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 and Hell / 천국과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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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moves very fast. It rushes from Heaven to Hell in a matter of seconds.
삶은 매우 빨리 움직인다. 불과 몇 초 만에 천국에서 지옥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심한 봄 감기를 앓콘 합니다. 천지의 기(氣)가 바뀌니 사람도 감기(感氣)? 극심한 봄 몸살을 겪어냅니다. 거의 환골탈태 수준으로 죽었다 살아나는 한 판을 치룹니다. 아니, 이러다 진짜 회생할 수 있을까? 혼비백산(魂飛魄散)! 얼이 날고 넋이 흩어지는 죽음의 경계요 임사체험 수준입니다.
육신의 지수화풍 4대(四大)가 모두 신음합니다. 머릿골이 빠개지며 심장 박동을 정수리로 느낍니다. 눈뿌리 뒤로 인당(印堂)이 쑤시고, 코와 입은 바~싹 마르고 갈라집니다. 살과 뼈 구석구석 과거 한 번 아팠던 부위들이 진한 기억으로 그 고통을 야무지게 되새김질합니다. 흙이 무너져내리고 물기운이 마르며 불이 뜨겁고 바람이 붑니다. 지수화풍의 고해(苦海) 심포니에 혼백이 날며 흩어지는데, …… 영(靈)은 그래도 또렷이 성성하든가? 가물가물 … Really?
며칠 전만 해도 화창한 봄날 동네 수영장에서 헤엄 명상을 맘껏 즐기지 않았던가? What a beautiful morning! 그렇게 서로 인사하며 함께 물장구 치던 사람들, 이 시간 여전히 물 속에서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으리라. 하지만, 지금 나는 콧물/눈물로 범벅된 온 육신의 고통 속에 그야말로 "딱 걸렸다!" 지옥 신세. 우째 이런 일이! 이러다 진짜 다시 일어나 세상 빛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처절한 회의 속에 번지는 파울로 코엘료의 말씀.
Life moves very fast. It rushes from Heaven to Hell in a matter of seconds.
삶은 매우 빨리 움직인다. 불과 몇 초 만에 천국에서 지옥이다.
어젠 그토록 천국, 오늘은 이토록 지옥! 천국과 지옥이 전광석화요 종횡무진입니다. 문제는, 천국과 지옥이 모두 '한 마음[一心]'의 조화니라 점잖을 빼기엔 지옥의 고통이 너무나도 다급하다는 것. 당장 흙기운이 무겁게 땅으로 가라앉는데? 당장 물기운이 급하게 말라가는데? 당장 불기운이 펄펄 끓으며 온몸을 데우는데? 당장 바람기운이 신경 사이를 질주하며 고통의 바다를 휘젓는데? 어쩌랴?
Life moves very fast. 맞습니다. 그야말로 번개처럼 순식간에 요동치는 게 인생. It rushes from Heaven to Hell. 인생은 천국에서 지옥으로 급히 서두르며 돌진한다[rush]; in a matter of seconds. 몇 초 만에! 이렇게 아프면, 죽어서 간다(?)는 지옥의 고통을 가기도 전에 고스란히 맛보는 게 아닐까?
단말마의 신음 속에 끙끙대며 파울로 코엘료 (Paulo Coelho)의 <연금술사(The Alchemist)>를 떠올린 건 육신의 고통 속에 영이 은화처럼 맑은 탓? 야무지게 물어뜯는 이 몸의 고통을 피하는 방편으로 영육의 연금술을 갖추어야? 사도 바울 또한 그 실존을 애써 밝힌 '영(靈)의 몸'이 매우 간절했기 때문? “There is a natural body, and there is a spiritual body.” [고린도전서 15:44] 본래 몸도 있고 영체(靈體) 또한 따로 있나니.
Life moves very fast. It rushes from Heaven to Hell in a matter of seconds.
삶은 매우 빨리 움직인다. 불과 몇 초 만에 천국에서 지옥이다.
칼 쓰는 무사가 선사(禪師)를 찾아와 묻습니다. 천당과 지옥이 뭡니까? 질문을 비껴가는 대답, "참으로 출중한 무사로다." 한껏 기분이 고양된 무사가 짐짓 예를 갖추며 다시 여쭙니다. 천당은 무엇이고 지옥은 무엇입니까? "참으로 어리석은 칼잽이로세!" 발끈한 무사가 칼집에서 짜앙~ 칼을 뽑으며 "이 무엄한 땡초 내 그만 단칼에 베리라!" 그러자, 그윽한 미소를 짓는 선사 왈, 그대가 방금 오간 두 세상,그게 바로 천당과 지옥이라네.
지옥 맛 실감나게 겪은 후, 간신히 회생함에 그저 “덕분입니다!” 덕분(德分)입니다! 결국 살아났네요. 며칠 후면 다시 동네 수영장으로 회귀하고, 그러다 몇 주 몇 달 지나면 또 내년을 맞으리라. 그러다가, 결국 어느 순간 지수화풍으로 돌아갈 부질없는 이 몸!
'일종무종일'이라! 시작없는 하나에서 시작한 그 하나, 결국 끝이 없는 그 하나로 마감한다네.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 그 사이 삶은 매우 바삐 돌아가고 시간 너머 그 '몇 초' 사이에 인생은 수시로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려니. 이제 또 한 번 겨우 살아나니, 그저 또 한 번 “덕분입니다!”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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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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