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을 드리기 전에 다음 두 가지 이야기기가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쉽게 할 것 같다.
첫번째 이야기 : 수년전 북경대학에서 미국교수들과 중국기업들의 미시경제 데이터를 써서 미국학계에서 궁금해 할 연구프로젝트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중국출신 교수가 “중국의 데이터는 믿을 수 없어 통계분석에서 나오는 결론이 믿기 힘들 것”이라고 많이 주저하는 바람에 프로젝트를 시작하지도 못한 경험이 있다. 이번 늦여름 중국주식시장에서 여러 번의 주식가격 폭락이 있고난 후 미주한국일보에서도 중국의 경제통계, 증권시장 운용과 중국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반의 신뢰성을 믿을 수 없다는 분석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두번째 이야기: 중국 주식시장에서 연달은 주가폭락이 있은 후 뉴욕타임스의 경제기사에 이런 게 있다. 폭락 후 중국공산당의 대응은 놀랄 만큼 신속하고 강력했는데, 공안이 증권투자회사의 비즈니스 기자를 체포해 전국 TV를 통해 이 기자가 국민들에게 용서를 빌게 했다. 중국정부는 기자의 잘못으로 주식가격 폭락이 야기된 것처럼 만들고 또 평균주가유지를 위해서 주식시장 위기 후 첫 번째로 2,400억달러가량을 급히 풀고 비상거래규제, 주식매도에 대한 제약등 주식시장의 감시와 관리를 강화했다. 절대 권력을 가진 공산당 정권이 이렇게 하니 단기적으로는 그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주가 폭락 후 중국 상장기업들 중 중국에서 허용된 독특한 규정을 이용해서 몇 시간이 아니라 무기한으로 주식거래를 중단한 상장기업들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천수백개나 된다.
중국은 아주 오랜 세월동안 매년 7프로를 훌쩍 넘는 경제성장을 해온 나라다. 그런데 이걸 서방세계의 눈으로 곧이곧대로 들었다가는 망신하기가 십상이다. 경제데이터가 지방정부와 국영기업들에서 중앙으로 올라 올 때 지방관리들과 공산당 조직바닥에서 숫자를 부풀려서 올린다. 실적이 신통치 않게 나왔다가는 업무평가에서 “찍혀서” 불리한 인사결과가 나올게 뻔하기 때문이다. <공산당>과 <진실> 이란 별로 상관이 없는 단어들이다. 필요하면 속이는 게 버릇이 되어있고,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게 공산독재의 세계 아닌가.
경제가 발전했다고, 또 어느 정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놓은 제한된 개방경제의 제도를 보고 중국에 발을 들여놓은 수많은 기업가들이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잊지 말아야할 현실은, 중국은 아직 공산독재의 서슬이 퍼런, 정치적 자유가 없는 나라다. 모든 경제문제도 정치논리가 앞서는 나라. 동부 해안지대 경제발전 지역의 부동산 가격하락이 직접 금융기관들의 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항상 있는 곳. 경제발전이 고성장으로 지속되지 않으면 사회불안과 또 괴리된 사회계층의 불만이 팽배해 있는 나라. 관리들과 심지어 리커창 총리까지 자기들의 경제통계 조작을 믿고 이야기하는 나라. 회사채 시장에서 이자 산출의 기본이 되는 기업신용등급까지 쇼핑이 가능해서, 좋은 등급 주는 신용평가사를 찾기가 쉬운 나라. 그런 나라가 중국이란 엄연한 현실을 항상 염두에 두지 않으면 언젠가 그 대가를 치른다.
시장경제에서 사회적 불신과 정치적 위험은 엄청난 경제적 대가를 요구한다. 중국의 고성장은 드디어 지나간 것 같다고 증권시장분석가들의 대부분이 결론을 내리고 그 이후 중국경제에 적당한 사이즈라도 부정적 충격이 오면 위기는 불 보듯 뻔하다. 중국경제가 가지는 사이즈의 위험 때문에 중국경제의 위기는 글로벌경제의 위기로 금방 변하게 된다.
그런데 사실은 미연준이 앞으로 오게 될 중국발 경제위기에 불을 지핀 것이다. 8년이 다되어가도록 초저금리에 과다한 유동성공급이 미국과 EU경제에 끼친 해독은, 자본위험성에 모두가 방종해져서, 서방경제에서 바라는 정도의 투자수익이 나오지 않자 위험하지만 수익률이 좋은 이머징마켓(EM)으로 이 초과유동자금들이 이동한 것이다. 이 EM이란 것이 외교적으로 포장을 해서 그렇지 사실은 중국이다.
액수를 알고 나면 기가 막힌다. 40조 달러나 된다. 서방에서 싼 이자로 빌려서 “고성장” EM에 회사채로 빌려준 것이다. -그런데 초저금리로 버티던 기업들이 미국 연준에서 곧 이자율을 올리기 시작하면 어떻게 되는가. 성장이 주춤하면서 기업이윤이 줄어드는데 엄청나게 늘어날 막대한 회사채 이자는 어떻게 되는가. 중국정부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장둔화를 막으려 애쓰는 이유 중에서 중국정권의 정치적 안정 외에도 이런 이유들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공산당 간부들이나 부유층의 미국으로 재산 빼돌리기에 위기의식을 느껴 수백명의 공안들을 관광비자로 미국에 보내서 잡으러 나선 중국에서, 저성장에 저금리시대가 끝나고 자금들이 미국으로 이동하는 흐름까지 겹치면 그 위기를 피할 방도는 없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