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이슬람국가(IS). 중동전쟁. 우크라이나사태….
이제 두 주 정도가 남았나. 그 2014년을 풍미하던 단어들이다. 이 중 어느 것이 국제질서, 다시 말해 ‘진보주의 행진’이란 측면에서의 국제사회 안보에 특히 위협적일까. 하나 같이 위기상황을 가리키고 있다. 그런 면에서 모두라고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이 빠졌다. ‘중국의 부상’이다. 미국과 더불어 G2로 불린다. 그 중국을 빼놓고 세계정세를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중국의 부상은 앞으로의 국제질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일종의 반론이라고 할까. 그런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모든 중국정책은 계속되는 중국의 부상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기울고 있는 중국의 운세’ 그에 대비한 정책설정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 것 같다.” 중국문제전문가 민신 페이의 말이다.
“상당한 탄력성을 보여 왔다. 그 권위주의 형 중국체제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세운 그동안의 기록, 거기에는 그러나 머지않은 장래에 터질 시한폭탄이 숨겨져 있다.” 한동안은 대세였다. 그 ‘중국 부상론’이 뒤집어지면서 들려오는 소리들이다.
다른 말이 아니다. 반(反)자유주의 체제, 그런 체제의 부상보다는 그 체제의 내부 부식에서 발생하는 위험이 오히려 국제질서에 더 위협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한 실례가 푸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국내적으로 문제가 커진다.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사회를 하나로 묶어갈 필요가 있다. 그 보상을 외부에서 찾는다. 그게 크렘린 포뮬라(formula)다.
사방으로 눈을 흘긴다. 북경당국의 공격적인 행보에 이웃국가들은 숨조차 제대로 내쉴 수 없다. 왜 우격다짐 식 외교일변도인가. ‘크렘린 포뮬라’에 대입하면 그 답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중국식 모델이 내구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그 초조감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홍콩 민주화 시위의 불꽃이 마침내 꺼졌다. 인간 사슬을 만들고 마지막 까지 저항한 시위대들이 체포됨으로써 75일간의 ‘우산혁명’은 일단 마무리 된 것이다. 북경은 그러면 마침내 원하던 것을 얻어낸 것인가.
“일단은 북경의 승리 같이 보인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홍콩을 잃었다. 전혀 양보가 없는 북경의 강경기조는 홍콩의 젊은 세대로 하여금 ‘민주주의를 배격하는 그런 중국’과 중국적 유산을 완전히 부정하게 할 수도 있다.” 홍콩의 한 대학교수의 말이다.
“공산당 통치의 중국모델을 결코 받아드릴 수 없다는 것이 두 달여에 걸친 시위를 통해 홍콩주민들이 전 세계에 보낸 분명한 메시지다. 더 심각한 것은 바다 건너 대만주민들도 같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의 지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본토 피로증세’가 만연해 있었다. 그런 정황에서 발생한 사태가 대만과 중국, 양안서비스무역협정 법안 날치기 통과다. 국민당이 중국본토 쪽에 대폭 양보를 하는 내용의 경제협력 안을 비밀리에 통과 시킨 것이다.
학생들이 들고 일어섰다. 대대적 시위에 들어가 입법원과 행정원을 점거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4월의 ‘해바라기 운동’이 그것이다. 이후 발생한 게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다. 그 홍콩사태를 통해 북경당국이 약속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보장은 거짓임을 보았다. 본토와 합병 됐을 때 어떤 처우가 기다리고 있는지를 분명히 인식하게된 것이다. 그 결과 지방선거에서 친(親)북경노선의 국민당 정부는 당분간은 회복이 불가능한 궤멸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다.
대만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 반(反)북경정서의 끝은 그러면 어디일까. 일국양제의 거부, 더 나가 대만독립운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많은 관측통들의 시각이다.
대만합병은 주권상실이라는 ‘지난 두 세기’의 치욕을 씻어준다는 정치적 의미가 있다. 그것 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만은 중국 앞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항공모함이다. 이른바 ‘중국판 몬로주의’정책 추구에 있어 필수불가결적인 전략요충이다. 그 대만이 엇나간다. 북경이 그런 사태를 방치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제기되는 우려는 대만은 미국과 중국의 충돌, 그 발화지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초조하다. 생각보다 경제개혁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각종 반정부 시위는 그칠 날이 없고. 중국모델이 내구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초조감은 불안감으로 번진다. 안으로부터 압력은 날로 거세지면서. 중화민족주의의 압력이다. 그런 정황에서 ‘크렘린 포물라’가 자꾸 눈에 어른거린다. 그러니….
홍콩사태는 끝난 게 아니다. 거대한 폭풍의 전조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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