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락 목사(시인·해외기독문학회 편집장)
금년 을미년(乙未年)은 단기4238년이다. ‘새해 을미년에는 민족통일의 서광을 보게 하소서’ 하고 기원해 본다. 대선교자 바울은 갓 개척한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을 만나기를 소원하며, ‘너희 얼굴을 보기를 열정으로 더욱 힘썼다 (살전 2:17)’고 했다. 그것은 환란과 핍박 중에도 그리스도의 믿음을 지키고 있는 그들을 격려해 주기 위함이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은 겨레동요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 정성 다 해서 통일/통일을 이루자/이 겨레 살리는 통일/이 나라 살리는 통일/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우리의 통일에 대한 소원도 열정을 가지고 해야겠다. 통일의 노래는 아버지 안병원씨의 작사와 아들 안병원씨의 작곡으로 부자가 만든 겨레의 노래다. 금년 90세인 안병원씨는 통일이 이루지 못함을 한탄하며 일찍이 캐나다 이민자로 조국을 떠났다.
진취적인 뜻을 가진 ‘청양띠 해’라는 새해를 맞아 우리도 더욱 통일을 진취적으로 이루어야겠다. 통일노래 가사처럼, 민족통일은 아무리 더디 온다 할지라도 ‘이 정성 다 해서 이루어야 할 ‘, ‘이 겨레 살리는 통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통일의 방식에도 무관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민족 통일은 남의 나라의 간섭을 받지 않는 중립화로 통일을 이루어야만 한다. 이러한 통일을 이루려면 먼저 전쟁상태에 있는 휴전 협정 상태를 ‘평화협정’으로 체결하여야만 한다. 평화협정체결은 유엔을 통해서 해야 한다.
필자가 상임대표로 있는 한반도평화협정촉구결의 협의회는 이를 위해 1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하여 남·북 국민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평화를 영속적으로 누리기 위해 영세중립국을 선언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떄에야만 고질화 된 타국의 간섭과 조국의 국토를 제국주의자들의 전쟁 기지화로부터 자유로워져 비로소 온전한 독립국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아름다운 소원을 가지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인도의 시성(詩聖)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타고르는 자신의 조국 인도와 상황과 비슷한 시기에 식민 치하에서 신음하던 한국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달랐다. 타고르는 한국을 소재로 한 시 두 편 ‘동방의 등불’과 ‘패자의 노래’를 남겼다. 이 중 ‘패자의 노래’는 육당 최남선의 요청으로 3ㆍ1운동 의 실패로 실의에 빠져 있는 한국인을 위해 쓴 것이다. ‘동방의 등불’은 그가 1929년 일본을 방문 했을 때 이태로 당시 동아일보 도쿄지국장이 한국 방문을 요청하자, 그에 응하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한국인에게 보낸 격려의 송시(頌詩) ‘아시아의 등불’이란 시를 쌨다.
“In the golden age of Asia /Korea was one of its lamp - bearers /And that lamp is waiting to be lighted once again /For the illumination in the East.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한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이 작품은 우리 민족 문화의 우수성과 강인하고도 유연한 민족성을 `동방의 밝은 빛’으로 표현하여 우리 민족 에게 격려와 위안을 주었다. 필자는 중학교 때 읽은 타고르의 이 시로 인해 어려서 부터 우리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성장 했다.
진정 애국하는 길은 세월호 참사로 무참히 수장한 자녀들과 가족들이 당한 일이 다시는 재발 하지 않도록 법을 제정해 달라는 미주 엄마들의 시위에 대해 군복입고 자유의 천지 미주에서까지 반대 데모로 동포들을 분리시키는 작태가 아니라, 부모들이 자녀들로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 의 시를 일찍부터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 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 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는 곳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 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당으로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타고르는 코리아를 나의 조국이라 했다. 우리는 해외동포로서 갈라진 조국의 하나 됨과 평화와 통일의 그날을 위해 과연 얼마나 정직하고 신실한 노력을 했던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양띠’의 성격은 활동력이 있는 편이나 때론 고집이 세고, 한번 화를 내면 감당하기 힘든 성격이라 한다. 하지만 새해 을미년은 청양띠의 해로 청색의 젊고 진취적인 특징이 있다고 하여 금년에 아들을 낳기를 원한다고 한다. 그런 진취적인 정신으로 자주독립국의 초석을 쌓을 수 있는 새해가 되기를 소원한다. 역사속의 을미년은 참으로 치욕적인 해였다. 1895년 8월 20일(양력 10월 8일)일본공사 미우라 고로가 주동이 되어 명성왕후를 시해하고, 일본 세력 강화를 획책한 정변이 있었다. 정변이 일어난 동기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간섭을 벗어나기 위해 러시아를 이용하려 한데 대해 친러정책의 중심인물이었던 명성왕후를 암살한 것이다. 외국세력을 등에 없고 정치를 해온 우리의 역사가 심지어는 오늘날 같은 반쪽의 나라로 만들었다.
그래서 을미년 새해의 우리의 기원은 “주여, 2015년 을미년엔 주위 제국 간섭에서 벗어나서 평화 통일을 이루게 하소서! 영세중립국이 되어 조국 대한이 동방의 등불이 되게 하소서!” 하는 기도를 드린다. 이제 통일만 되면 타고르의 격려와 예언대로 우수한 우리의 두뇌와 근면성과 억척성 있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앞길을 헤쳐 나가 동방의 빛으로 세계의 빛을 발하게 될 그날이 어서 오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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