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섭 (물리학 박사)
같은 땅에서 작물을 일 년에 한번 가을에 수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모작은 일 년에 두 번 재배하는 농사법이다. 이민자들 중에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를 따라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은 1세대 이민자들은 신세계로 꿈을 갖고 선구자의 심정으로 용감히 ‘The Home of the Brave’ 미국 땅을 밟게 된다.
우리 이민자들은 한국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직장 생활을 했거나 사업을 한 경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신세계로 오면 한국에서 해오던 같은 종류의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우스개 소리로 이민 1세대는 공항에 마중 나오는 사람의 직업을 따라 간다고 한다. 예를 들면 세탁소를 운영하는 친척을 따라 이민을 오면 처음에는 초청자의 일을 도와주며 지내다 세탁소를 차리게 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정년퇴직, 정해진 나이가 되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직장에서 물러나 젊은이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제도가 있다. 그러나 미국에는 나이, 성별, 인종, 장애에 따른 차별을 헌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므로 정년퇴직은 없다. 육십을 넘긴 필자도 미국직장에서 아직 현직에 있다. 대부분 미국 태생들인 나이 어린 동료들 속에 한국인은 나 홀로 이지만 아무도 위헌인 나이 차별을 하지 않는다.
한국에 있는 동창들은 대학교수이거나 자영업자를 빼고는 대부분 정년퇴직을 하였다. 한국 사정이 이러하니 사오십 대의 가장들 중에 직장에서 밀려서 미국 이민으로 이모작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중년의 젊은 나이에 직장을 그만두면 주중에 등산을 다니며 소일 하거나 아니면 통닭집 등의 개인 사업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해왔던 전문분야가 아니면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서 명퇴 후 이모작 인생으로 미국 이민 와서 일자리 구하기 고민의 글들이 이민자 서로돕기의 WorkingUS.com에 많이 게시되고 있지만 비실명 게시판인지라 악성 댓글과 반발 욕 등이 난무하여 답답한 마음에 간단한 격려의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도움이 되는 글이라며 지금은 Top Stories에 링크되어 있다. 필요하신 분 들은 방문하여 읽어보아 위로받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막상 미국 땅에 도착하면 경력에 맞는 전문직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이력서쓰기, 일자리를 알아보는 방법, 지원방법, 전화 인터뷰와 현장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통과하는 요령, 고용 오퍼를 받기위한 노력, 봉급 협상법 등에 대한 방법은 한국과 달라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필자도 오래전에 유치과학자로 귀국하여 모 국립연구소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IMF라는 한국경제위기 이후에 중년의 나이로 미국 이민을 왔었다. 그 당시 미국도 9.11.이후 불어 닥친 불황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을 잃고 있었던 시절이었다. 상기 게시판의 글은 실리콘 밸리의 Job Club에서 익힌 여러 가지 정보들을 기초로 한 글이다.
미국의 고용 계약은 상호간에 ‘at-will’로 언제든지 서로 해지가 가능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평생고용 직장으로 정년퇴직 때까지 고용보장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기업에서는 유동적인 경기에 따라서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여 Layoff가 수시로 일어난다. 반대로 구직자들은 언제든지 봉급을 올려 받는 일자리를 구하여 떠날 수도 있다.
이력서는 PSR을 포함 한 두 장 이내로 간단명료하게 작성되어 져야만 한다. PSR이란 Problem-Solution-Result 의 약자로 이전 직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 결과적으로 회사에 기여한 경우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문장이다.
예컨대, P-고객 영업 계약 정보가 관리가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는데, S-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해결책을 내어 R-결과적으로 고객 동향 리포트를 간편 작성으로 영업에 도움을 주었다는 식이다. 회사의 HR은 이력서를 훑어보는데 일분 미만의 시간을 쓴다니 PSR이 없거나 긴 이력서는 바로 쓰레기통으로 가기가 쉽다.
어느 방송에서 백세 노인이 칠십 나이에 새로 공부를 시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던 기억이 난다. 인생은 이모작이 아니고 무덤으로 갈 때까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한다. 이모작 인생들이 아무쪼록 구직 준비를 잘하여 좋은 전문직을 구해 성공적인 미국 정착하기를 기원한다. 요즘도 갑자기 일자리를 잃고 고민하는 가장들을 보면 그 가족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나의 글이 그들에게 격려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