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집 마련 힘든 요인들
▶ 젊은층 소득 제자리·학자금 빚 허덕이는데 은행 요구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2배 늘어, 저가 매물 놓고 현금 쥔 외국인들과 경쟁도
첫 주택 구입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첫 주택 구입자 지원책이 종료되면서 첫 주택구입 흐름이 끊겼고 최근에는 까다로운 모기지 대출이 첫 주택 구입자들의 발목을잡고 있다. 이자율도 낮고 주택 매물도 증가했지만 모기지 대출 장벽에 막혀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출 은행들은 첫 주택 구입자들의 구입대상인 저가대 주택 구입 때 높은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요구하는 반면 부유층의 고가 주택 구입 때에는 대출 조건을 완화해주는 이중 잣대를 적용 중이다. 첫 주택 구입이 막히면 주택시장의 건전한 회복이 불가능하고 경제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첫 주택 구입자들의 내 집 마련을 힘들게 하는 요인들이 무엇인지 심층 분석한다.
◇첫 주택 구입 산 넘어 산
생애 첫 주택 구입의 꿈은 과연 언제 이룰수 있는 것일까? 최근 주택시장에서 첫 주택구입 비율이 급감하면서 주택시장은 물론 경제 회복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첫 주택 구입층은 정체된 소득 수준, 학자금 융자 부담, 현금을 앞세운 투자자와의 구입 경쟁 등 3중고로 인해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최근에는 대출 은행들마저 높은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요구하면서 첫 주택구입의 꿈을 좌절시키고 있다.
높은 다운페이먼트 비율 추세는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요 구입 가격대인 저가대 주택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25대 도시에서 매매된 하위 25% 가격대의 주택의 중간 다운페이먼트 금액은 약 9,480달러로 2007년 약 6,037달러보다 무려 약 57%나치솟았다.
전문가들은 풀린 줄 알았던 신용경색이 모기지 대출시장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높은 다운페이먼트 조건이 첫 주택 구입자들을 주택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첫 주택 구입자들의 저가대 주택시장으로의 진입이 막히면 가격대별 거래 순환이 원활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으로 결국 경제회복도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다.
◇다운페이먼트 2배 급증
와튼스쿨의 수잔 와처 부동산 금융학과 교수는 “첫 주택 구입난으로 수백만명의 젊은층이 주택 임대를 이어 가거나 부모에게 얹혀사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의 주택 구입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을 2배 이상 치솟은 다운페이먼트 금액”이라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분석했다.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해 팔린 하위 25% 가격대 주택의 중간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7.5%로 2006년의 약 3.1%보다 2배 이상이나 증가했다. 2001년부터 2007년 사이 평균 비율인 약 4.2%보다도 높아 첫 주택 구입을 힘들게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반면 다운페이먼트 비율 증가폭은 주택 가격대가 높아질수록 낮아진다. 지난해 매매된 주택 중 가격대가 하위 25~75%대 사이의 주택에 적용된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 8.8%로 2001~2007년 평균 비율(약 8.2%)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가격대 상위 25%의 주택 역시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2001~2007년 평균 약 19%에서 지난해 약 20.9%로 오르는데 그쳐 은행들이 하위 가격대 주택 대출 때 유독 높은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HA 융자 신청 감소
효과지난해 첫 주택 구입자와 서민들의 주택 구입 때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급증한 이유는 FHA 융자 신청에 대한 인기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FHA 융자의 가장 큰 장점은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주택 구입 금액의 약 3.5%로 매우 낮아 첫 주택 구입자와 서민들의 주요 주택 구입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올해부터 FHA 융자와 관련, 각종 수수료가 일제히 인상되면서 FHA 융자 신청이 급감했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FHA는 올해 손실을 메우기 위해 수수료 인상을 실시했는데 대출액의 약 1.75%를 수수료로 납부해야 하고 모기지 보험료 역시최대 약 1.35%까지 인상됐다.
수수료가 올라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낮아도 큰 혜택이 없다고 판단한 대출자들이 FHA 융자보다는 일반 융자 신청에 더욱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 (NAR)에 따르면 지난해 첫 주택 구입자의 FHA 융자발급 비율은 약 39%로 2010년 당시 약 56%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일반 융자시장도 첫 주택 구입자들을 대상으로 융자 발급을 꺼리는 현상 많아 첫 주택 구입 비율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첫 주택 구입 대출 몸 사리는 은행권
모기지 대출 신청이 급감하면서 최근 모기지 발급 건수는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기록했다. ‘연방준비은행’ (FRB)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모기지 발급액은 약 2,860억달러로 전분기보다 약 460억달러나 감소,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기지 신청 감소로 수익이 급감한 은행들이 대출 조건을 낮춰 수익을 확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여전히 첫 주택 구입자와 서민들의 대출의 문을 꽁꽁 잠가 두고 있다.
올해 초 시행된 ‘적격 모기지 대출규정’(QMR)에 따라 은행 측이 연체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대출자들에게는 까다로운 모기지 대출조건을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새 규정 맞지 않는 모기지 대출이 발급될 경우 정부의 보증을 받지 못하는 대신 은행 측이 위험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따라서 현재 은행들은 크레딧 점수가 낮은 대출자에게 높은 다운페이먼트 기준을 적용중인데 적용대상은 첫 주택 구입자 또는 저가 주택 구입자들이 대부분이다.
◇저가대 매물 부족, 외국인 구매자와 경쟁
이런 저런 이유로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구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6월 첫 주택구입자 비율은 약 28%로 과거 평균인 약 40%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첫 주택 구입자 비율이 감소하면서 주택 소유율 역시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까다로운 모기지 대출 조건 외에 최근 첫 주택 구입이 힘든 이유는 저가대 매물 부족과 현금 구입자 등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주택 매물이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늘었음에도 유독 저가대 매물은 큰 폭으로 감소해 첫 주택 구입 시장에서는 여전히 매물난으로 아우성이다.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6월 19만8,000달러 미만의 주택 매물은 전년 대비 약 17% 급감해 저가대 매물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중간 가격대 매물은 약 3%증가, 고가대 매물은 약 15% 급증, 활발한 주택거래가 예상된다.
현금 바이어도 첫 주택 구입자들이 넘어야 할 큰 장벽이다. 현금 바이어 비율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첫 주택 구입자들의 구입 가격대인 저가대 주택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저가대 주택시장에서는 약 52%의 주택 거래가 현금 거래였던 반면중간, 고가대에서는 현금 거래 비율이 각각 약23%, 약 21%로 낮아진다.
차압 매물 등을 대거 구입했던 기관 투자자들이 주택시장을 떠난 반면 최근에는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구입자들이 현금을 앞세워 주택 구입에 대거 나서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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