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짜리 ‘경제원론’ 강의를 해 보고자 한다. 어느 제도가 더 정의스러운 것이냐에 대한 논쟁은 잠깐 접어두기로 하고 효율성이나 생산성 이라는 개념만을 가지고 지난 백여 년간의 세계역사를 연구해보면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보다 월등히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순수 자본주의경제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나라들이 없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자본주의 제도를 시행해온 나라들은 대부분 정치적으로 더 자유스럽고 경제적으로 부유하다. 같은 맥락에서 순수 공산주의가 실행된 나라도 거의 없기는 하지만 넓은 의미의 공산주의 경제제도를 시행해온 나라들은 그동안 지상에서 씨가 말라 버렸다. 굶어가고 있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하나가 남았다고 할까! 이 나라들의 공통점은 엄청난 독재와 극심한 빈곤이다. 러시아나 중국도 이제는 순수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다.
그러면 왜 인간의 선한 본성에 기초를 두고 이타주의를 목표로 하는 공산주의가 인간의 악한 본성에 기초를 두고 이기주의를 이용하는 자본주의 제도를 당하지 못하는 것일까? 제 아무리 큰 수퍼 컴퓨터를 쓰더라도 물 샐 틈이 없는 국가경제 계획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 지난 100년 간의 인간의 경험으로 증명이 되었다.
반면 무질서하고 무계획해 보이는 자본주의는 인간을 자유스럽게 풀어주고 이기적으로 시장에서 경쟁 하도록만 해주면 더러 종교인들은 신의 섭리라고도 생각하는 “Invisible Hand” 가 생산성을 최고로 높여주는 것이다.
위와 같은 주장의 key words 는자유와 경쟁이다. 인간들이 이기심을 가지고 자유경쟁 하도록만 해주면 저절로 문제들이 해결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독재정권과 결탁한 독점기업들이 성행하는 제도는 그 명칭이야 무었이라고 불리든 간에 가장 열악한 정치, 경제제도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산업화시대 초기에 경제제도는 어떠했을까? 독점기업이 성행하였고 경제계의 큰손들이 정계도 주무른 적이 많았다. 그러면 어떻게 미국의 자본주의가 성공할 수 있었을까? 다행히 자유로운 투표로 곪은 데를 정기적으로 도려내는 국민들의 자정능력이 있어왔고 앞을 내다보고 활동한 훌륭한 정치 지도자들이 있었던 까닭이다.
초기의 초거대 독점기업들은 Pool, Trust, Holding Company 라는 방법을 이용해서 단시일에 독점기업들을 만들어 치부를 하였다. 초기에는 미국의 많은 사람들이 무슨 일이 일어 나고 있는줄도 미처 모르는 사이에 재벌들이 생기기 시작하였고 그들을 규제 해야할 법률들은 폐해가 심해진 다음에야 뒤따라 다니며 제정 되었다. 또 법률을 제정해 놓고도 여러 가지 이유에서 집행을 하지 않고 있었다. 앞으로 곧 읽게 될 초기 재벌들, 예를 들면 J.P. Morgan 과 John D. Rockefeller 등이 여러 가지의 방법으로 독점 재벌이 된사람들이다
Pool 은 몇 개의 경쟁기업들이 생산, 유통, 가격 등에 대해서 담합을 하고 계약을 맺어서 Pool 에 가입한 사람들만 혜택을 보는 독점 방법이다. 자유와
경쟁이 배제되어 독점 기업가들만 치부하도록 만들었다.
Pool 에 대한 단속이 생기기 시작하자 독점을 시도하던 기업들은 원래는 영국에서 자선사업을 위해서 설립되었던 Trust (신탁) 라는 명칭과 조직방법을 인용해서 독점기업을 만들었다. Trust 에 참가하는 회사들은 회사의 주식을 Board of Trustees 에게 맡기고 Board 에서 Trust Certificate 를 받는다. Trust 는 마치 한 회사처럼 운영되고 이익을 Certificate Holder 에게 배당한다. 결과는 경쟁이 없어졌고 독점이익이 증대 되었다. 지금은 Anti-Trust Laws 로서 이런 성격의 Trust 가 불법화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는 큰 Holding Company (지주회사) 가 생겼었다. 이 지주회사의 유일한 자산은 회원회사의 주식들이었다. 이 지주회사는 대주주로써 자회사들을 통제하여 독점이익을 최대화 하는 것이었다. 변질된 Pool 과 마찬가지이었다.
한발 늦게 독점기업들의 폐해를 알게된 미국 정부는“Anti-Trust 법률들을 1890년경 부터 입법하기 시작하였고 재판소 에서도 독점기업들을 단속하는 판결들이 나오기 시작 하였으나 적극적인 규제는 못하고 있었다. 정경유착 이 있었던 것이다.
1900년대초 까지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미국의 재벌들은 자금의 위력으로 대통령을 사실상임명하기도 하고 해임하기도 하였다. 대통령에게 뇌물을 갖다 바치는 후진국형 부패는 아니었지만 선거자금 등의 돈으로 정계를 주물럭 거릴 수 있었으니 제도적인 부패 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그때까지 여러 명의 대통령을 임명 해왔다고 생각해 오던 대 금융투자가 J.P. Morgan 은 “초의 심각한 개혁주의자 이었던 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이 취임후 얼마 되지 않아 독점기업 단속을 시작하려고 하자,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서 우선 섭섭한 마음을 표시한 후 만일 문제가 있다면 “Have your boys sent to my office and my boys will resolve the matter with your boys!” 라는 정도의 얘기를 하였 다고 한다. 그 당시의 정경유착 정도를 짐작하게 만드는 얘기이다.
대통령에게 섭섭한마음을 거침없이 말할 수도 있고 “단속이 무슨 소리냐? 문제가 있으면 너네 아이들 (연방검찰총장을 포함한 법무부 직원들) 을 내 사무실로 보내서 우리 아이들 (자기 회사의 변호사들) 과 상의 하도록 하면 될 일이 아니냐”고 일개 재벌이 훈계를 한 것이었다.
한국의 근대사를 얘기하면서 핏대를 올려가며 애써 산업화시대.민주화시대로 구분하는 것을 보고 실소했던 적이 있다. 마치 산업화와 민주화는 이율배반적인 것으로써 병존하거나 병행할 수 없는 것이라는 논조로 생각되었던 까닭이다.
지금도 많은 후진국들 에서는 신속한 경제성장을 위해서 독재정치가 불가피하고 국제경쟁을 할 수 있는 대기업의 창출을 위해서는 재벌의 육성과 특혜가 불가피하며 독점기업을 만들어 줄 수밖에 없다라고 강변하는 것을 자주 본다. 과연 그럴까? GNP 의성장이 국민 하나 하나에게 돌아가는 파이의 조각도 크게 만들어 주는 것일까?
미국의 산업화 초기에 독점기업들의 공로가 있었고, 정경유착도 있었음은 분명하다. 미국의 그러한 역사가 자기들의 주장이 옳은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변할 정경유착적 독점자본주의 예찬자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주장이 옳은 것이 아님을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우리들은 잘 알고 있다.
J. P. (John Pierpont) Morgan (1837-1913)
Carnegie 가 무일푼으로 시작해서 자수성가로 억만장자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면 J. P. Morgan 은 타고날 적부터 금수저를 입에 물고 나와서 자신의 손으로 그 금수저를 훨씬 더 크게 만든 금융투자가이었다. 자수성가로 큰돈을 모으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물려받은 재산을 잘 유지하고 더 키운다는것 또한 쉽지 않은 것임을 우리는 종종 본다.
Morgan은 거부인 대은행가 아버지 Junius Spencer Morgan 의 은행 Peabody, Morgan & Co. 에서 20세 때인 1857년 부터 일을 시작하여 투자에 조심스러운 아버지 London Office 에서 훈련을 받고 1858년에 뉴욕에 와서 George Peabody & Co. 에서 일하다가 1860년부터1864년까지 아버지은행 J. Pierpont & Co. 의 New York Agent 를 하였다. 아버지와 관계되는 은행들에서 일하다가 1871년에 대주주로써 Drexel, Morgan & Co. 를 창설했다.
1895년에 Drexel 이 사망하자 회사이름을 J. P. Morgan & Co. 로 개명하였다. 1900년에 이르러서 이 은행은 경쟁으로 약체들이 되어있는 회사들을 사들여서 구조조정을 하거나 회사 통.폐합, 합병 등을 통해서 독점기업을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큰이윤을 붙인 후 다시 파는 세계굴지의 금융투자회사가 되었다. 그는 New Technology를 좋아하였고 아버지와는 대조적으로 과감한 투자가 이었으며 Partners 들이 많았으나 항상 Morgan 이 지휘를 하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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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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