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회의 발전을 바라보면, 경제발전의 정도와 인생의 퀄리티(Quality)가 꼭 같은 방향으로 같은 수준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걸알게 된다. 조국 대한민국에서도 개발 독재가 시작한 경제발전 (사실 개발 독재 이전의 한국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경제란 게 없었다) 이전에는 사회에 그럴듯한 직장이라고는 학교교사, 공무원, 군인밖에는 없었다. 어두운 구름 속 한줄기 빛처럼 그 어려운 시절엔 학교교사가 가장 똑똑하고 훌륭한 젊은이들이 선망하는직업이었다. 필자가 초·중·고교를 다닐 때는 적성이나 희망과 상관없이 젊은이들 중 가장 뛰어난 사람들이 교사였던 덕분에 우리 세대는 아주 훌륭한 스승들에게서 교육을 받을수 있었다.
여기에서 “지금도 훌륭한 교사들이 많다”는 일반적 주장으로 토론할 필요도 없고 그럴 의도도 없다. 사회전체 청년인구들의 분포로 보아 그옛날 가장 뛰어난 이들이 교사였다는데 우리 세대에서 이의를 다는 분들도 별로 없다. 당시 이름 있는 학교의 교사인 미혼총각과 처녀들은 결혼시장에서 무척 인기가 있었다.
요즘도 직업 안정성과 노년에 나오는 연금으로 아직 교사들이 인기직업인이라는 얘기가 있으나 그 당시 교사들은 그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지금의 증권회사 직원들 수준의 상대적대우와 사회적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세월이 흘러 한국경제가 세계강국들과 비교하는 수준이 되고 지금의 사회가 되었다. 부자들도 많고 대부분 옛날에는 상상도 못했던 수준으로 잘산다. 그런데 적당히 따라가기만 하면 직장도 잘 구해지고 잘살아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은 취직도 안 되고 아파트 값이 너무 올라 집사기도 하늘의별따기니 “ 헬 조선”이란 기막힌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본다. 세상 모든 이들의 현실이 기대치를 못 따라가서그런 것이다. 한국에 살고 있는 모든이들의 기대치가 너무 비현실적으로높다. 교사란 직업도 사회가 발전하고 바람직한 직장들이 너무 많아지니까 상대적으로 시들하게 보이고 별로 존경받지 못하는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다. 한국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육의 위기가 온 것은 경제가 너무 좋아졌기 때문이기도하다. 지금도 직장구하기가 어렵고 교사초봉이 모든 직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 교육현실 가운데 다른 분야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훌륭한 능력을 지녔으나 교사란 직업이 주는 보람 때문에 교직을 택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이들은 요즈음 세상의 값진 보물이며 사회의 영웅이다. 이런 이들이 많은 세상은 그만큼 더 좋은 세상이고 이런 이들이있는 한 우리는 절망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훌륭한 젊은이들이 그런 일들을 못하도록 하는 ‘고약한’ 세력이 있는데 이런 세력의이름은 “어머니”다. 현재 한국사회의많은 청년문제의 중심엔 어머니가있다. 이들은 탐욕스럽고, 명예욕에불타며, 과시욕이 엄청나서 똑똑한 자기 아이가 교사를 한다면 내 눈에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생각도 말라는 인생관을 자식에게 분명히 해두고 있다.
어제 한국으로 돌아간 한 서울대교수는 “지금 한국 공학교육의 위기는 자기 자식이 수학을 잘하면 모든어머니들이 의대를 생각하지 공대는 돈벌이가 안 된다고 줄을 쳐 못 가게 하기 때문”이라면서 모든 의과대학에 들어갈 희망이 없어져야 공대에 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가 차는 얘기와는 달리 이곳 미국에는 염승환 선생님 같은 영웅들도 있다. 경제와 컴퓨터 전공으로 좋은 대학을 졸업해서 밝은 장래를 두었던 그는 교사란 직업을 택해 남가주의 가장 저소득층이 많은 이스트 LA의 고교에서 수학교사로 재직 중인 분이다. 그를 모르는 독자들은 그가 열정과 사명감을 쏟아 가르친 AP클래스학생 전원이 AP시험 패스를 했으며 그중 한 학생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만점을 받아 백악관 초청을 받았던 분으로 알아주시면 되겠다.
학생들과 밝은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좋아하는 일을 해서 행복하다, 맡은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그의소감을 읽으면서 아들에게 그런 앞날을 권하고 뒷받침을 해준 그의 어머니가 필자는 눈시울이 뜨겁도록 너무나 고마웠다. 이런 훌륭한 어머니를 가진 염선생님과 가정에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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