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주한인사회에도 수많은 비영리단체들이 있다. 한인회, 노인회처럼 많이 알려진 사단법인들 외에도 경제, 종교, 자선, 사회, 보건, 아동복지, 여성, 소수민족 등 여러 이슈와 목적을 위해 설립된 단체들이 많다. 훌륭한 조직을 이루어 타 단체들의 모범이 될 좋은 활동을 보여주는 모임들도 있지만 이름만 아름다운 재단법인이나 사단법인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비영리단체들이 미디어에 등장할 때 좋은 얘기가 아닌 나쁜 얘기나 내부 싸움이 나서 그들의 이름을 보게 되는 경우도 많다. 아까운 시간에 힘들여 하는 일들이 좋은 결과가 아니라 그 자신들이나 가족들에게 상처를 줄 일이 되어버리는 건, 모두를 위해서 슬픈 일이다.
단체의 규모가 작고, 모아둔 기금도 별로 없고, 이권이 연관된 게 없을 때는 싸움이 별로 없다. 이것은 교회 같은 종교단체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문제의 저변에는 ‘돈’ 문제가 있다. 돈이 없는 곳에선 싸워야할 이유가 별로 없고, 싸움의 강도도 그다지 세지가 않기 마련이다.
사실 자세히 보면, 가장 숭고한 이념과 성스럽고 훌륭한 목표를 가진 곳 일수록 싸움이 치열하고 감정적이 되어서 서로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는 일의 훌륭함이, 돈 문제의 불투명한 처리 때문에 가려져버리거나 세간에 보기 싫은 기억으로 남게 되는 적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노틀담 대학 총장을 지낸 헤스버그 신부가 새로 가톨릭 대학 총장직을 맡아 나가는 신부들에게 항상 하는 첫 충고가 있었다. “공인회계사의 회계감사를 받으라”는 것이었다. 성직자이지만 미국 대통령 후보로 까지 거론된 적이 있는 훌륭한 그에게 왜 회계감사가 그렇게 중요하게 보인 것이었을까?회계감사를 자진해서 받는 단체장은 거의 모든 면에서 깨끗하다고 보면 된다. 같은 논리로, 회계감사가 두려운 단체장은 어두운 곳이 많은 법이다. 무슨 단체이건, 업무 관련 어려움의 상당한 부분이 회계감사를 받는 그 자체로 해결된다. 단체장 당신이 깨끗하고 떳떳하다는 걸 공인회계사가 인증을 해주니 얼마나 당당해 지는가.
인간의 본성은, 원래가 나빠서가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흐름이, 어려운 걸 피해서 쉽게 하고 싶고, 각이 진 잔디밭이 있으면 질러가고 싶은 것이다. 그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태어났다. 그런 우리의 약점을 우리가 알면, 우리에겐 또 그걸 피할 수 있는 지혜가 있다.
필자는 한인사회의 가장 큰 자산으로, 똑똑한 공인회계사가 많다는 것을 꼽는다. 한인이민사회는 어느 소수민족보다 비즈니스를 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그 비즈니스들에게 경영자문을 해주고, 절세를 도와주고, 탈세로 감옥가지 않게 확률을 줄여주는 우리 한인 공인회계사들을, 필자는 항상 고맙게 보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다.
“감사는 받고 싶지만, 우리 단체는 규모가 작아 비용을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라고 하는 단체장이 있다면, 그에게 필자는 공인회계사협회에 연락하기를 권한다. 주류사회 감사인들의 시장가격의 절반으로 아주 경제적인 서비스를 받도록 협회에서 공인회계사를 소개해줄 것이다.
공인회계사협회에 큰 짐을 지워서 미안하지만, 은퇴한 명망 있는 회계사들로 풀(pool)을 만들어서, 경제적 인센티브는 적지만 지역사회 봉사를 할 이들에게 일을 맡기면 될 것이다. 실제 한인사회 단체들의 회계감사는 리뷰 서비스(Review service)로 그 목적달성이 대다수의 경우에 가능하다고 본다. 한인신문들의 기사들을 보라. 문제 있는 단체장들의 대다수가 몇만불씩 금전 지출을 했는데도 기초 증빙서류조차 없지 않은가.
거의 매일 접하게 되는 한인 지역사회 단체들의 눈 찌푸려지는 보도 대신에 이런 그림도 그려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 한인사회에선 모든 비영리단체들 (종교단체 포함)이 공인회계사의 회계감사를 받습니다. 단체장 반대파들이 단체장 험담을 할 계기가 없습니다. 공인회계사가 ‘감사보고서’에서 회계상 문제가 없다고 확인을 해주고, 감사에 문제가 있다면 회계사 자신이 법적책임을 지게되는 미국의 좋은 시스템을 한인사회에 정착하게 했다고 주류사회와 우리 자식들을 향해 떳떳이 얘기합니다. 추한 흑심으로 단체를 이용하려는 이들이 발붙일 자리가 없습니다. ‘떡고물’이나 ‘국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한인사회의 미래를 우리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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