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제 1의 도시 자부심 가져
▶ 뉴욕 야경은 신의 세계 침범하려는 인간 욕구
문화중심의 미드타운, 경제중심의 로어 맨하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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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1의 도시 뉴욕에서 최첨단의 유행과 제반 여건 등등,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뉴욕커(New Yorker) 속에서 40년 가까이 살다 보면 뉴욕커란 말이 무색하지 않으련만 태어난 본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우리 한국인들인가 싶다. 길을 헤매다 찾아 들어온 우릴 반갑게 맞는 친구는 보자마자 뒤 정원으로 끌고 가는데 한국 가지오이, 고추가 주렁주렁 텃밭을 이루고 있는걸 보니 왠지 코끝을 찡하게 한다.
오랜만에 토속적인 한국음식을 먹은 다음날 아침 친구를 가이드로 앞세워 맨하튼 공략에 나섰다. 맨하튼은 크게 중심부인 미드타운(Midtown), 남쪽의 로어 맨하튼(Lower Manhattan)과 다운타운, 북쪽의 어퍼 맨하튼(Upper Manhattan)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드타운은 미국 문화의 중심지로서 뮤지컬과 연극의 메카인 브로드웨이와 타임 스퀘어가 이곳에 있으며 또한 쇼핑 거리인 5번가, 카네기 홀, 뉴욕 현대 미술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크라이슬러 빌딩, 록펠러 센터, 그리고 라디오시티 뮤직 홀 등등 유명한 고층 빌딩과 세계적인 기업, 미술관, 공연장, 상점들이 모여 있는 맨하튼의 핵심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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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 맨하튼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월 스트릿과 증권거래소 등이 있는 금융의 중심지다. 그리고 9.11테러의 희생물이 되었던 쌍둥이 빌딩 세계무역센터 자리 그라운드 제로, 최초의 영국 성공회 교회인 트리니티 교회와 블루클린 다리, 맨하튼 남쪽 끝에 배터리 파크, 바다 건너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
다운타운은 로어 맨하튼의 북쪽과 미드타운 사이에 있는 지역을 말하는데 유명한 그리니치 빌리지와 소호가 있어 뉴욕 미술을 대표하는 곳이기도 하며 차이나 타운과 리틀 이탈리아 등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한 지역이다.
어퍼 맨하튼은 세계 최대급의 도심 공원인 센트럴 파크를 중심으로 세계 3대 박물관인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줄리아드 음악원과 오페라 하우스 등이 있는 링컨 센터, 아이비리그의 명문 컬럼비아 대학, 세계 최대급의 교회 성 요한 성당, 슬럼에서 명소로 바뀐 할렘(Harlem)가 등의 볼거리로 가득 차있다. 조금만 걸어도 눈에 보이는 곳이 모두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소들이어서 이번 여행기에는 대표적인 몇 곳만 소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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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먼저 어퍼 맨하튼의 쎈트럴 파크 동쪽 끝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박물관 입구에서 입장료는 낼 수 있는 만큼만 내라는 안내원의 얘기를 들으며 도네이션 문화가 자연스럽게 우리 삶에 자리 잡고 있는 미국이 자랑스러워진다.
소장품의 범위가 가장 넓은 것으로 알려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영국의 대영 박물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미술관 중의 하나이다. 선사시대의 것으로부터 오늘날의 작품까지 300여 만 점이 광범위하게 소장되어 있으며, 특히 이집트 미술품과 식민지 시대 이후의 미국 조각 작품이 많다.
이 미술관은 17개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거대한 규모 때문에 하루에 보는 것은 무리이므로 지도를 보고, 관심분야를 미리 정해서 관람하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입장료에 포함되지 않는 특별 전시회가 자주 열리므로 사전에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박물관에 다닐 때면 늘 ‘무엇이든 아는 만큼 보인다’는 얘기를 뼈저리게 느끼며 후회를 하곤 한다. 피카소는 물론, 고흐와 고갱, 로댕, 모네, 마네, 드가, 알폰스 무하(Alfons Maria Mucha) 등등 정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의 엄청난 작품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이곳에서 처음으로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Jan Vermeer) 작품과 마주하니 가슴이 설렌다.
'진주목걸이를 한 소녀'란 작품을 비롯하여 오직 35개의 그림만이 남아있는 베르메르의 작품 중 5점이 이곳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니 그의 작품을 본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에 큰 보람이리라. 거의 하루를 꼬박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3분의1도 구경을 못하고 아쉬움을 안고 뉴요커들의 쉼터이자 뉴욕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센트럴 파크의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셨는데도 허기가 진다.
캘리포니아를 떠나기 전부터 미식가 선배 한 분이 추천해 준 식당, 카네기 델리 레스토랑(Carnegie Deli Restaurant)을 찾아 간신히 주차를 해놓고 찾아갔더니 100미터는 족히 되게 줄을 서 기다린다. 말 그대로 World’s Best라 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40분을 기다린 끝에 간신히 자리 잡고 메뉴를 보니 딱 두 가지, Pastrami 또는 Corn Beef, 음식을 시켜보고 나서야 왜 이리 사람이 많은지 알 것 같다.
패스트라미 샌드위치의 높이가 거의 1ft 가까운 크기라서 하나 시켜서 둘이 먹어도 남는 양이다. 먹다 먹다 지쳐서 싸가지고 나와 보니 자동차 와이퍼에 주차위반 티켓이 우릴 반긴다. 일요일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2장씩이나... 16달러짜리 샌드위치 먹고 벌금 128달러를 내다니, 뉴욕 텃세가 좀 지나치단 생각도 들지만 이것도 여행하며 겪어야 할 과정 중 하나라 생각하고 즐겨야지...
어떻든 그 넓은 박물관의 투어가 어찌 돈으로 따지랴.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센트럴 파크 위쪽에 유명한 구겐하임 미술관(The Guggenheim Museum)에서 세계적인 근•현대 예술가들의 작품 감상을 추천하고 싶다.
시애틀엔 불타는 밤이 있다면 뉴욕엔 영혼이 불타는 밤이 있는 것 같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보는 뉴욕의 야경은 인간이 이렇게까지 신의 세계를 침범해도 되는가 하는 착찹함에 빠지게 한다. 너무 아름다워 가슴은 오히려 휑해지는데 천천히 드라이브를 즐기며 Don Mclean의 감미로운 Vincent – Starry Starry Night… 팝을 듣는다. 빈센트 고흐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을 했다는데 난 그저 가슴만 아련해질 뿐이다.
<글•사진 성기왕 통신원>
사진설명:1.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2. 뉴욕 타임 스퀘어에서 행위 예술 걸인과 함께3. 대낮같이 밝은 뉴욕 타임 스퀘어 야경4. 새로 지어진 월드 트레이 센터5. 록펠러 센터에서 바라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6. 자유의 여신상7. 미드타운 미드타운 웨스트 록펠러 센터 야경8. 베르메르의 진주 목거리를 한 여인9. 뉴욕 현대 미술관
떠나 보내기
장 금 자
가을이면 떠나보내는 연습을 한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찬란히 빛나던 푸른 잎들도
그토록 아름다움 뽐내던 꽃들도
숨 죽여 갈 길 서두르고 있다
꽃이 지듯 잎이 지듯
그렇게 나도 가을이 되어 있는데
아직 떠나갈 채비는 되지 않고
떠나가는 이들만 서럽게 보고 있다
내가 가을이 되어서야 알아낸 건
이별은 가을뿐이 아니라는 것
그래도 아직도 가을이면
떠나 보내는 연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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