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개체수가 10억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오랜 세월이 소요됐을까. 12만년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추산이다. 그리고 200여년 남짓 한 기간 동안 세계인구는 60억이 더 늘었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70억을 돌파한 세계 인구는 21세기 중반에는 90억에 이르고 2100년께는 100억 고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인구 폭발은 그러면 전 세계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인류 대이동이 그 다가올 대변화의 하나로 지목됐다. 콜롬비아 대학의 어스 인스티튜트가 일찍이 내린 전망으로, 생존과 풍요를 찾아 이동하는 사람들의 물결은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환경문제에 이르기 까지 전 지구적으로 거대한 파장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중국이 인구 1위 국가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오는 2020년께에는 순위가 바뀌게 된다.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인구 1위 국가가 된다. 그리고 또 20년이 지나면 상황은 또 다시 달라진다.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가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1950년께 유럽 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인구는 3 대 1의 비율을 보였다. 그 비율이 2100년께는 1대 5로 크게 역전된다는 거다. 아프리카에서의 이 인구폭발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유럽이다.
급격한 도시화가 이루어진다. 이와 함께 기존의 생존 프레임은 무너진다.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세계의 도시인구는 35억여 명선(2011년 현재)을 마크, 농촌인구를 앞질렀다. 그 도시 인구가 오는 2050년에는 63억에 이른다는 전망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40년간 해마다 닷새에 하나 꼴로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가 생겨난다는 이야기다.
인류의 이동은 농촌에서 도시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 국가, 한 지역에서 다른 나라, 다른 지역으로도 이루어진다. 21세기에 예상되는 인류 대이동은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인들의 유럽행 러시다.
문제는 노쇠한 유럽이 이 같은 대대적 인구유입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것으로 이는 21세기 유럽이 직면한 최대의 도전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구폭발, 그리고 인류 대이동은 자원, 그 중에서도 생존자원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어지는 또 다른 암울한 전망이다. 자원 중에서도 가장 귀한, 그래서 생존자원으로 불리는 자원은 물이다. 그 물이 부족하다. 마실 물조차 부족한 형편이다. 이처럼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물 전쟁’은 인류최대의 난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파키스탄의 카라치. 분노한 시위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교통이 마비되면서 순간 모든 도시 기능이 정지됐다. 경찰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투입된 게 공정대다. 파키스탄에서 하루가 멀다고 벌어지는 광경이다. 민주화를 위해 사람들이 시위에 나선 것이 아니다. 만연한 물 부족 때문이다.
‘물을 달라’는 아우성은 파키스탄에서만 들려오는 것이 아니다. 메마른 중동지역, 남미의 브라질, 동남아시아지역에 이르기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 세계인구의 20%인 14억이 극심한 물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 그리고 10년 후에는 전 세계인구의 절반이 물문제로 고통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왜 물이 부족한가.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 인구는 3배가 늘었다. 그 기간 동안 산업화와 함께 물 소비는 6배가 늘었다. 게다가 산업화의 부작용으로 많은 수자원이 오염됐다. 계속되는 이상기후로 홍수와 가뭄 대비가 어렵다. 그리고 경제적 번영과 생활수준이 향상됐다. 그 향상된 삶은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2050년, 그러니까 세계인구가 90억에 이르는 그 때에 가면 물의 수요는 현재보다 50%정도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어디서 물을 끌어다 대느냐 하는 것이다. 거기다가 전 세계적인 급격한 도시화 현상은 물 공급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석유가 고갈된다. 그 경우 대체 에너지 자원이 있다. 원자력, 솔라 에너지 등. 물의 경우는 아직까지 그 대체 자원이 없다. 때문에 물 부족은 현대문명이 맞은 가장 심각한 리스크가 될 것이다.” 연초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지적된 내용이다. 기후변화, 그리고 담수자원의 한계와 함께 임박한 물 전쟁 발발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물 위기’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1200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맞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민으로서는 이미 ‘발등의 불’이 된 게 바로 물 부족 사태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암울하다. 주정부가 발동한 25% 강제절수명령은 그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이다.
‘푸른 잔디로 상징되는 캘리포니아 라이프스타일’- 지나간 먼 옛 이야기가 될 날이 멀지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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