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는 AC(Alternating Current) 교류와 DC(Direct Current) 직류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발전소로부터 송전 받아 공장이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교류이고 배터리를 통해서 얻은 동력이 직류다.
직류는 + - 양극이 전류적 변화 없이 그대로 전달되지만 교류는 같은 선에서 양극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 - 구분이 없으며 초당 변하는 횟수에 따라 50HZ와 60HZ로 정해진다.
AC는 전류 특성대로 저장은 불가능하지만 대량 생산이 용이하고 자유로운 전압 조절로 효율적 송전이 가능해 산업화에 가장 공헌도가 큰 발명이다. 에디슨이 자신의 발명인 직류 전기를 일반 동력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테슬라가 고안한 교류 전기가 채택돼 오늘에 이르렀다.
이처럼 효율적 동력인 AC 전기를 비롯하여 1800년대 당시엔 상상할 수 없었던 무선송전 이론 등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니콜라이 테슬라는 전문가들 사이에 에디슨보다 뛰어난 혁신적 공학자로 평가 받는다. 앨런 머스크 회장이 세계 최초로 설립한 순수 전기자동차 회사 이름으로 테슬라를 사용했음도 그의 혁신적 이미지 때문이다.
테슬라가 새롭게 출시할 보급형 전기자동차 예약판매가 시작되자 이틀 만에 27만대라는 경이적인 신청률을 기록해 기존의 자동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당장 자동차를 인수하는 것도 아니고 1,000달러 디파짓 후 몇 년을 더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하며 몰려든 뜨거운 소비자들의 반응에 놀랐을 것이다.
개솔린보다 저렴한 연료비와 트랜스미션이나 내연기관이 없어 정기적 관리도 필요치 않고 부품이 단순해 고장 날 여지가 적음도 전기자동차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단순한 구조 때문에 공간 활용도가 높으며 중량 배분의 최적화가 용이해 코너링이 뛰어난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은 주행거리가 짧은 반면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이 미흡해 전통적 자동차가 갖는 무한질주 개념을 만족시키진 못하지만 지금의 속도면 해결에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충전시간을 15분 이내로 단축하고 주행거리를 350마일 이상으로 늘린다면 전통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1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자동차는 기계와 철강은 물론 전자에서 가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과 기술이 축약돼 있어 그 국가의 기술 수준과 공업 생산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오래 전 크라이슬러 자동차에 구제금융을 제공했던 사례와 금융위기 때 망하기 직전의 GM을 정부가 지원하고 나선 이유도 연관 산업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한 조치였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렇게 중요한 자동차 산업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존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전환점에 서 있다. 지금까지는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생산에 소극적 이었지만 테슬라의 성공적 런칭에 자극받아 전기차 개발과 생산에 더욱 속도를 낼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전기자동차가 특수 자동차로 인식돼 비싼 값에 팔리고 있지만 일반 자동차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대폭 낮춰야 한다. 이번 성공적인 판매도 자동차 값의 약 30%에 해당하는 정부 보조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음은 그 폭만큼의 원가절감이 요구되는 이유다.
제조업에서 생산가격을 낮추기 위한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우선은 대량생산이 필수이다. 따라서 생산을 늘릴수록 매년 적자폭도 증가한 테슬라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큰 관건이 아닐 수 없다. 당장은 주문받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설비와 인원을 대폭 늘려야 하지만 신규 투자는 현금 소진과 더불어 매년 막대한 상각처리로 경영에 심각한 압박을 받을 게 분명한 상황이다.
경쟁 업체의 진입을 막을 수 있는 특별한 기술도 없고 대량생산의 노하우가 부족한 테슬라 자동차가 연간 1,000만대를 생산하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경쟁에서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 나갈지 흥미롭다. 혁신적 아이디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그것을 현실에 구현해 성공시키는 것은 진정한 혁신 없이는 불가능한 이유다.
바둑에 조예가 깊을수록 대국의 한 수마다 흥분과 전율을 느끼듯 테슬라와 전통의 자동차 업체들이 벌일 경쟁은 기업가 입장에서 그 이상의 흥미를 느낀다. 테슬라(이세돌)가 어떻게 대량생산에 최적화된 전통의 자동차 회사들(알파고)과 경쟁하며 살아남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업종은 달라도 그 과정을 통해 경영자가 배울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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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에어 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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