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네상스·인상파·팝아트 작품 망라... 현대차 기부 ‘미러클 마일’도 포함
▶ 오늘 재즈공연… 5월2일 축하 콘서트
■ 26일 개막일 모든 전시장 무료 개방
라크마(LA 카운티 뮤지엄)는 지금 황금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11월 억만장자 제롤드 페렌치오가 5억달러 상당의 컬렉션 47점의 기증을 발표한데 이어,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는 1억2,500만달러의 미술관 신축기금 지원을 승인했고, 지난달에는 현대자동차가 앞으로 10년간 후원한다는 전대미문의 프로젝트를 발표해 뉴스의 초점이 됐었다.
그러더니 이번엔 창립 50주년 축하 선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약 30명의 라크마 이사들이 미술관의 골든 애니버서리 축하 캠페인을 벌여 각자의 소장품을 기증하거나 미술품 구입을 위한 돈을 기부함으로써 50점의 주옥같은 명품 컬렉션을 선사한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구입해 준 로버트 어윈의 ‘미러클 마일’도 50주년 축하 선물에 포함돼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주말에는 750명의 VIP들을 초청한 갈라 파티를 열고 그 자리에서 500만달러를 모금해 전달했으니 이 모두가 라크마뿐 아니라 뮤지엄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마이클 고반 관장은 “지난 몇 달간의 역사적인 발표들에 이어 지난 한 주에도 라크마는 또 다시 역사를 새로 썼다”고 말하고 “전시되는 50점 외에도 선물이 175점에 달한다”며 모든 기증자와 이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LA타임스는 이번 선물들의 가치가 총 6억7,500만달러(제롤드 페렌치오의 컬렉션 포함)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선물로 기증 받은 작품들은 ‘50년을 위한 50점’(‘50 for 50: Gifts on the Occasion of LACMA’s Anniversary’)이란 제목으로 4월26일부터 9월3일까지 레스닉 파빌리온에서 전시된다. 여기에는 13세기 아프리카 조형물로부터 르네상스, 인상파, 팝아트, 그리고 컨템포러리에 이르는 작품들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페렌치오의 기증 작품은 6점이 따로 전시돼 있는데 드가의 ‘카페 콘서트에서: 개의 노래’와 로트렉의 ‘제인 아브릴: 여인의 프로필’, 키스 반 동겐의 ‘거울 앞에서’, 뷔야르의 ‘드레싱룸의 사샤 기트리’, 드가의 청동상 ‘어린 댄서를 위한 누드 스터디’ 등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한스 멤링의 ‘그리스도의 축복’(1480-85), 뒤러의 ‘멜랑콜리아 I’(1514), 지암볼로냐의 ‘머큐리’(1580년대), 베르니니의 대리석상 ‘신사의 초상’(1670-75), 미겔 카브레라의 ‘스페인인과 모리인의 알비노 아기’(1763), 앵그르의 ‘동정녀 마리아와 성체’(1860), 모네의 ‘정원의 두 여인’(1872), 커슈너의 ‘목걸이를 한 댄서’(1910), 앤디 워홀의 ‘두 마릴린’(1962), 조지 시갈의 ‘런드로맷’(1966-67), 드웨인 발렌타인의 ‘붉은 오목 서클’(1970),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3개의 램프가 달린 인테리어’(1991), 데이빗 하크니의 18개의 디지털비디오 ‘저글러스’(2012) 등 하나하나가 보석 같은 미술품들이 전시돼 있다.
라크마는 4월26일을 ‘50주년 기념 프리 커뮤니티 데이’로 정하고 하루 종일 모든 전시장을 무료로 개방한다. 이 외에도 24일엔 축하 재즈공연을, 5월2일엔 아방가르드 음악가 잔 존(John Zorn)의 무료 콘서트를 펼치는 등 관련 축하행사가 이어진다.
5905 Wilshire Blvd. LA, CA 90036
(323)857-6010
■ 라크마 변천사 및 유명 소장품
1910년 엑스포지션 팍에 세워진 LA 역사·과학·미술박물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기서 미술에 집중한 기관이 1961년 독립했으며, 1965년 지금의 윌셔 길에 LACMA가 문을 열었다. 아만슨 빌딩과 해머 빌딩, 그리고 빙 디어터의 3개 건물로 시작된 라크마 캠퍼스는 이후 계속 더해져 1986년 앤더슨 빌딩(지금의 아메리카스 빌딩), 1988년 재패니즈 파빌리언을 개관했고, 1994년 윌셔와 페어팩스 코너의 메이 컴퍼니 건물을 구입했다. 이 자리엔 2017년 개관할 영화박물관 건축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2008년 현대미술 전시관인 3층 규모의 브로드 컨템포러리 아트 뮤지엄(BCAM)이, 2010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연 채광의 오픈플랜 전시장인 린다 스튜어트 레스닉 파빌리온이 개관했다. 2011년 윌셔 길에 설치된 크리스 버든의 ‘어번 라잇’(Urban Light)과 2013년 남가주가 떠들썩하게 옮겨온 마이클 하이저의 ‘공중에 뜬 돌덩어리’는 LA를 빛내는 라크마의 상징적인 공공 설치작으로 꼽힌다.
미술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컬렉션인데 라크마는 현재 12만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컨템포러리 아트 분야에서 선구적 미술관으로서, 좋은 작품을 많이 소장하게 됐다.
라크마가 강한 분야는 고대 아메리칸 아트(프리 콜롬비안, 중미 멕시칸, 페루, 마얀 올멕 등)로 양적·질적으로 세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한 한국 미술품을 포함 아시안 아트 컬렉션이 어떤 뮤지엄보다 많은 것도 라크마의 자랑이다.
LA타임스의 미술비평가 크리스토퍼 나잇이 뽑은 세계 미술관들이 탐내는 라크마의 소장품으로는 초현실주의 미술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반역’(‘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1929)과 16세기 페르시안 러그 ‘아다빌 카펫’, 조선 백자 달항아리(18세기), 조르주 드 라 투르의 ‘등불 곁의 막달라 마리아’(1638~40), 로소 피오렌티노의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든 유디트’(1535~40), 에드 루섀의 ‘실제 사이즈’(Actual Size·1962) 등이 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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