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주택 매물부족 분양가 치솟아
▶ 전국 지역서 기존주택 거래 증가
[주택시장]
주택시장 회복세가 빨라졌다. 연초 이상 한파로 얼어붙었던 주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주택거래가 급증하고 주택가격이 급등한 지역이 많아졌다. 신규 주택시장의 경우 공급 물량이 제한적인 반면 분양가가 치솟는 등 과열현상까지 우려된다. 주택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보유 주택을 임대에서 판매로 전환하려는 투자자도 증가 추세다. 최근 주택시장 곳곳에서 나타나고있는 회복세를 진단한다.
■ 고삐 풀린 신규주택 분양가
재판매 주택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신규주택의 분양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매물부족과 신규주택 선호현상이 겹치면서 신규주택을 찾는 사람이 급증, 분양가가 치솟고있다. 신규주택은 최신시설을 갖춘 장점으로 재판매 주택에 비해 약 10~20%가량 높은 가격에 분양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그러나 최근 신규주택에 대한 인기가 높아져 재판매 주택 거래가와 격차가 약 40%까지 벌어졌다.
신규주택과 재판매 주택 가격차가 크게 벌어진 요인은 신규주택에 대한 구입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침체기 동안 재판매 주택의 경우 가격이 약 3분의 1가량 내려갔고 차압, 숏세일 등 주택상태가 떨어지는 급매물이 많이 발생해 신규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신규 주택분양 고공행진은 남가주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최근 다이아몬드바에서 분양을 시작한 한 신규 타운하우스의 경우 침실 2개, 욕실 2.5개, 건평 약 1,500스퀘어피트로 소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약 55만달러라는 가격표가 붙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한 바이어들의 구입문의가 쇄도하자 분양사무소 관계자들은 즐거운 비명이다.
특히 분양 첫 날 중국계 바이어들이 버스를 대절해 분양사무소를 찾는 등 진풍경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등 외국인 바이어들의 구입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에서 분양되는 신규 주택의 분양가는 당분간 고공행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주택 신축 부진
본격적인 주택구입 시즌을 앞두고 매물부족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지만 주택 신축 현황은 오히려 거북이 걸음이다. 기대했던 신규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물부족에 따른 주택 구입난이 재발, 어렵게 살아나 주택 구입 실수요가 다시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연방 상무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3월 주택신축 허가건수는 전달 대비 약 5.7%나 감소했고 주택 착공건수는 전달 대비 약 2% 증가했지만 지난해 수준에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주택 착공건수가 시장 기대치보다 낮아진 것은 아파트 등 다가구 주택 착공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활황을 보여 온 아파트 신축 허가와 착공건수는 3월 중 각각 전달 대비 약7.1%, 약 16%씩 떨어졌다. 스튜어트 호프만 PNC 은행 수석 경제분석가는 “주택시장이 회복을 어렵게 지탱하고 있다”며 “특히 단독주택신축시장이 실망스런 실적을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 플리핑 재관심
한동안 잠잠하던 주택 플리핑에 대한 관심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주택시장 침체 후 급매물을 싹쓸이하다시피 매입한 투자자들이 임대에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집값이 오른 틈을 타 보유중인 임대용 주택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챙기려는 투자자들이 증가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플리핑에 대한 관심은 주택가격이 폭등한 가주와 워싱턴주 등 서부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온라인 부동산 경매업체인 옥션닷컴이 부동산 1분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플리핑을 실시할 계획이 있다고 답변한 투자자는 전분기보다 약 6.5% 증가했다. 서부 지역에서 플리핑계획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는데 가주의 경우 플리핑 계획이 있는 투자자는 약 75%로 매우높았다.
릭 샤가 옥션닷컴 부대표는 “매물부족에 따른 주택가격 급등 현상 때문에 플리퍼 투자자들이 다시 늘고 있다”며 “가격이 빠르게 올라 플리핑을 통한 매매차익 실현은 수월해진 반면 임대를 통한 수익률은 낮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샤가 대표에 따르면 매물부족으로 인한 집값상승이 뚜렷한 가주, 워싱턴주,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등이 플리퍼들의 주요 투자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 기존주택 판매 급증
지난 3월 기존주택 판매가 1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 (NAR)의 발표에 따르면 3월 중 판매된 기존 주택은 약 519만채(연율 환산)로 201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존 주택은 시장에서 한 차례 이상 매매된 주택을 의미하며 통상 주택거래가 1~2개월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연초부터 주택 구입에 나섰던 바이어가 급증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3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달 대비 약 6.1%, 전년 동기 대비 약 10.4%씩 각각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낮은 수준의 모기지 이자율이 당초 예상과 달리 오르지 않고 고용시장이 안정되면서 소비자 심리가 살아난 것이 주택거래가 급증한 이유다. 주택거래 증가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뤄졌고 주택가격 상승세로 이어졌다.
NAR에 따르면 3월 기존주택 중간 거래가는 약 21만2,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8% 올랐다. 기존 주택 거래가는 현재 연간 대비 37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3월 상승폭은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 주택차압 감소
주택가격이 장기간 오르면서 주택차압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 2월 주택차압은 약 3만9,000건으로 전년 동기(약 4만7,000건) 대비약 15%나 감소했다.
차압 건수가 가장 높았던 2010년 9월과 비교할 때 주택차압은 약 67%나 급감했다. 그러나 주택시장 침체 이전 대비로는 주택차압 건수는 여전히 약 2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차압절차가 시작된 모기지 건수 역시 주택시장 침체 전보다 높은 편이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2월 연체 모기지는 전체 모기지 중 약 1.4%로 많이 하락한 편이지만 2000~2004년 평균 약 0.6%의 2배 수준이다.
주택차압의 감소로 차압 매물도 감소세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개월 동안 차압 매물은 약 2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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