안타깝게 생각하던 지인들이 주축이 돼 재기를 돕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2년이 지날 무렵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대형 샤핑몰에 4만 스퀘어피트 규 모의 두번째 매장을 열기로 결정했다. D씨는 자신의 크레딧이 약해 건물주가 3년간 두명의 보증을 요구하니 서명해 달라고 A와 B씨에게 부탁했다. 믿고있던 D씨의 말과 문제가 생기면 랜트비를 분담하겠다는 나머지 투자자 4 명의 사인을 받고 리스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확장은 경기 침체와 온라인 판매 회사들과 경쟁에 밀리면서 적자가 늘었지만 특별한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 닥쳤다. 3년이 지난 시점이라 건물 리스 책임에서 벗어났다고 믿었던 투자자들은 D씨에게 문을 닫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개런티 기간이 5년 이라는 당혹스런 답변이었다. 실망한 투자자들이 리스 계약 서를 확인해 보니 10년간 책임을 져야하는 내용 이었다. 그래도 사업을 지속하는 것 보다 정리가 낫다고 판단해 유통 전문가인 B씨가 마무리 임무를 맡았다.
주주들이 모두 떠난 상황에서 B씨는 수십만달러의 개인 자금을 투입하여 깨끗이 정리 했지만 5년 이상 남은 랜트비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이 부분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A씨와 B씨는 둘이서 남은 기간의 렌트비를 책임지기로 결정했다. 물론 문제가 발생하면 분담하기로 했던 다른 투자 자들에게 클레임을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다. 자칫하면 소송까지 갈 가능성도 있어 돈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자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돌아온 랜트비를 반씩 부담하던 두 사람은 일년치 랜트비 60만달러를 줄테니 리스 계약을 해지해 달라고 건물주에게 제안 했지만 번번히 거부 당했다. 테넌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금융 위기의 와중에 보장된 300만달러의 수입을 랜드로드 입장에서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석달째 렌트비를 지불하기 며칠 전 투자 파트너였던 C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샤핑몰에 융자를 제공한 은행으로부터 노트를 매입하라는 제안을 받았으니 같이 인수하자는 내용 이었다. 소설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 순간이었다. 투자 전문 변호사인 C씨는 두 번째 매장 오픈을 결정한 이후에 참여했기 때문에 리스를 보증한 입장이 아니었지만 자신이 건물주가 돼 두 사람에게 랜트비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배려였던 것이다.
건물주가 원래 구입했던 가격의 절반인 1,400만달러에 전격 인수한 부동산의 가격은 지금 몇 배가 올랐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부를 축적하는 방식은 자신이 투자의 주체가 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투자해 재산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미국 부자들의 다수가 두가지를 병행하고 있지만 워렌 버핏처럼 투자만으로 부를 축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자본이 없을 땐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하고 여유 자금이 생기면 다른 곳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 하면서 기회를 확장하는 것이 투자의 기본 개념이다.
외부로부터 투자를 제의받을 때 아무리 완벽한 제안서를 갖췄다 해도 서류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투자 결심의 큰 부분은 사람에 대 한 신뢰가 차지하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투자의 기본은 사람을 믿는 것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타인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큰 재산을 모으는 건 불가능 하다.
주변을 돌아보면 원래부터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믿었던 사람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로 불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후자의 경우 충분히 이해가 되고 안타깝지만 이는 합리적 행동은 결코 아니 라 생각한다. 만약 악의적인 사기에 걸렸다면 자신의 경솔함이나 욕심을 반성해야 하고 선 의적 실패라면 ‘역지사지’ 로 생각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A씨와 B씨는 처음 D씨에게 크게 실망 했지만 두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D씨를 이해하고 이 경험 때문에 다른 사람을 불신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서로를 위로했다.
이렇게 사적 감정과 이해관계를 넘어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여유와 보편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역지사지 능력은 투자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한 두번의 나쁜 경험 때문에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면 기회는 자신이 잃게 된다. 부의 기본은 사람이며 그 기초도 믿음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
터보에어 그룹 회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