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3일 벌어진 IS의 파리 시민들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무차별 살육만행은 프랑스를 전시체제로 몰아넣었을 뿐 아니라 IS 추종분자들이 산재되어 있는 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미국 시민들을 경계태세로 돌입하게 만들었다. 프랑스는 20세기 후반의 과거 식민주의시절에 대한 속죄의 뜻이 섞인 톨레랑스 정책으로 많은 이슬람교도들이 이민 귀화하는 것을 허용한 결과 대다수의 이민자들은 프랑스 문화에 적응한 반면 취업 등의 기회에 있어서 차별을 받아온 젊은이들이 알카에다나 IS 등 이슬람 과격파에게 포섭되는 등 최근 역사의 후유증으로 국난을 겪고 있다.
29세의 테러주모자가 7~8명의 추종자들과 또 소프트타깃을 공격하려다가 17일 새벽 경찰의 5,000여발 집중공격으로 죽임을 당했기에 망정이지 프랑스는 더 큰 참화를 당할 뻔 했다. 하지만 프랑스 수상이 IS가 생화학 무기마저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시민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을 보면 사태의 악화는 불을 보는 것과 같다. 자신이 테러의 피해자가 될 뻔 했던 올랑드 대통령을 위시한 프랑스 정계는 테러혐의자들이나 동조자들에게서 프랑스 시민권을 박탈하는 개헌마저 고려중이다.
“다음 타깃은 워싱턴”이란 기치를 앞세운 IS테러분자들의 동영상 때문에 미국사회도 1만명의 시리아 난민들을 받아들이기로 한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을 두고 시비가 분분하다. 공화당 출신 주지사들이 26명이나 시리아 피난민들을 자기들의 주에 허용치 않겠다고 한 반면 여러 민주당출신 주지사들은 과부나 고아들 그리고 철저히 과거에 대한 조사검증을 거친 시리아 난민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주정부에서 일단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한 사람들의 주거지 선택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역사와 현실을 무시하는 인기영합적인 언동이 공화당 주지사들의 작태이다. 트럼프를 위시한 공화당 대선후보들도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IS의 발호에 대해서도 민주와 공화 양당은 각각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오바마가 이라크에서 조기철군을 안했다면, 그리고 시리아 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더라면 이슬람 국가를 참칭하는 IS가 그 두 나라의 큰 지역을 점령하여 테러리스트들의 집합지로 만드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공화당 쪽의 변이다. 민주당 측에서는 부시대통령이 2003년에 이라크에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겠다는 명분과, 알카에다를 지지했다는 거짓 명목으로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기 위한 전쟁을 일으킨 것이 화근이 되어 IS의 오늘날이 있게 되었다는 입장이다.
IS는 칼리페이트(Caliphate)라 칭하는데 칼리프(Caliph)가 통치하는 국가란 뜻이다. 칼리프는 이슬람의 창시자 모하메드의 후계자를 의미한다. 그리고 IS는 이슬람의 근본 교리를 단호하게 집행하는 것을 고집한다. 이슬람교의 불신자들에게는 개종하거나 죽음을 택할 두 갈래의 길밖에 없다.
그런데 개종을 거부하는 기독교인들만 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을 믿기는 하지만 수니파가 아닌 시아파에 속한 사람들도 ‘즐거이’ 살해하면서 희희낙락하는 자들이 바로 IS의 추종자들이다. IS편이 아닌 모든 사람들을 죽여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이슬람 과격파들의 주장이기 때문에 그들은 인류의 공적이다.
그리고 IS만 아니라 다른 이슬람 과격파들의 자살특공대 조직 또한 반인류적, 여성 혐오적 야만성을 내포하고 있다. 불신자들 또는 반 이슬람주의자들을 더 많이 죽이고 자폭해서 죽으면, 죽자마자 이슬람의 낙원으로 가서 72명의 처녀들을 거느리고 살 수 있는 찬란한 장래가 보장된다고 허무맹랑한 가르침을 퍼뜨리고 있다.
문제는 IS의 선전에 현혹되어 외톨이형 젊은이들이 IS에 가입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IS의 선전과 그런 젊은이들과의 교신이 비밀암호에 의한 것이라서 첩보기관들이 해석하기 곤란하여 테러를 미연에 방지 못한다는 점이 이번에 부각되었다.
어떤 전직 CIA 국장은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비밀도청사실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여러 첩보활동에 대한 폭로의 결과로 IS가 통신방법을 개선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파리의 희생자 129명의 피에 대한 책임이 있는 스노든은 미국에 와서 사형, 그것도 교수형에 처해져야 마땅하다고까지 주장했다. 정말로 세상이 어찌될지 무서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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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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