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7편의 열풍이 지구촌에 불고 있다. 무대는 은하계 마지막 현자 룩 스카이워커가 사라진 뒤, 30년이 지난 어느 사막행성. 레아공주가 이끄는 선한 세력과 악의 화신 카일로가 여전히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다. 선한 세력의 목적은 실종된 현자를 되찾고 은하계에 평화를 구현하는 일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지구가 싸워야 할 악의 세력은 지구온난화이다. 지난 2015년은 인류가 기상을 기록해온 이래 가장 뜨거운 해였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400 ppm에 달했다. 이는 안전 상한치 350 ppm을 초과하는 수치다. 기상학자들은 2020-30년까지 지구온도가 섭씨 3.5도(화씨 6.3도) 까지 상승하리라고 예측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불과 섭씨 1도 남짓 상승으로 현재 우리는 해수면 상승과 극심한 기후 변화, 사막화의 가속 등을 경험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질병의 창궐로 인류의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온난화가 계속되면 지구의 멸망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비관론이 팽배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파리에선 유엔 지구온난화 정상회의가 열렸다. 오바마 대통령의 주도로 195개국이 역사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지구 온도를 산업혁명 당시 보다 섭씨 2도를 넘지 않도록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선 2050년까지 지구상에서 이산화탄소의 방출을 멈추어야한다.
파리 합의서엔 개발도상국들도 선진국들의 경제적 원조 없이 시행하기로 서명했다. 그리고 2023년부터 매 5년 마다 각국의 온난화 목표달성 현황을 보고해야한다. 미달국들은 세계적 망신을 당하게 된 셈이다.
그런데 어떻게 지구 온난화을 막을 것인가? 과학자들은 스타워즈 같은 상상력을 동원하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들 중엔 신선한 것도 있고 황당한 것도 있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공상영화들에 나왔던 일들이 수년 후에 현실이 되는 걸 보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다.
우선 재미있는 건 ‘우주거울’이다. 지구 궤도에 알루미늄 실로 촘촘히 짜여진 대형 거울을 설치해 태양 빛만 통과시키고 뜨거운 열선을 차단시키는 발상이다. 일단 궤도에 올려놓으면 운영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하지만 태양열 1%를 감소시키기 위해 거울면적이 156만 평방 킬로에 달해야 돼 엄청난 비용이 든다.
‘구름방패’도 있다. 바닷물을 분사해 구름양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는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비용도 적게 든다. 그러나 지구 기후 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다. 화산 폭발 시 나오는 유황을 이용, 햇빛 반사율을 높이자는 착안도 있다. 실제 1991년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 폭발 때 지구온도가 0.6도 정도 떨어졌다. 100만 톤 정도 유황로켓을 터뜨리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오존층 파괴와 산성비다.
또 다른 착상은 ‘이산화탄소 흡수법’이다. 심해의 바다 생물들을 해양펌프로 수면으로 끌어올린다. 이들, 해저 플랑크톤이나 수초들의 활발한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물론 바다 생태계의 파괴가 큰 단점이다. 또, 이산화탄소를 모아 심해 속에 묶어두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새어 나올 우려가 크다.
가장 실용 가능한 방법이 ‘바다 목초지’와 ‘인공나무’ 설치다. 바다에 이산화탄소를 잘 흡수하는 플랑크톤을 대량 재배하는 방법이다. 이는 벌써 실험 중이다. 그러나 바다오염이 문제다. 인공나무는 이산화탄소만 흡수하는 나무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도 에너지가 많이 드는 게 흠이다.
어느 것 하나 쉬운 방법이 없다. 한번 방출되면 생태계에서 백년 이상 사라지지 않는 이산화탄소를 인공적으로 제거하는 데 묘안이 없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오늘도 황당한 꿈을 꾼다. 이를 ‘지구 엔지니어링’이라 부른다. 문제는 지구 환경개선을 위한 우주적인 환경조작이 재앙을 일으킬 위험부담이 큰 데 있다.
지구온난화란 괴물의 모습은 점점 스타워즈의 다트 베이더를 닮아간다. 이를 무찌르려면 은하계의 현자, 룩 스카이워커를 빨리 찾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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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봉 수필가 환경문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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