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걸을 때마다 발바닥에 무게를 싣게 된다. 또한 걷기는 매우 일상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우리는 발바닥에 대한 염려 없이 발을 과도하게 사용하기가 쉽다.
이럴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이 족저근막염으로, 족저근막염은 말 그대로 발바닥에 있는 근막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발뒤꿈치 뼈에서 발가락 쪽으로 5가지로 뻗어가는 두껍고 강력한 섬유띠를 족저근막이라고 하는데 계속적인 발바닥 사용으로 족저근막이 점점 손상을 입어 변성되며 염증이 생긴 것이다.
발바닥은 우리 몸의 체중을 지지해 주기 위해 아치형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 아치 형태가 중요한 이유는 발에 가해지는 몸 전체의 체중을 발바닥에 고르게 분산시켜 발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아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활과 시위의 관계처럼 발의 뼈가 활대 모양으로 아치를 이루고 발바닥(족저) 근막이 시위가 되어 아치를 튼튼히 잡아줘야 한다.
하지만 발바닥의 둥근 아치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족저근막도 발을 무리하게 쓰면 탈이 날 수 있는데, 장시간 걷거나 서 있거나 과격한 운동을 오래 하여 발에 장시간 스트레스를 주면 족저근막이 긴장을 하여 통증을 유발한다.
마라톤 영웅인 황영조, 이봉주뿐만 아니라 축구선수 박주영 등도 족저근막염을 앓았던 것처럼 최근에는 스포츠, 레저인구가 들어나면서 젊은 층이 족저근막염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또한, 평발이라 불리는 편평족이나 요족 변형이 있으면 족저근막염 발생 확률이 높으며 골반 비대칭이나 하지 길이 차이, 발의 과도한 회내 변형, 하퇴부 근육의 구축 혹은 약화 등이 있는 경우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의 증상 중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발뒤꿈치 통증이 아침에 일어나서 첫 걸음을 할 때,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나 걸을 때 등 쉬었다가 다시 걷기 시작하면 통증이 유발된다. 조금 걷다보면 괜찮아지지만 장기간 보행하게 되면 다시 통증이 발생한다.
발뒤꿈치 뼈의 발바닥 쪽을 눌러 통증을 느끼면 족저근막염으로 진단할 수 있는데, 족저근막의 방향을 따라 발바닥 전체에 걸쳐 통증을 느끼는 경우에도 이에 해당한다. 신경포착 증후군이나 지방패드 증후군 등 다른 질환과도 혼동될 수 있으니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으로 통증이 있는 경우 며칠간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잘 쉬고, 얼음이나 차가운 물수건 등을 이용한 냉찜질을 하면 가벼운 경우 좋아진다.
더불어 장딴지와 족저근막을 충분히 늘리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타올을 이용해서 발의 볼부분(발가락이 붙어 있는 발의 넓은 부분)을 감은 후 무릎을 쭉 편 채로 타올을 몸쪽으로 잡아당기면 되는데 당긴 상태를 15~30초 가량 유지하다 풀어주기를 3회정도 반복해준다.
타월 스트레칭이 수월해지면 서서하는 장딴지 스트레칭을 시작하는데, 특히 최근에 족저근막염이 슬부 이하 근육 경직에 기인한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지면서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방법은 먼저 벽을 향해서 눈높이의 위치에서 양손을 벽에 대고, 아픈 다리를 뒤에 두고 다리를 벌린다. 아픈 다리의 발뒤꿈치는 바닥에 댄 채로 유지하며, 몸을 천천히 벽쪽으로 기대면서 뒤쪽 장딴지가 당기는 느낌이 들도록 스트레칭한다.
이외에도 냉동실에서 얼린 주스나 커피캔 위에 아픈 발의 발바닥을 대고 뒤꿈치에서 가운데 장심까지 앞뒤로 구르거나, 발뒤꿈치를 바닥에 대고 발가락으로 타올을 집어 올린 후 놓는 운동들도 족저건막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질환이 심해진 경우에는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작용이 있는 모과, 우슬 등의 약재를 이용한 한약치료 및 침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요법 등을 사용하게 된다. 충분한 치료에도호전이 잘되지 않는 경우나 뒤꿈치 뼈에 골극까지 자란 경우에는 수술적 요법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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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섭 / LA 동국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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