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월이 되면 발표되는 주요 보고서가 있다. 프리덤하우스 연례보고서다. 전 세계 195개 국가와 14개 자치지역의 자유·민주주의 상황을 분석한다. 그리고는 나라 별로 등수를 매겨 보고한다.
이 보고서가 나오면 유독 펄쩍 뛰는 것은 독재국가 지도자들이다. 언론뿐이 아니다. 워싱턴의 주요 정책 결정자들, 각국 외교관, 유엔 등 국제기구에 이르기까지 이 연례보고서를 주요 참고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그 연례보고서- ‘세계의 자유 2016’(Freedom in the World 2016)-가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72개국에서 자유는 뒷걸음쳐 10년째 민주주의는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는 거다. 자유 민주주의체제에서 살고 있는 세계의 인구는 46%에서 40%로 준 것이다.
‘독재자들은 불안해하고 있고 민주체제들은 흔들리고 있다’- 프리덤하우스 보고서가 전하고 있는 2015년의 세계 기상도이다.
저 멀리 지평선에서부터 짙은 그림자를 드리며 번져오고 있는 검은 구름을 공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할까. 유럽, 미국 등 민주주의 국가들이 맞은 상황이 그렇다는 것이다. 잇단 테러와 난민사태, 게다가 경제 불황의 불확실성으로 유럽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신뢰감마저 잃어가고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 재앙은 그러면 주로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프리덤하우스는 권위주의 형, 다시 말해 독재체제들을 지목하고 있다.
난민사태의 진원지 아랍 중동권의 경우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이 지역 전체 인구의 5%도 채 안 된다. 민주주의 불모지역, 그 아랍이슬람권에서 난민이 몰려든다. 그리고 푸틴의 러시아는 북방으로부터 옥죄어 온다. 유럽이 맞은 현실이다.
상당히 불안한 모습이다. 나름 개혁의 몸부림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 세대 이상 철통같이 지켜온 ‘한 가정 한 아이’정책을 두 자녀로 바꾸는 등. 그러나 그 조치도 대대적인 인권 탄압 앞에 빛을 잃었다. 2015년의 중국을 말하는 것이다.
정치는 물론이다. 사회, 경제생활에서도 새삼 강조되는 것은 공산당 최우선주의다. 부패와의 전쟁을 내걸고 조금도 숨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대대적인 검거바람이 불었다. 인권변호사들이 수 백 명씩 체포됐다. 검거선풍은 심지어 기업인, 증권거래인에게까지 불어 닥쳤다. 중국경제는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힘의 논리에 사로잡힌 일방주의 외교노선에만 매달린다. 남중국해에서, 또 동중국해에서. 그 중국이 꽤나 불안해 보인다는 거다.
불안하기는 페트로(petro)독재체제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앙골라, 아제르바이잔 등 산유국들도 마찬가지다. 원유가 폭락과 함께 국가재정이 말이 아니다. 그 정황에서 탄압정책은 가중되고 있다.
요약하면 이런 그림이 나온다. 유럽은 아랍이슬람권과 푸틴 러시아를 진원지로 한 권위주의 형 체제로부터 유형무형의 위협을 받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일당독재체제 중국, 그리고 거기다가 하나 더. 수령유일주의체제 북한으로부터 심각한 안보위협을 받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한 마디로 독재체제가 문제인 것이다.
여기서 그러면 한 번 상상을 해본다. ‘세계의 자유 2017‘- 그러니까 내년도 프리덤하우스 보고서는 어떤 기상도를 보일까 하는 것이다.
“2008년의 전 세계적인 대불황은 아랍의 봄을 가져왔다. 그와 유사한 혁명의 물결이 몰아치는 것은 아닐까.” 포모나 대학의 사회학자 콜린 벡의 조심스런 예상이다.
또 한 차례의 불황과 함께 불안정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권위주의 형 국가들, 그 중 특히 중앙아시아의 독재국가들과 중국의 오늘은 어딘가 대변혁을 앞둔 시점의 상황(과거 혁명이 발생한 곳과 비교 할 때)과 너무 닮아 보인다는 진단에서 나온 전망이다.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길어진 것은 다름이 아니다. 교만이 하늘을 찔렀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의 사설을 말하는 것다. 북한 핵에 대비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배치를 검토하겠다는 한국에 아예 대놓고 겁박을 하고 있다. 결례도 그런 결례가 없다.
그 뻔뻔함, 그 오만함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중화 일방주의의 유전자(DNA)에서일까. 딴은. 그러나 그보다는 오히려 불안감의 반영이 아닐까. 강력한 한미일 삼각체제에 대한.
사드배치는 말할 것도 없다. 핵 군사주권도 검토해야 한다. 김정은 체제의 레짐 체인지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거기에 더해 중국공산당 일당독재체제의 레짐 체인지도 적극 검토하는 보다 근본적인 대 북(北), 대 중국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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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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