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자율 오를 것 확실하면 ‘락인’
▶ 하락이 예상되면 ‘플로트’ 선택
[모기지 이자율]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서 융자업계와 모기지 대출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이미 올 들어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모기지 금리가 곧 더 오를 수있다는 전망에 이자율 ‘고정’ (락인: lock in)을 문의하려는 전화가 융자업체에 빗발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이미 채권 수익률이 앞서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는 현상이 시작됐다. 모기지 금리가 채권 수익률 변동을 따르는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에 사상 최저수준의 금리가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는 인식이 주택시장에 퍼지고 있다. 모기지금리가 급격히 오를 것에 대비해 대출자들은 ‘락인’이라는 옵션을 활용할 수 있다. 대출 신청 뒤 일정기간 모기지 금리를 변동 없이 묶어두는 장치로 지금이 옵션을 활용할 때로 여겨진다.
■ 연중 최고치 유지
6월 첫째 주(6월4일 발표 기준)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전주와 동일한 연중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국책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전국 평균고정금리는 전주와 같은 약 3.87%를 기록했고 재융자에 많이 활용되는 15년 고정금리는 전주보다 소폭 하락한 약 3.08%로 집계됐다.
주택 구입 후 초기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을 낮추기 위한 목적의 단기 변동금리도 꾸준한 오름세다.
5년짜리 변동금리는 약 2.96%로 3%대에 근접했고 1년짜리 변동금리는 약 2.59%를 기록 중이다.
모기지 금리가 올 들어 들썩이고 있는 이유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장의 전망 때문이다. 경제 회복세에 어느정도 자신이 붙은 FRB가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뒤 시중 단기금리가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 모기지 금리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전망으로 시중에서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고 수익률이 오르는 현상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 10년짜리 국채금리 수익률은 6월3일을 기준으로 전주보다(약 2.13%) 오른 약 2.33%를 기록했다.
10년짜리 국채금리 수익률은 5월 중 약 2.82%까지 치솟으며 금리 인상 전망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모기지 금리의 벤치마크 금리인 국채 금리가 오르자 모기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모기지 금리 상승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모기지 금리 수준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1년 전만 해도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약 4.14%, 15년 고정금리의 경우 약 3.23%로 현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변동 방향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따른 일시적인 금리 급등이 발생한 뒤 모기지 금리 소폭의 등락을 반등하는데 그치며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인 변동을 유지했다. 반면 모기지 금리는 올 들어 등락 양상이 아닌 상승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장기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 대출 업계 ‘패닉 모드’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모기지금리 상승이 확실시되자 대출업계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기존 재융자 대출자는 물론 신규 구입 대출자들로부터 이자율 고정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일부 주택구입자는 아예 구입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빈발하고 있다.
대형 대출은행 PMAC 렌딩 서비스의 매트 위버 융자발급 담당자는 “FRB가 다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면서 많은 재융자 대출자들로부터 곧장 이자율 락인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갑작스런 이자율 상승 움직임에 업계가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해졌다”고 CNBC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위버 담당자는 이자율 변동상황에 따라 최종 이자율을 결정할 수있는 옵션인 ‘플로트’(float)에서 최근 고정인 락인을 선택하는 대출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이자율 추가 하락시기를 저울질하면 고정 타이밍만 재던 대출자들이 이제 이자율 하락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 주택 구입자 시름 깊어져
이자율 상승 현상에 주택 구입자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주택 구입 열기가 한창인 가운데 모기지 이자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자 가뜩이나 급등하고 있는 주택 가격과 함께 주택 구입자들의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렌 키퍼 프레디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채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전국적으로 주택 구입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CNBC와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시중 금리 인상 움직임에 융자시장은 이미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달 말 재융자 및 신규 융자 신청건수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 이자율이 오를 경우 페이먼트 부담이 높아져 주로 저가주택 구입자들의 대출 거절률이 높아진다.
마크 한슨 모기지 시장 전문가는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하면 주로 저가 주택 구입자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이자율이 오르면 반대현상이 나타난다”며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낮은 이자율의 혜택으로 저가 주택 거래가 급증한 반면 지난해 초 일시 급등하자 저가 주택거래가 실종한 것이 좋은 예”라고 CNBC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 이자율 락인할 때
주택구입 계약을 체결하고 이미 에스크로를 진행 중인 구입자들의 계산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자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해 차후 변동시킬 수 있는 ‘플로트’ 옵션을 유지했지만 이제 락인을 결정해야 할 시기다. 이자율이 오를 것으로 확실시되면 대출 적용 이자율을 락인해야 하고 하락이 예상되면 ‘플로트’를 선택하는데 지금은 락인 쪽에 무게가 실리는 시기다.
◆ 락인
이자율 락인은 현재 이자율 시세를 대출 은행 측으로부터 보장받는 옵션이다.
이자율이 오를 것으로 예측될 경우 현재의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기 위한 옵션으로 이자율 상승에 따른 위험부담을 낮춰준다.
이자율을 락인하기로 은행 측과 합의한 뒤에는 이자율이 오르더라도 대출자는 걱정할 필요가 전혀없다. 이자율 락인 후 이자율 상승에 따른 위험부담은 은행 측이 고스란히 떠맡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자율이 반대로 하락하면 은행 측은 혜택을 입는 반면 대출자는 이자율 추가 하락으로 인한 더 큰 혜택을 놓칠 수 있다.
◆ 플로트
이자율 하락이 확실하다면 플로트 옵션을 통해 대출신청 때보다 더 낮아진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플로트 선택에 따른 효과는 락인과는 반대로 나타난다. 이자율이 오르면 은행 측의 부담은 감소하는 대신 대출자가 부담을 안게된다.
이자율 플로트를 선택하더라도 융자 마감 전에는 고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융자 마감전 적어도 수일 전에 이자율을 확정해야 은행 측이 확정된 이자율을 적용해 대출 계약 서류 등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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