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러리 의상 간소하게 대체… 법원·교회서 예식 경비 절감
▶ 웹사이트의 디자이너 드레스 유령회사 사기 많아 주의해야
● 결혼식 ‘빚잔치 악몽’ 피하려면
결혼식 한 번 하면 기둥뿌리가 흔들린다고들 한다. 하지만 화려한 결혼식은 우울한 신혼의 예고편이다.
아서와 캐더린 존스의 예가 딱 그렇다. 고교시설부터 사랑을 키워온 이들은 지난 5월 마이애미 인근 프라이빗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를 빌려 떠들썩한 결혼식을 올렸다. 캐더린의 제안에 따라 검소한 ‘프렌치 컨트리풍’으로 테마를 잡고 준비를 했지만 실제 경비는 예산을 훌쩍 넘어섰다.
결혼식이 끝났을 때 이들의 부채는 4만달러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 각자의 학비 대출금까지 합치면 신혼부부가 갚아야 할 부채 총액은 10만달러대로 진입한다. 6자릿수의 빚더미 위에서 신접살림을 시작하는 셈이다.
이들은 신혼여행지인 캐나다에서 경비문제로 심한 말싸움을 벌였고 여행에서 돌아온 뒤에도 2주 가까이 싸늘한 냉전을 이어갔다.
이들처럼 결혼식을 우울한 빚잔치로 끝맺지 않으려면 기존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외형보다 내실에 충실한 사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
▲ 결혼경비 얼마나 되나
결혼정보 전문업체인 낫(Knot)에 따르면 지난해 신랑신부 커플은 결혼비용으로 평균 3만1,213달러를 사용했다. 2013년의 2만9,858달러에 비해 4% 늘어난 액수다.
식장 임대료가 1만4,006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반지가 5,855달러, 밴드 3,587달러 순이었다. 평균 케이더링 가격은 하객 1인당 68달러로 나타났다.
결혼비용은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가장 비싼 곳은 맨해턴으로 평균 7만6,328달러였지만 2013년의 8만6,916달러에 비하면 그나마 낮아진 셈이다.
미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결혼할 수 있는 곳은 유타로 이곳의 평균 혼인예식 경비는 2014년 기준으로 1만5,257달러였다. 도시별로 LA가 평균 3만7,317달러, 샌프란시스코는 3만9,690달러로 집계됐다.
결혼식 경비는 신부의 부모가 전체의 43%를 부담했고, 신부와 신랑이 나머지 비용을 균등하게 분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 형식주의를 타파하라
에스더 웡은 전통적인 웨딩케익을 컵케익으로 대체해 수백달러의 경비를 줄였다. 이에 보태 결혼식 날 아침 일찍 가족과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컵케익을 장식함으로써 예산절약 효과를 배가했다.
웨딩전문 잡지 편잡장의 딸인 수잔 페이체크는 신부 들러리에게 입힐 값비싼 가운을 ‘생략’했다. 들러리를 서주기로 한 그녀의 절친들은 “각자 집에 있는 검은색 야외복을 입고 와 달라”는 신부의 부탁을 두 말 없이 들어주었다.
일부는 법원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거나 신랑 가족과 경비를 균등하게 분담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미시간주 플리머스의 웨딩 플래너인 젠 하우스(37)는 “결혼방식에 변화가 일고 있다”며 “그러나 모든 경비절감 아이디어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하객들에게는 인쇄된 멋진 청첩장을 돌리고 친구들에게는 카피를 보내는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처사다. 기본 예의마저 무시하는 것은 곤란하다.
▲ 신용카드 활용
재정적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비용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방법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비를 한 개의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전체 금액을 여러 달로 나누어 납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약 캐시나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한 카드를 갖고 있고, 대금을 한꺼번에 결제할 여력이 있다면 포상점수(reward points)를 신용여행에 활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하다.
하지만 조만간 모기지나 자동차 론을 신청할 예정이라면 카드를 한도액까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 드레스에 목매지 말라
최근 몇 년 사이 가족 중 한 사람, 혹은 친구가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재사용하는 신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재활용 드레스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웨딩 플래너인 하우스는 신부들에게 도네이션으로 나온 가운을 구입하는 방안을 곧잘 대안으로 제시한다.
주마다 유사한 프로그램이 많이 있지만 미시간주 앤아버의 브라이즈 프로젝트는 기증받은 웨딩가운을 판매해 수익금을 그레이터 앤 아버의 ‘캔서 서포트 커뮤니티’를 통해 암 환자 가족들에게 전달한다.
또한 LA의 패션스쿨 FIDM에서 운영하는 드레스 매장을 방문하면 학생들이 디자인한 가운을 비교적 싼 값에 구할 수 있다.
▲ 유령 드레스 회사를 조심하라
우편주문 드레스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에 띄워 놓은 우아하고 숨 막힐 정도로 멋진 사진에 혹해 덜컥 주문을 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일부 웹사이트는 지명도가 높은 브랜드 네임을 도용해 디자이너 라벨이 붙은 드레스를 저렴한 가격에 파격 세일하고 있는 듯이 떠벌리기도 한다.
아메리칸 브라이덜 & 프롬 인더스트리 어소시에이션은 온라인에서 찾아낸 사이트라면 주문을 내기 전에 무조건 연락처부터 확인해 보라고 권한다. 이메일 주소만 달랑 걸어놓고 고객을 끌어들인 후 돈을 떼어먹는 유령업체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 샤핑을 할 때, 특히 웨딩드레스 등 옷가지를 살 때에는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델의 얼굴이 잘려져 나갔는지 아닌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모델의 얼굴이 분명히 나오지 않는다면 다른 브랜드의 사진을 무단으로 퍼 온 것으로 의심해야 한다.
구입하기 전 환불 규정을 꼼꼼히 숙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매장을 직접 찾아가 드레스를 고를 경우 태그가 달려 있지 않거나 태그에 이상한 스펠링이 적혀 있는 것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원하는 브랜드네임의 ‘Where to buy’ 웹페이지로 들어가 가까운 점포의 위치를 확인하면 공인 매장에서 안심하고 드레스를 구입할 수 있다.
▲ 신분도용을 경계하라
신원정보 절도범들은 신부가 성을 바꾸게 되는 결혼식 전후에 특수를 누린다. 거래개선위원회(Better Business Bureau)는 이름을 바꿀 때에는 개명 서비스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지만 중요한 정보가 담긴 개인문서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결혼 후 성을 바꾸려면 소셜시큐리티국부터 찾는 게 바른 순서다. 이때 운전면허, 미국 여권, 출생증명서 등 자신의 신원을 확인시켜 줄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이어 주총무부(Secretary of State’s office)를 방문해 운전면허증의 이름을 바꾼 다음 거래 은행을 돌아다니며 은행계좌와 신용카드에 사용된 이름을 모두 변경해야 한다.
일단 이름 변경을 마치면 결혼 후 30일 정도 경과한 뒤 크레딧 리포트를 살펴서 의심스런 거래가 없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크레딧 리포트는 신용평가사로부터 1년에 한 번씩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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