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서 22년간 펀딩 매니지먼트 스릴 있고 자부심 느끼는 일
▶ 모어 신임 회장과 비전 공감 한인 2세들 기부에 더 적극적
LA 뮤직센터의 수석부사장으로 임명된 발렌타인 강 겔먼씨. 새로운 경영팀에 합류, 남가주의 공연예술 자원을 업그레이드시킬 기대로 가득 차있다.
LA 뮤직센터 발렌타인 강 수석부사장 인터뷰
LA 뮤직센터는 남가주의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핵심적인 기관이다. LA 필하모닉, LA 오페라, LA 매스터코랄, 센터 디어터 그룹, 글로리아 코프만 댄스가 속해 있는 공연예술 그룹이며, 건축물로는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 마크 테이퍼 포럼, 아만슨 디어터, 그리고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과 레드캣 디어터로 이루어진 거대한 퍼포밍 아츠 콤플렉스다. 이렇게 중요한 LA 공연예술의 메카, 뮤직센터의 수석부사장에 한인 발렌타인 강 겔먼(45?Valentine Kang Gelman)씨가 발탁됐다(1월20일자 1면 보도). 강씨는 오는 3월1일부터 거대한 뮤직센터를 움직이는 경영진 수뇌부의 진흥담당 수석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 of advancement)으로서 공연예술 기금모금과 운용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된다. 강씨의 수석부사장 임명에 특별히 많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현재 뮤직센터가 처한 상황 때문이다. 2년 전 창설 50주년을 맞은 뮤직센터는 경영과 재정에서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지난 해 직원 감원과 공공 프로그램 축소가 잇달았고, 회장을 비롯한 주요 책임자들이 연달아 사임하면서 경영이 공백상태가 됐다. 이에 따라 뮤직센터 이사회는 새로운 회장 겸 CEO로 아메리칸 발레(ABT)의 고위 간부였던 레이첼 모어(Rachel Moore)를 선임했으며, 지난해 10월 새 회장의 부임과 함께 뮤직센터는 완전히 새로운 체제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발렌타인 강씨는 바로 이 중요한 시기에 레이첼 모어 회장이 처음 선택한 수석부사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발렌타인 데이에 태어나 그 이름을 갖게 됐다는 발렌타인 강씨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LA에 오게 된 것을 환영합니다.
▲뮤직센터에서 일하게 돼 너무 기쁘고 기대가 큽니다. 사실은 남편과 함께 새로운 인생계획을 세우던 참인데 타이밍이 너무 좋습니다. 바쁘고 스트레스 심한 뉴욕에서의 삶을 떠나 슬로우다운하고 싶다는 남편과 함께 5개월 전 샌디에고로 이주해 왔어요. 무한한 기회와 잠재력을 가진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또 다른 꿈을 펼치게 돼 무척 흥분돼 있습니다.
-뮤직센터 부사장 발탁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줄리어드 음대와 컬럼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그룹에서 예술행정 담당자로 일한 경력이 눈에 띈 것 같습니다. 레이첼 모어 회장과 인터뷰할 때 서로의 비전과 영감이 너무 잘 맞는 걸 알게 돼 즉각적인 커넥션이 이루어졌지요. 모어 회장은 굉장히 똑똑하고 열정적인 사람이므로 우리는 아주 좋은 팀을 이뤄 남가주의 공연예술을 더욱 활성화시킬 것이라 확신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됩니까
▲펀드레이징이 내가 하는 일입니다. 좋은 예술, 좋은 음악,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펀딩이 필요하죠. 펀딩 매니지먼트 비즈니스는 굉장히 전문적인 분야입니다. 사람들에게 그냥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들이 기부하고 기여하는데 대한 청사진과 로드맵을 제시하고 그 파급효과와 사회적 영향을 보여주면서 전문적으로 관리합니다. 굉장히 보람 있고 스릴 있는 이 분야에서 22년 동안 프로페셔널로서 일해 온데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고, 좋은 일도 많이 했다고 자랑할 수 있습니다.
-뮤직센터를 새롭게 세워나갈 수석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요.
▲뮤직센터는 역사가 길고 탄탄하게 세워진 비영리재단이니 그 오랜 전통과 유산을 이어가면서 잠재력을 새롭게 끌어내고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나 다운타운은 LA 필하모닉과 LA 오페라뿐 아니라 더 브로드와 콜번스쿨, 모카 등 훌륭한 예술기관들이 포진해 있어 다 함께 남가주의 공연예술 현장을 풍요롭게 가꾸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죠. 기존의 파트너십과 새 파트너십, 이사회와 후원자들,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들 모두 팀을 이뤄 함께 일하면서 최선의 것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모어 회장이 새로 꾸리고 있는 팀에서 내가 가장 먼저 발탁됐는데 곧 더 많은 부서의 수장들이 임명돼 새 경영팀이 강화되면 남가주 공연 예술계에, 아니 미국의 문화예술 전반에 아주 좋은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LA는 해외에서 한인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고, 이민역사가 쌓여서 이젠 상당한 재산가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문화예술 분야에 기부하고 후원하는 일에는 인색한 편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한국인은 가족과 커뮤니티와 교회를 위해서는 굉장히 따뜻하고 후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민 1세대는 바닥부터 시작해 많이 고생하며 올라 왔기 때문에 그렇게 번 돈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한인뿐 아니라 모든 이민자 그룹이 마찬가지에요. 그러나 2세들 중에는 사회를 변화시키고 기부하는 일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대화를 시작하고 리치아웃 해야죠.
-자신과 가족에 관해 이야기해 주세요.
▲11세 때 가족과 함께 이민 왔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때 어머니와 헤어져 혼자 살면서 자수성가한 분인데 나중에 미국에 살고 있는 어머니(저의 할머니)를 찾게 됐지요. 그래서 경영하던 식당과 커피샵, 다방을 모두 놔두고 엄마 만나러 미국으로 떠나왔습니다. 저는 언제나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며 적응도 잘해서 금방 미국사회에 동화돼 살아왔습니다. 비영리 단체의 일,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주는 일에 관심 많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일하게 됐지요. 은행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남편과 늦게 결혼해 네 살짜리 아들이 있는데 이제 캘리포니아에서 여유롭게 살게 됐으니 가족과 퀄리티 타임을 즐기는 삶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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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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