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임(논설위원)
이민자들은 누구나 한번쯤 금의환향을 꿈꾼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밤잠 못 이루며 고민하고 궁리하며 노력한다. 그러나 대다수는 실패를 하거나 다시 일어나기를 여러 번, 마침내 목표를 이루기도 한다.나름 성공한 자들은 평범한 이들과 뭔가 다르다. 그것이 무엇일까,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살펴본다.
가장 먼저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주 빌 게이츠, 그는 2007년 하버드대학교 연설에서 “많은 걸 누린 사람은 더 많은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암 투병 중이던 그의 어머니 편지가 전한 메시지다.
빌 게이츠는 부인 멜린다 게이츠와 함께 2010년 재산의 95%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를 설립했다.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하면 누구나 ‘더 기빙 플레지’의 회원이 될 수 있다.
페이스북 창업주 마크 저커버그는 2011년 벨 헤이븐 커뮤니티 스쿨에서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좀 더 쉬워진다”고 연설했다. 사랑하는 일을 하면 일이 보다 쉬워지고 더 확고한 목적의식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젊은 청년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 주식 1800만주(약 5억 달러)를 실리콘 밸리 재단에 내놨고, 1억 달러를 뉴왁(Newark) 지역 학교 개선을 위해 기부했다.
그리고 블룸버그 통신 창업주 마이클 블룸버그는 2007년 터프츠 대학교 연설에서 “힘들어도 움츠려 있지 말라”고 격려했다. 그는 월스트릿에서의 15년간은 박수갈채와 동료들의 사랑, 그가 해고되기 전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한다. 그는 낙관적인 마음으로 해고 다음날 새 회사를 차렸다.
마이클 블룸버그는 뉴욕시장으로 있으면서 1년에 1달러 받고 일했고 교육 부문과 비영리단체에 수백억 달러를 기부했다. 자녀에게 부모의 사랑을 확인시켜 줄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단체를 후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 그는 한 대학의 강연에서 “당신이 가장 투자하고 싶은 사람, 가장 투자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골라보라. 가장 인격이 뛰어난 사람에게 투자하고 싶고 거짓말하고 이기적인 자에게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인격은 습관이다. 그러므로 닮고 싶은 인격을 조금만 신경 써 연습하면 머잖아 당신을 좋은 인격으로 만들 수 있다”며 격려했다.
그는 1958년에 3만1,500달러를 주고 산 오마하 집에서 아직도 살고 있다. 그의 검소한 삶과 달리 그의 기부는 통이 크다. 버핏은 재산의 99%를 기부하기로 서약했다.
그렇다면 이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사회 고위층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한 한국인도 한번 찾아보자.조선 최고의 명문가인 이회영의 여섯 형제와 40여명의 가족들은 1910년 만주로 망명하여 신흥무관학교를 설립, 3,500여명의 생도를 자비로 양성했다. 막대한 자산을 정리한 약 40만원의 거금(현재 600억 원 이상)이 모두 교육사업과 항일무장투쟁에 바쳐졌다. 나중에는 독립군의 거처 마련과 독립자금 지원에 돈이 바닥나고 강냉이로 연명할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이회영의 6형제가 목숨과 재산을 모두 국가에 바친 것과 대한민국 국회 청문회의 고위층 인사들이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병역비리 등 온갖 비리에 발목 잡힌 것을 비교해본다. 진정한 의미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자들은 참으로 고귀해 보이지만 자신의 행위를 극구 변명하는 이들은 초라하여 비참해 보이기까지 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인사회에는 각 단체의 기금모금 행사와 추수감사절 터키 보내기 운동, 불우이웃 돕기 모금 행사들이 줄 잇고 있다. 자기 앞가림도 잘 하고 남들도 도와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한인들 중에는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바쁜 이들이 많다.
그래도, 부자 소리 듣지만 주머니 꼭 움켜쥐고 있는 이들보다는 “내일 또 벌면 되지 뭐” 하고 주머닛돈 톡톡 털어 내는 이의 표정이 한결 평화롭고 넉넉해 보인다. “나도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했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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