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긴급 시리즈/자바시장 현주소
▶ 1970년 초 가내 수공업으로 시작, 최근‘돈세탁’여파 속 재도약 전기
한인경제의 젖줄인 다운타운 자바업계가 오랜 불경기와 돈세탁 단속의 여파 속에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한인은행 다운타운 지점 예금고 10억3,947만달러, 의류관련 한인 비즈니스 수 3,000여개, 한인업체 근무 종업원 수 5만여명, 한인업체 연간 매출규모(추정) 200억달러… 자바를 중심으로 한 다운타운 의류·봉제업계의 현주소다.
일자리를 찾기 위한 유학생들의 ‘밟아라 3천리’ 신화에서부터 오늘날 LA 최대의 기업으로 우뚝 선 포에버21에 이르기까지 자바를 중심으로 한 다운타운의 어제와 오늘은 곧 LA 한인사회의 역사이며 오늘이고 미래다.
그런 다운타운이 지난 수년 동안 이어진 극심한 불경기와 최근 실시된 관계 당국의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한 마약자금 돈세탁 단속(Operation Fashion Police)으로 그 길을 잃고 있다.
특히 이번 단속기간에 일부 한인 업소에서 수백만달러의 현금이 발견됐고 일부 현금이 마약자금과 직접적으로 연결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인 업소들의 이미지마저 실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이번에 단속을 받은 업소는 10여개 업체로 전체 한인업소의 0.1%에 해당하는 숫자이고 특히 당국의 성급한 단속으로 희생양이 된 업체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어려움 속에 피땀으로 이룩한 다운타운의 기적이 결코 타격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본보는 40년 역사의 다운타운 자바시장을 중심으로 한인 의류·봉제·원단업계의 어제와 오늘을 시리즈로 긴급 진단해 본다.
■다운타운 의류업계 40년
한인들이 봉제업을 중심으로 다운타운에 둥지를 틀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초. 유대인들이 독점하고 있던 봉제업계에서 유대인 가게를 하나씩 찾아다니며 일감을 따와 가내수공업 형식으로 납품을 해온 것이 오늘날 한인 봉제업계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당시 호경기를 타고 의류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높은 수익이 들어왔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1980년대 들어 한인들이 이곳으로 대거 진출해 서서히 유대인을 밀어내고 봉제업계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80년대 초에 봉제에 이어 남미시장과 미국시장을 겨냥한 의류업계가 형성됐다.
특히 1980년대 후반, 브라질 등 남미 지역에 거대 의류상권을 형성한 한인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LA로 오면서 다운타운 의류상권은 한인상권을 중심축으로 정착되기 시작했다. 의류업계 올드타이머들은 “당시 미국의 호경기를 타고 장사가 잘되면서 밤을 새며 돈을 세기도 했고 나중에는 돈을 세기도 귀찮을 정도로 수입이 좋았다”고 회고했다.
■다운타운 자바시장 현황
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LA 다운타운 의류관련 상권은 의류업계 2,000여업소, 봉제 800여업소, 원단업계 200여업소에 달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규모는 무려 2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연 매출이 1억달러를 초과하는 업체만도 최소 10여곳에 달하고 있으며 1,000만달러가 넘는 업소들은 수백여개 업체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창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연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 측에 따르면 입주 308여개 업체에서 발생하는 연 매출이 7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일자리 고용효과는 한인업체 종업원 수만 5만여명에 달해 LA뿐만 아니라 가주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이같은 경제규모로 다운타운이야 말로 ‘한인경제의 젖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을 만큼 타운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당에서부터 병원, 백화점, 마켓, 변호사, CPA 등 다운타운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비즈니스가 없으며 다운타운의 흥망에 따라 한인타운의 경제가 출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캘리포니아 패션협회(CFA)와 금융기관이자 시장전문 분석업체인 CIT가 최근 공동으로 발표한 ‘2014년도 LA 지역 패션산업 현황’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LA카운티 내에서 패션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전체 근로자 수는 10만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 중 절대다수가 LA 다운타운 의류상권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바 한인 상권의 성장은 한인 은행권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했다. 예금은 물론 사업확장, 공장과 창고 매입 등 대형 신규대출 수요 등 예금과 대출이 가장 활발한 곳이 다운타운 자바상권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매년 발표하는 은행 지점별 예금고에 따르면 예금고가 1억달러가 넘는 곳 11개 지점 중 5곳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BBCN 은행의 4개 다운타운 지점의 예금고는 모두 3억8,168만달러에 달해 전체 예금고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윌셔은행은 2억112만달러로 전체 예금고의 9.1%에 달했으며 한미은행은 2억8,209만달러로 전체 예금고의 11.9%에 달하고 있다. 이밖에 태평양은행은 6,896만달러로 전체 예금고의 11.4%, CBB 은행은 1억1,562만달러로 전체 예금고의 무려 25.7%에 달하고 있다.
한인의류협회 이윤세 회장은 “한인 비즈니스의 부침이 가장 심한 곳도 바로 다운타운 의류업계”라며 “수십년동안 착실히 비즈니스를 일군 많은 한인 의류업계 종사자들이 이번 사태로 타격을 입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환동·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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