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택한 전공·대학이 안 맞더라도 포기는 금물, 자신에 대한 성찰 통해 새로운 길 찾을 수 있어
▶ 부모는 자녀가 방황해도 기다려주는 믿음 필요
명문대와 전공선택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전공을 우선시해서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 프리스턴대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기뻐하고 있다.
■전공이 더 중요하다
바야흐로 이번 가을 대합입학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입학허가서가 날아오는 시즌이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이 허가되었다며 기뻐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불합격소식에 아쉬움과 안타까움의 탄성이 쏟아지기도 한다. 어쨌든 결과에 상관없이 그동안의 노고에 수험생들은 치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드림스쿨에 입학했다는 기쁨에 들떠 환호할 겨를도 없이 곧 재정보조와 학교등록, 오리엔테이션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대학에 입학해 신입생으로 대학 생활을 만끽하다보면 순식간에 1~2년이 후딱 지나가게 마련이다. 대학은 세속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학문을 연구하는 상아탑이 본연의 모습이다. 그러나 대학에서 자신이 좋아하고 흥미있는 학문을 전공한 후 대학원에 입학하거나 또한 졸업후 취직해서 가족을 부양하기위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대학보다 전공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아본다.
■복수학교에 합격 때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전공
첫째는 전공을 기반으로 대학 졸업 후에 취업전선에 나설 것을 대비해서이다.
둘째는 대학원을 비롯해 계속적인 교육의 기회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요즘은 미국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대학은 고등학교의 연장선이다’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즉, 대학은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여기는 경향도 있다.
자신에게 꼭 맞는 대학은 전공에 따라 대학원을 진학할 경우 좋은 대학원에 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그런 대학이어야 한다. 또한 진학하려는 대학이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제공하는지 또한 경쟁력이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복수의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합격한 대학들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전공선택
아직도 대부분의 한인 학부모들은 사회적으로 평판이 높은 대학이나 전공을 위주로 한 대학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아무래도 명문대 입학에 더 치우쳐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어느 대학을 입학했든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보통 3~4번 정도 전공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전공 선택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무엇에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는 지 꼼꼼이 살펴보지 않으면 전공보다는 대학 위주의 선택을 하게 마련이다. 물론 대학도 좋고 전공도 맞으면 금상첨화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명문대학에서 자신의 전공을 살리면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1 지금은 LA 인근 대학원 약대에서 공부중인 A양은 수년 전 대학 입학 허가서를 받고 유명사립대학을 가느냐 아니면 전공을 고려해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료계통의 전공이 강한 대학을 가느냐를 놓고 3개월 정도를 옥신각신한 적이 있다. 부모와 자녀가 치열한 3파전을 벌인 끝에 실속이 중요하다는 엄마의 의사를 존중해 따라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의료계통의 전공이 강한 대학에 진학했다. 사회적으로 알아주는 명문대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세월이 흐르고 보니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2 또한 이번 가을 학기에 LA 인근 의과 대학원에 입학허가서를 받은 B군의 경우 수년전 유명 사립대에서 50% 장학금까지 오퍼받은 상태여서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었다. 부모는 학벌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 아들을 유명 대학에 보내고 싶었지만 실제로 입학한 대학은 지명도는 조금 떨어져도 의료 계통 전공이 강한 대학이었고 아들은 이곳에서 좋은 학점을 받아 의과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쉬움은 있었지만 해당대학에서 4년 장학금도 받고 의대입학까지 되었으니 학자금 부채에 대한 부담에서도 벗어나게 되었다.
■학교 적응 못한다고 지레 포기는 금물
의대를 포기하고 방황끝에 목표를 찾은 데이빗 오 스토리가 지난 1월4일 본보 교육섹션에 소개되었다. UC 샌타바바라에 입학해서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여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대학을 중도에서 휴학하고 군에 입대했다가 지난 가을 웨스트포인트에 입학, 늦깎이 사관생도로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후 공학계통의 회사를 운영하겠다고 뜻을 정한 데이빗 오 이야기는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2011년 가을학기 UC 샌타바바라에 입학 후 생물학을 전공으로 정하고 부모님의 기대대로 의대 입학에 필요한 과목들을 수강했지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대학을 중도하차하고 집에 온 후에도 부모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찾고자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인턴으로도 일하면서 주변의 권유로 군대에 입대했다가 군생활에서의 탁월한 평가로 웨스트 포인트에 입학하게 된 그의 스토리에서 학부모와 자녀들이 얻을 것이 많다.
■부모의 가이드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사실 초·중·고를 거치면서 자녀들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유심히 관찰하고 객관적인 적성검사를 통해 자녀들이 어떤 전공을 선택하고 어떤 일을 하면서 살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지를 고민한다.
부모들은 자녀를 유아때부터 보면서 과연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는 지 꾸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런 저런 교육환경에 자녀를 노출시켜 어떤 분야에 가장 관심을 많이 보이는 지 꾸준히 살펴야한다. 자녀들이 열정과 재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해 주는 것은 부모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자녀의 재능과 열정을 독려한다
때로는 자녀의 재능과 열정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냉대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러나 자녀의 꿈을 내팽개치려는 부모의 태도는 곤란하다.
비록 자녀의 꿈이 허무맹랑하고 비현실적인 것처럼 느껴져도 자신이 느끼는 대로 따라갈 수 있도록 지켜 봐 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어떤 자녀는 유명한 NBA 농구스타가 되길 원했지만 정말 프로농구에 드래프트될 만큼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어느 날 그는 농구스타 대신 의사로 그의 꿈을 바꿨다. 비록 본인의 꿈은 현실의 장벽 때문에 이루진 못했지만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로 실천 가능한 꿈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스포츠는 현재 취미로 즐기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따라간다
자녀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이것저것 돌아가면서 시도해볼 수 있다. 부모 입장에서 볼 때는 참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는데 왜 저것을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러나 인생에 정조준은 생각보다 힘들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지는 반대로 무엇을 왜 싫어하는지에 대한 정답이 나온다. 부모 입장에서는 끈기 있게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육은 하루아침에 어떤 성과가 나오기 힘들다. 오랜 세월을 꾸준히 기다려주고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투자는 꼭 금전적인 것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관심과 기대와 애정을 포함한다.
자녀가 올바른 전공을 찾는 문제는 자녀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라 부모와 스승, 주변의 교육관계자들이 함께 힘을 합치돼 최종적인 결정은 결국 본인이 내리게 할 필요가 있다.
그 무엇이 되어도 좋다. 자녀가 올바른 전공선택으로 자신에게 맞는 커리어를 일굴 수 있다면 그것은 자녀 개인의 행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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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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