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낮에 나온 반달을 하얀 반달은/ 해님이 쓰다 버린 쪽박인가요/ 꼬부랑 할머니가 물 길러 갈 때/ 치마끈에 달랑 달랑 채워줬으면.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신다 버린 신짝인가요/ 우리 아기 아장아장 걸음 배울 때/ 한쪽 발에 딸깍딸깍 신겨 줬으면” 홍난파 작사, 윤석중작곡의 동요 ‘낮에 나온 반달’이다.
우리는 어릴 적 어머니가 귓전에서 들려준 달나라 얘기들을 기억한다. 달나라엔 토끼가 있어 떡방아를 찧는다고.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어린아이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동화다. ‘낮에 나온 반달’같은 동요도 어린이가 달을 친구처럼 여기며 친하게 할 수 있는 동요요 어릴 적 한 번쯤은 불러봤을 가사들이다.
1969년 7월20일 미국의 아폴로11호가 달에 도착해 우주 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첫 발을 내디뎠다. 달에 대한 탐사는 1959년 1월4일 구소련에서 보낸 루나1호가 달 표면에 충돌할 목적으로 발사돼 5,996km까지 근접 비행한 것이 최초의 것으로 아폴로11호가 달에 도착하기 전 11개의 달 탐사선이 있었다.
한국도 2020년경 최초의 달 탐사선을 달에 발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토끼가 방아를 찧는 달의 모습은 이젠 사람이 직접 가서 살아야 할 달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인류의 과학이 낳은 쾌거 중 하나다. 인류가 우주 탐사에 쏟아 붇는 정성은 달 탐사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드디어 우주탐사에 새 장이 열렸다.
지난 11월12일 오후 3시34분.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한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가 사상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착륙해 탐사로벗 파일리(Philae)를 분리시켰다. 2004년 발사된 로제타호는 10년5개월간 지구에서 태양간의 거리의 42배가 넘는 64억키로미터를 비행하고 지난 8월 67P혜성 궤도에 진입했고 이날 착륙했다.
67P는 총알보다 40배 빠른 시속 5만5,000km로 움직이는 혜성이다. 혜성(彗星·Comet)이란 태양계를 돌고 있는 천체 중의 하나로, 잘 알려진 것으로는 헬리(Halley)혜성이 있다. 총 13억유로(1조7,600억원)를 들여 성공한 이번 프로젝트는 혜성에서 채취한 물질분석을 통해 태양계와 생명의 기원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혜성은 태양계 형성 초기에 생성돼 당시의 화학적·물리적 특성을 화석처럼 간직하여 ‘태양계의 타임캡슐’이라 불리기 때문이다. 또 과학자들은 지구가 혜성들과의 충돌을 통해 물과 함께 생명의 기원이 된 유기물질을 전해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연 이번 혜성탐구가 생명의 기원을 파헤칠지 궁금해진다.
2012년 한국드라마로 40%의 시청률에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됐던 ‘해를 품은 달’이 있다. 소설가 정은궐이 지은 원작을 각본해 만들어 김수현을 대스타로 만든 드라마다. 내용은 조선 중종시절의 가상의 왕 성조와 그의 후계자인 이훤을 내세운 사랑의 사극 시리즈다. 과연 달이 해를 품을 수 있을까.
지금껏 살아오면서 우주와 생명만큼 신비스러운 것도 없다고 생각된다. 우주와 생명과 인간. 수천억의 많은 별들이 우주엔 있는데 그 중 생명이 살아있는 천체는 태양을 돌고 있는 지구밖에 없다. 그리고 지구에 밤이면 태양빛을 반사해 지구를 밝혀주는 달. 우주와 태양과 지구와 달과 인간과 자연. 신비스런 관계성이다.
언제부터인가, 머리가 복잡하고 사는 게 힘들어지면 인터넷에 들어가 우주의 모습을 찾아 그 우주의 별들 속에서 머리의 찌근거림을 풀을 때가 많다. 일종의 도피처다. 그러며 도대체 우주란 어떻게 생겼으며 우주의 끝은 어떤 결과가 오나, 하는 의문으로 자신과 우주와 생(生)과 사(死)를 연결시켜 보기도 한다.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빗다 버린 면빗인가요/ 우리 누나 방아 찧고 아픈 팔 쉴때/ 흩은 머리 곱게 곱게 빗겨 줬으면.” ‘낮에 나온 반달’의 3절이다. ‘67P혜성’ 대기에서 탄소가 함유된 유기분자를 발견했다는 속보다. 달, 태양, 별과 우주와 혜성. 그리고 지구안의 유일한 생명체들. 신비스러움의 영원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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