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의 자유 찾아온 청교도의 체취 그대로
▶ 청교도의 정신으로 세계 최고의 대학 설립
찰스 강변 멀리 메이 플라워 배가 보인다
식민지 시대에는 영국의 통치 중심지로 성장
경제, 정치, 문화, 학문의 중심역할에 충실
미국 3대 미술관인 보스턴 미술관 꼭 가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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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New York”
맨하튼의 아쉬움을 가슴에 담고 로고가 새겨진 뉴욕 모자를 머리에 쓰고도 뭔가 뒤돌아보게 하는 뉴욕. 해마다 2천만 명이 넘는 여행객들이 감탄과 흥분으로 들끓는 뉴욕을 벗어나 종교의 자유를 찾아 영국을 떠난 청교도들의 체취가 남아있는 뉴 잉글랜드(New England) 6개의 주 가운데 가장 먼저 개척된 매사츄세츠(Massachusetts) 주도 보스턴(Boston)을 향해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향한다.
뉴 잉글랜드란 말 그대로 1620년경 영국의 청교도들이 처음으로 신대륙에 상륙하여 이름 지어진 새로운 영국 땅을 말하며, 미국 지도를 보면 동북쪽 끝에 있는, 마치 대한민국 함경도 지방 지도와 비슷하게 생긴 지역 - 최북단 메인(Maine) 주로부터 뉴햄프셔(New Hampshire) 주, 버몬트(Vermont) 주, 매사츄세스 주,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 주, 코네티컷(Connecticut) 주 6개 주다.
보스턴을 향해 가는 도중 뉴 헤이븐(New Haven, CT)란 작은 도시를 지나게 되는데, 바로 이곳이 아이비리그 중의 하나인 유명한 예일(Yale)대학이 있는 곳이다. 하버드를 위시하여 동북부의 8개 사립 명문대 예일(Yale), 브라운(Brown), 코넬(Cornell), 다트머스(Dartmouth), 프린스턴(Princeton), 콜럼비아(Columbia) 그리고 유펜(University of Pennsylvania)을 ‘아이비리그(Ivy League University)’라 부르는데 바로 이 아이비리그 대학 대부분이 뉴 잉글랜드에 위치해 있다. 예일대학은 뉴헤이븐 도시 전체를 차지하고 있어 주민 대부분이 예일대학 학생이거나 아니면 교직원 또는 학교에 관련된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1700년에 지어진 고색창연한 고딕 양식 건물에서 전통을 느낄 수 있으며 예일대학은 모든 면에서 하버드대학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지 부시 부자를 비롯하여 빌 클린턴 등 5명의 대통령과 20명의 노벨 수상자를 배출한 명문중의 명문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잘 자라고 있는 손녀를 생각하며 예일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하나 산 후 다시 보스턴을 향한다. 청교도들이 신대륙에 상륙한 이래 보스턴은 모든 면에서 미국의 중심이었다. 식민지 시대에는 영국의 통치 중심지로 성장했고 그 뒤로는 필라델피아와 함께 독립 미국의 주역을 담당했다.
1773년 급진파 애국자였던 새뮤얼 애덤스(Samuel Adams)가 이끄는 ‘자유의 아들들(Sons of Liberty)’이 영국이 부과한 차세(Tea Tax)에 항의하여 영국 배에 실려 있던 차를 보스턴 앞바다에 던져 넣은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이 일어났다. 이 사건이 빌미가 되어 미국과 영국의 대립은 심각해졌고 이듬해인 1774년 각 식민지 대표들이 필라델피아에서 모임을 가졌으며 마침내 보스턴에 인접한 콩코드(Concord)와 렉싱턴(Lexington)에서 독립전쟁의 불씨가 타올랐고 1776년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게 된다.
독립 후 미국의 수도는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으로 옮겨졌지만 보스턴은 흔들림 없이 미국의 경제, 정치, 문화, 학문의 중심역할에 충실했다. 이 도시는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새뮤얼 애덤스(Samuel Adams), 죤 F 케네디(John F. Kennedy) 등 걸출한 정치가를 배출했고, 보스턴 심포니와 보스턴 미술관 등 예술의 산실로도 명성을 지켰다. 찰스(Charles) 강을 사이에 두고 보스턴 북쪽에 자리 잡은 케임브리지(Cambridge)는 미국을 대표하는 학원도시다. 이곳은 미국을 대표하는 명문 하버드 대학(Harvard University) 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을 비롯한 60여 개의 대학과 700여 개의 하이텍 기업이 있는 지성의 도시이며 세계를 이끄는 두뇌를 배출하는 것이 보스턴의 자랑이다.
하버드 대학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며, 19세기 미국의 지식사회를 주도해온 에머슨(Ralph Emerson), 소로(Henry Thoreau)와 스키너(B.F. Skinner) 등이 모두 하버드대학 출신으로, 지금까지 6명의 미국 대통령과 33명의 노벨 수상자들을 배출했다. 발을 만지고 기념사진을 남기면 자신 혹은 자손이 하버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전설의 존 하버드(John Harvard) 동상 앞에 가보니 구두가 반들반들 잘 닦여져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만지고 사진을 찍은 모양 ? 나 역시 별수 없는 속물이 되어 열심히 구두도 만지고 사진도… 보스턴의 역사적 명소들을 둘러보고 싶으면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을 이용하면 되는데 명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로 위에 빨간 선으로 그려져 있다.
보스턴의 대표적 공원 커먼(Common)을 시작으로 주 청사, 보스턴의 명사와 상류층이 모여 사는 비콘 힐(Beacon Hill), 그리고 또 추천하고 싶은 곳이 올드 코너(Old Corner) 서점이다. 이곳은 19세기 미국 문학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에머슨, 호돈, 롱펠로우 등 대 문호들의 작품이 이곳에서 발간되었다. 또한 도심 속의 시장 퀸시 마켓(Quincy Market)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곳에서 유명한 클램 차우더와 랍스터 롤은 잊지 말고 꼭 맛보아야 할 먹거리다.
그밖에 보스턴 미술관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과 함께 미국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전시품은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 시대의 유물부터 현대 미술까지 다양하지만 특히 프랑스 후기 인상파의 컬렉션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박물관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여행의 참 의미는 단순히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사실을 직접 확인하는 기쁨이란 걸….
보스턴은 숨 가쁜 변화 속에서도 옛 전통과 기품을 잃지 않은, 자유롭고 고도로 절제된 도시다. 자유와 전통,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깔끔한 멋과 도도한 자존심이 도시 곳곳에서 흐른다. 마침 차에서 비지스(Bee Gees)의 매사츄세츠가 감미롭게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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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안개 장 금 자
어제 밤부터인가
온 거리를 가득 메운 안개는
창문가에 다가와
소리 없는 함성을 지르고 있다
바늘 꽂을 틈만 있어도
달려들 것 같은 너는
유리창 하나 사이에 두고
온 밤 나와 실랑이를 하고 있다
잡힐 듯 잡힐 듯 잡을 수도 없는 너는
괜스레 내 마음만 울렁이게 하고
어느 틈엔가 슬그머니 떠나 버린다
아무 기척 없이 왔지만
너 떠난 자리
머물다간 너의 흔적은
내 깊은 속내 촉촉이 적시우며
오늘 또 기다림에 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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