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올 중간선거에서 역사적 기록을 남길 수도 있다. 두 임기를 지내는 대통령 중 50년래 최대 의석수를 상실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는 것이다.” 정치평론가 스튜어트 로덴버그의 말이다.
1945년 이후 이 부문에서 최고 기록보유자는 트루먼 대통령이다. 46년 중간선거에서 트루먼의 민주당은 55석, 50년에는 28석 등 모두 83석의 하원 의석을 잃었다. 오바마의 민주당은 2010년 중간선거에서 63석의 하원의석을 잃었다. 올 중간선거에서도 최소 5석에서 12석의 하원의석을 잃을 것으로 예상돼 트루먼 이후의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2기 연임 중 최대 상원의석을 빼앗긴 대통령은 아이젠하워다. 54년과 58년 두 차례 중간선거에서 아이젠하워의 공화당은 모두 13석의 상원의석을 잃었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이미 6석을 상실했다. 올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최소 5석에서 10석 이상 상원의석을 빼앗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 부문에서도 오바마는 대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평소 신중한 논평을 하는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런 로덴버그가 무엇을 근거로 이 같이 과격하고 ‘끔찍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일까.
낙태 권리, 동성결혼. 그동안 중간선거의 단골 메뉴였다. 이 사회적 이슈들은 민주당의 전문 어젠다로, 올 중간선거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생각됐었다. 예상은 그러나 빗나갔다.
헬스케어(health care). 이슬람 국가(IS). 에볼라. 거기에 하나 더. 여전히 허약한 경제. 이런 것들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중간선거의 단골 메뉴인 사회적 이슈는 부차적 관심사로 가라앉은 것이다.
이런 돌발변수에다가 불신감이 더해져 하나의 상수(常數)로 자리 잡았다. 깊은 좌절감이 그 상수다. 이코노미스트지의 분석이다. 2014년 중간 선거를 가늠할 정치적 상수는 다름 아닌 대통령에 대한 좌절감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우선 경제문제를 보자.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과반수이상의 미국인은 오바마노믹스에 극히 부정적 시각이다. 왜. 대다수 미극 국민의 생활의 질은 여전히 형편없기 때문이다.
2009년 14.3%를 마크했던 빈곤 율은 더 높아져 15%선에 이르렀다. 반면 ‘가진 자’- 그러니까 상위 10%에 드는 부유층의 소득은 오히려 증가했다. 미국 전체의 부(富)가운데 상위 3%가 차지하는 비율은 1989년 44.8%에서 2013년에는 54.4%로 늘었다. 하부 90%의 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33.2%에서 24.7%로 줄었다.
실업률 하락도 그렇다. 그 내용을 뒤집어 보면 아예 직업 찾기를 포기한 사람 수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니 중산층은 오바마 경제정책에 분노감을 표출 할 수밖에.
헬스케어. 이슬람 국가(IS). 에볼라. 미국인들의 일상용어가 된 단어들이다. 이 말들은 그 의미가 변해 무능, 우유부단의 대명사가 됐다.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어젠다는 ‘오바마케어’다. 그런데 시행착오를 거듭,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인의 목을 베는 이슬람 국가 테러리스트들. 거기서 미국인들이 보는 것은 단지 이슬람이스트들의 야만성뿐이 아니다. 갈팡질팡하는 오바마 해외정책, 또 무기력한 미국의 모습이다. 거기다가 오바마의 ‘에볼라 차르’ 지명 발언은 소극(笑劇)으로 끝났다.
경제에 대핸 불안감에 무기력한 오바마 행정부를 바라보면서 60%가 넘는 절대 다수의 미국인들은 미국이 잘 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올 중간 선거는 특히 대통령의 능력에 대한 국민투표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투표결과는 그러면. 중산층이 분노했다 .젊은 세대도 돌아섰다. ‘밀레니엄 세대’로 불리는 ‘베이비부머 2세’세대도 ‘오바마 연합’에서 탈퇴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이야기는 단순한 패배 정도가 아니다. ‘오바마 시대의 종언’이다.
2008년 겨울 ‘Yes, We can do’의 합창과 함께 열린 게 오바마 시대다.
’담대한 희망‘이란 표어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동시에 형성된 게 오바마 연합이다. 진보세력, 젊은 세대, 여성, 소수계 유권자 등이 하나가 돼 오바마 신화를 만들어나간 것이다.
그 오바마가 레임덕 중에서도 레임덕, 다시 말해 자칫 식물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14년 11월4일 투표 날 이후 워싱턴 기상도는 일변한다. 2016년 대권향방에만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이다. 그 가운데 오바마는 아무리 사방을 둘러보아야 원군이 없다. 특히 오바마 연합이 무너진 마당에.
무엇을 말하나. 정치무상이다. 또 다른 하나는 미국의 정치에서 영원한 다수(majority)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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