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다. 그렇지만 실감이 안 난다. 의식은 여전히 2015년에 머물러 있어서인지. 그 2015년을 어떻게 기억해야하나. 포퓰리즘과 병적 흥분이 지배한해,‘ 히스테리의 해’ (the year of hysteria)다. 누가 내린 정의였던가.
그 정의가 그렇다. 상당히 비관적 함의를 지니고 있어 보인다. 동시에 한 가지 강한 시사를 던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2015년은 하나의 터닝 포인트, 다시 말해 대란(大亂)의 시기로 향해 가는기점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새해 전망들도 그렇다. 대체로가 어둡기만 하다. 파국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깊은 터널로 빠져들고 있는 지구촌을 떠올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 잇달고 있는 것이 테러리즘이 더 기승을떠는 한 해가 될지 모른다는 경고다.
소프트 타깃, 파리 연쇄테러, 샌버나디노 테러에서 보듯이 식당, 극장 등을 목표물로 한 불특정 다수를 노린 ‘묻지마 식’ 테러가 새로운 테러 유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내셔널 카운터테러리즘 센터의 분석이다.
2016년은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해가 되고 그 불안정성은 2017년 들어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싱크탱크 스트랫포의 전망이다.
터키의 개입으로 시리아사태는 더악화될 것이다. 이슬람 국가(IS)는 서방의 대대적 군사적 공세에 상당히 약화된다. 그러나 스스로의 존재를 알리기위해 중동지역 밖에서의 테러에 더 힘을 기울일 것이다. 거기다가 알 카에다등 다른 지하드세력도 경쟁적으로 나서 테러리즘은 더 기승을 떨 수도 있다. 세계의 지하드전선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는 거다.
테러리즘과 함께 2015년을 장식한 키워드는 난민(refuge)이었다. 그 난민 인구가 2015년 말 현재 6,000만을 훨씬 넘어서면서 난민위기는 더 심화될 것이라는 것이 이어지는 암울한 전망이다.
지난해 난민문제로 특히 몸살을 않은 지역은 유럽이다. 파도가 밀려오는 터키의 바닷가. 거기서 발견된 세 살난 시리아 난민 어린이의 죽음. 세계는 경악했다. 이내 답지 한 것은 인도주의의 온정이다. 유럽은 난민들에게 국경을 연 것이다. 그러나 잠시의 해프닝이었다.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너 밀려드는난민 행렬 앞에 유럽은 얼어붙었다. 그리고 뒤이은 시리아국적 난민이 가담한 파리 연쇄테러로 유럽통합이라는이상(ideal)은 붕괴 상황을 맞은 것이다.
발칸지역은 몰려든 난민으로 병목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인종, 종교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 지역은 또한 차례 ‘유럽의 화약고’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스트래포의 진단이다.
프랑스도, 독일도 흔들린다. 난민 위기는 단순한 인도주의 위기 차원을 넘어 안보를 위협하는 전략적 위기가 되어가고 있다는 거다. 문제는 유럽이 맞고 있는 난민 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유럽으로 몰려든 난민은 100여 만이다. 굉장한 숫자같이 보인다. 그러나 유럽 전체 인구의 0.2%에 불과한수치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사람과 상품의 자유통행을 보장하는 쉥겐조약(Schengen agreement)이 사실상 정지되는 등 유럽의 정치지형은 근본부터 뒤바뀌었다.
그 유럽에 수 백 만의 난민이 일시에 몰려든다. 그 때에는 그러면. ‘사람들의 끊임없는 이동은 모든 것을 뒤바꾸어 놓는다. 천년의 영화를 자랑하던 로마제국도 무너졌다. 한(漢)문명권도물밀 듯 몰려든 북방민족의 내습에 붕괴됐다. 그와 방불한 사태가….’
지나친 억측이 아닐까. 아니, 머지않아 닥칠 현실일 수도 있다는 게 인구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는 2050년께 세계인구 증가의 절반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이루어진다. 한 세대 후 아프리카인구는 13억 선을마크, 현재 유럽연합(EU)인구의 두 배반에 이른다. 거기다가 예멘, 이라크 등전쟁으로 얼룩진 중동지역 국가에서도 급격한 인구증가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다른 말로 하면 아프리카와 서아시아지역은 앞으로 한 세대동안 하루 평균 11만 이상의 인구증가를 보인다는거다. 그 기간 동안 유럽은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의 전체 인구를 합친 만큼의 인구감소를 보인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상황을 더 어렵게 하고있는 것은 시리아사태는 전 이슬람권을 뒤흔들 거대 내전의 서곡에 지나지 않을수도 있다는 불길한 진단이다. 예멘에서의 내란은 제2의 시리아사태를 예고하고있다. 그리고 그 불길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심지어 회교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에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 말하나. 유럽이 맞은 현재의 난민 위기는 머지않아 덮쳐올 거대한 허리케인에 앞서 잠시 불어온 일진의 바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유럽에만 국한된 이야기일까. 글로벌 시대다. 세계는 좁아졌다. 중동발 위기는 곧 유럽으로 번진다. 미국도 바로 영향을 받는다. 결코 먼 나라,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2016년이 무겁게 열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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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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