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ROPAEDIA(키로파에디아), 우리말 번역으로 <키루스의 교육>은 아테네 사람 크세노픈(431-354BC)이 쓴 키루스 대왕의 일대기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메데제국의 조그만 변방 국가에 불과했던 페르시아가 어떻게 세계 최대 제국이 될 수 있었는지, 키루스라는 인물을 키워낸 당시의 페르시아의 토양은 과연 어떠했는지를 관심 있게 살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교육이었다’는데 주목하였다.
‘그렇다! 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그리고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구나!’페르시아의 교육은 5살부터 시작하여 소년 반에서 10년, 청년 반에서 또 10년을 거치는 과정이었는데 이 두반을 성공적으로 이수한 사람만 장년반이 되어 군장교가 되거나 정부 관료가 되었다.
왕궁과 정부청사로 둘러싸인 광장이 학교였다니까 학생 수는 많아야 몇 백을 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 학생들은 공동생활을 하면서, 질서와 인내와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웠다. 철저한 소주정예의 엘리트 교육이었던 것이다.
헤로도토스 역시 그의 저서 <역사>에서 페르시아의 원동력으로 교육을 주목하였다. 소년 반에서 활쏘기 말 타기에 앞서 가장 중요하게 배우는 것은 정직에 대한 교육이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가문 출신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정직하지 않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가르친 것이 정의의 구현이었다. 정직이 품성이라면 정의를 구현하는 정신은 가치관이다.
키루스가 13살이었을 때 어머니 만다네 공주는 친정인 메데의 아스티아케스 왕에게 아들을 데리고 가서 그 나라의 선진 문물을 배우게 하였는데, 거기에서도 어머니가 아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은 ‘무엇이 정의인가’ 하는 것이다.
“애야, 할아버지의 나라(메데 제국)에서는 무엇이 정의인가 하는 것을 왕인 할아버지가 정한다. 그러나 네 아버지(페르시아의 왕)에게 정의는 자기의 의지가 아니고 법이란다. 페르시아 사람들에게 정의는 법과 질서에 의한 권리와 평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키루스의 교육> 3장에는 어린 키루스가 자기가 배운 정의에 대해서 어머니에게 복습하는 내용이 나온다. “학교의 소년 반에서 어느 날 저는 다른 사람을 재판하도록 임명되었습니다.
어떤 큰 몸집의 아이가 자기는 작은 겉옷을 입고 있는데 자기보다 작은 아이는 큰 겉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 큰 옷을 빼앗아서 자기가 입고 그 아이에게는 자기의 작은 옷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판결하기를 두 사람 다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게 되었으니 모두에게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판결이 잘못되었다고 제게 매질을 하셨습니다. ‘네가 그 옷이 누구에게 어울리는지를 판단한다면 그렇게 판결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네 임무는 누구의 것이어야 하느냐를 판결하는 것이다. 힘으로 빼앗은 자가 갖은 것이 옳으냐, 아니면 정당한 소유자가 갖는 것이 옳으냐’ 판결하는 것이 재판의 핵심이었다는 것이지요.”
요즘 은 과정은 어떻든 간에 결과만 좋으면 좋다는 풍조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그러나 결과만 가지고 따지면 정직과 정의가 실종된다. 선생님은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직과 정의가 배움의 기초로 했던 2천6백 년 전 페르시아의 교육을 읽으며 오늘날 우리의 자녀 교육을 생각한다. 지금의 교육은 타인을 배려하는 폭넓은 인격을 쌓는 것 보다 명문학교에 진학하고, 졸업 후 보수가 좋은 직장을 갖는 것에 최우선 순위를 둔다.
그러나 무엇이 옳고 그른지, 삶의 목적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그래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이 실종된 교육이라면 우리의 장래는 다만 우울하기만 할 것이다.
메데 제국의 조그만 변방에 불과했던 페르시아는 이러한 철저한 인성교육에 힘입어 인류사상 최초로 최대의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그러나 페르시아는 나라가 번영함에 따라 인성교육이 소홀해 지고, 지도층 기강이 해이해 지더니 나라는 병들고 종래 망하는 길을 걷는다. 번영 다음에 오는 것이 과도한 욕심이고, 부패와 사치와 방탕인데 그것은 바로 멸망의 전단계라고 역사는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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